글로벌 경제가 앞이 매우 어두운 상황에서 한국기업들의 체감 경기도 어두운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특히 내수가 예상외로 부진한 상황에다 주택 경기 역시 둔화 상태로 기업들이 느끼는 경기는 지난 2년 만에 최악 수준에 빠져들고 있다.

내수부진에 따른 소비심리의 위축은 물론 주택 경기의 둔화 등으로 비(非)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체감 경기는 1년 11개월 만에 최악이라는 진단이 한국은행이 발표한 BSI조사결과 나타났다.

BSI (business survey index)는 기업 활동의 실적과 계획, 경기 동향 등에 대한 기업가 자신들의 판단과 전망을 기초로 산출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BSI가 100을 밑돈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결과에 따르면, 11월의 모든 산업의 업황인 BSI실적이 75로, 10월의 76보다 1p(포인트)낮아졌다. 이는 2ㅣ난 2020년 12월의 BSI 775 이후 1년 11개월 만에 최악 수준이다.

또 전(全)산업의 BSI는 지난 7월 80, 8월에는 81로 1p 올랐으나, 9월에는 78, 10월 76, 11월 75까지 3개월 연속으로 내려앉았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 체감 경기는 조금 나아진 편이지만, 비(非)제조업이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전체 BSI를 주저앉게 했다. 11월의 제조업의 업황 BSI는 74로 10월의 72보다는 2p상승세를 보였다.

세부 업종별을 살펴보면, 글로벌 여행 수요의 회복에 따른 항공유 수요 증가로 석유 정제 및 코크스가 12p 급등한 85롤 보였고, 화학물질, 그 제품과 전기장비는 각각 업황 개선과 계절적 수요 등으로 11p씩 상승한 65와 90을 기록했다.

또 기업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이 79로 4p, 중소기업은 69로 1p 상승했으며, 수출기업은 75로 4p, 내수기업은 74로 2p 올라섰다. 11월의 비(非)제조업의 업황 BSI는 10월에 비해 3p하락한 76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2021년 2월 72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비제조업 세부 업종별로 보면, 도소매업은 75로 내수부진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영향으로 10월 대비 5p나 하락했다. 또 건설경기 부진에 따른 장비임대 수요 감소로 사업지원과 임대서비스는 77로 7p나 급락했고, 주택경기 둔화와 유동성 악화에 따른 사업성 감소로 건설업은 4p 내린 64를 기록했다.

건설업 업황 BSI를 보면, 2020년 9월의 60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12월 전(全)산업 업황에 대한 전망 BSI는 11월의 76보다 2p 내린 74로 집계돼, 2021년 1월의 70 이후 가장 낮았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전망치도 각각 4p와 1p 내린 69와 77을 기록했다.

나아가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Consumer Survey Index)를 반영한 11월 경제심리지수(ESI=Economic Sentiment Index)는 전월보다 4.1p 내린 91.4를 기록했다.

경제심리지수(ESI)는 100을 기준으로 하는 "상대 지수"로, 100보다 높으면 소비자와 기업이 경제 상황을 이전보다 나아졌다고, 100보다 낮으면 나빠졌다고 여긴다는 뜻이다.

계절적 요인 등을 제외한 ESI 순환 변동치는 94.1로, 1달 전보다 1.6p 하락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11월 조사는 지난 8∼15일 3천 255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2천782개 기업(제조업 1천628개·비제조업 1천154개)이 설문에 답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