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 ESG, ‘비즈니스’인가 ‘환경’ 영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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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 ESG, ‘비즈니스’인가 ‘환경’ 영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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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지구) 구제위원회라 불리는 유명 인사는 존재하는가?
존재한다면, 영구적으로 지속가능한 ESG경영이 이뤄질 것인가?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이후, ESG경영 인식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는 어떤 작동을 하나 ?
그린워싱(Green Washing) 기업과 ESG경영, 그리고 미래는 ?
ESG와 기업 경영의 선긋기 관점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민간 부문은 최근까지 정당의 이해나 도덕 논쟁의 영향을 받지 않는 이른바 성역이었다. 기업 총수는 본업에 관계없는 이야기로 쓴소리를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경영에 영향을 받는 일이 생겼을 때 발언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있다.
ESG와 기업 경영의 선긋기 관점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민간 부문은 최근까지 정당의 이해나 도덕 논쟁의 영향을 받지 않는 이른바 성역이었다. 기업 총수는 본업에 관계없는 이야기로 쓴소리를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경영에 영향을 받는 일이 생겼을 때 발언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있다.

1999년 미국의 시사 잡지 타임(TIME)은 미국 금융기관 중진 3명을 특집으로 구성 세계구제위원회라 불렀다.

당시 앨런 그린스펀(Alan Greenspan)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 1995년부터 19995월까지 재무장관을 지냈던 로버트 루빈(Robert Rubin), 1999년 재무장관에 취임한 로렌스 서머스(Lawrence Summers) 3명이 그들이다.

타임지는 당시 러시아 위기와 브라질 외환위기 등 혼란이 세계 금융시스템에 파급되는 것은 차단한 일등공신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영국의 경제전문지인 더 이코노미스트11일자 기사에서 이들 3인은 분명 위업을 달성했다면서도, 그러나 현대의 지구구제위원회라고도 불러야 할 세 사람이 직면하고 있는 일의 크기와는 비교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현대의 3인은 마크 카니(Mark Carney) 영국 잉글랜드은행(중앙은행) 전 총재(20137~202003), 세계 최대 자산운용회사인 미국의 블랙록(Black Rock)의 래리 핑크(Lawrence Douglas Fink) 최고경영자(CEO), 미국 대형은행 JP모건체이스(J.P. Morgan Chase & Co.)의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최고경영자(CEO)라고 이코노미스트는 꼽고 있다.

이들 3인의 목표는 지구온난화를 차단하고, 보다 공정하고, 보다 투명한 자본주의를 확립하겠다는 것이다. 불과 몇 년 만에 이 같은 신조에 100개가 넘는 중앙은행들로부터 찬동을 받아, 수 십 조 달러 규모의 투자기금과 은행대출을 끌어들여 미국 대기업 총수의 의식을 바꾸게 했다. 그 야심에 찬 대처는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여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비즈니스(Business)'에 정의를 들여오는 활동을 사회 정의(social justice)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WOKE). WOKE는 미국 트위터를 통해 널리 퍼진 용어로 깨었다라는 뜻이며, 이 용어는 2010 년대 후반까지 좌파정치사회적 자유주의 원인페미니즘, LGBT(성적소수자들행동주의와 문화적 문제와 광범위하게 관련된  일반적인 속어였으나 최근에는 엉뚱한 뜻으로 쓰이고 있다. SNS를 통해 유명해진 사람들의 실수나 허점을 잡으면 물고 늘어져서 그 사람의 커리어(경력/이력)를 끝장내버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의미한다. 이 글에서 사용하고자하는 깨었다는 뜻과는 동떨어져 있다. 변질된 의미의 WOKE가 현대의 3인들에게 쏟아지면서 조소의 대상이 돼버렸다.

마크 카니는 세계 금융정책을 좌지우지하는 지배층(Establishment : 기득권층)가운데 가장 먼저 주먹을 치켜든 인물이다. 그는 2015년 기후변화가 은행이나 보험회사에 시스템리스크(Systemic Risk)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종을 울렸다. 기업과 이들에 대출을 해주는 금융기관에 대해 지구온난화 경영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위험도를 공개하도록 다양한 규제라는 수단을 통해 요구했으나, 그 대처는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영국 HSBC에셋매니지먼트에서 책임 있는 투자를 이끌고 있는 스튜어트 커크(Stuart Kirk)는 지난 5월 강연에서 기후변화가 금융시장에 리스크가 될 것이라는 경고에 대해 종말론적이고 요란하다. 근거가 없고, 당파적이며, 아전인수 격인 논의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의 창 끝은 분명 마크 카니를 향하고 있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여기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포함한 보수 진영이 달려들었다. 각국 중앙은행은 장기적인 기후변화 문제에 집착해 인플레이션 등 시급성이 높은 리스크를 간과했다고 꼬집는 논조가 잇따랐다.

래리 핑크는 마크 카니가 추진한 온난화 대응의 대처에 거액의 자금을 가져왔고, 자신도 이익을 냈다. 9조 달러(11,6208,000억 원))나 되는 고객의 자산을 운용하는 블랙록은 최근의 ESG(환경·사회·기업 통치) 투자의 약진을 지탱, 이 테마로 많은 투자자를 끌어들여 왔다. 자산운용사에게 ESG는 높은 수수료를 쉽게 벌 수 있는 장사였다.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전환의 계기

그러나 이제 투자가는 대혼란에 빠져 있다. ESG펀드에 떠받들던 미국 테크(Tsch : 기술) 주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반면 석유 관련주가 급등, 펀드 수익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기존에는 지속가능성 차원에서 기피됐던 석유방위 관련주가 거꾸로 인기 종목이 됐다.

불상사도 보인다. 도이체방크 산하의 운용 부문 DWS5월말, 환경 대응을 과대 보고하는 그린워싱(Green Washing : 위장환경주의)”에 관여한 혐의로 가택 수색을 받았다. 동사는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제 ESG가 보수와 진보 사이의 문화전쟁 쟁점 중 하나가 되고 있다.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Ted Cruz) 상원의원은 휘발유 가격 급등을 래리 핑크가 가져온 추가 요금이라고 지탄했다. 크루즈 의원의 현지 텍사스 주는 석유나 가스 관련 종목을 보이콧하는 펀드에는 주 공금을 투자하지 않는다는 주법을 통과시켰다. 래리 핑크가 최근 인터뷰에서 나는 환경경찰이 되고 싶은 게 아니다고 발언한 데에는 이런 배경이 있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제이미 다이먼은 금융권이 ESG를 추구하는 흐름 속에서 기업의 바람직한 모습을 제시했다. 그가 의장을 맡은 미국 주요 기업의 경영자단체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은 2019주주지상주의를 벗어나 주주를 고객, 직원 등과 동등하게 취급하는 운동을 선도했다.

*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에도 의심

이해관계자 자본주의(Stakeholder Capitalism)”라고 불리는 새로운 비즈니스의 본연의 자세는 투표에 관한 법률부터 성적 지향에 대한 교육까지 다양한 사회문제에까지 의견을 제시하는 말하는 CEO(outspoken CEO)”를 낳았다. 대개의 경우, 이러한 문제가 기업의 최종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지, 혹은 모든 이해관계자가 그것에 동의하는지와 같은 문제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앞으로 금리 인상으로 경기회복이 좌절되는 사태가 벌어지면, 이런 기업들이 이제는 자사 이해관계자로 존중하겠다는 근로자들의 해고 여부가 시험대에 오를지도 모른다.

그 대가는 이미 커졌다. 텍사스 주에서는 20219월에 주()가 총기 규제에 찬동하는 기업과 거래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률이 성립했다. 이에 따라 JP모건은 이 주의 지방채시장에서 거의 퇴출됐다. 또 이해관계자주의가 곡해되는 일도 적지 않다. 다이먼은 나는 토종 자유시장 자본주의자다. 워크(WOKE)가 아니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각종 반발을 받으면서도 지구를 지키는 세 사람이 계몽적인 활동을 계속하는 데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우선 각국 정부는 협조해 효과적인 탄소세(炭素稅)를 도입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은 부의 외부성, 특히 자연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거나 대가를 치르도록 강요받지 못하는 시대가 너무 길었다. 많은 소비자, 종업원, 투자자가 자연환경이나 사회복지가 위협받고 있다고 느끼며,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려는 기업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비판하는 쪽에도 설득력은 있다. 우선 온난화 대책은 목표 설정이 모호해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마크 카니는 중앙은행에 익숙한 영역(comfort zone, 컴포트존)’을 벗어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에너지 전환 비용이 금융 시스템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는 증거는 부족하다.

래리 핑크와 제이미 다이먼은 자산 보유자나 주주의 이익에 이바지하는 수탁자를 책임지고 있지만 ESG나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들고 나오면 그 책임 범위를 명확히 정의하기가 어려워진다.

ESG와 기업 경영의 선긋기 관점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민간 부문은 최근까지 정당의 이해나 도덕 논쟁의 영향을 받지 않는 이른바 성역이었다. 기업 총수는 본업에 관계없는 이야기로 쓴소리를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경영에 영향을 받는 일이 생겼을 때 발언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있다.

더구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라는 비판도 당연하다. 지금 세계에는 사람들을 고무시킬 정치지도자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유권자들이 투표를 통해 개선해 나가야 할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억만장자가 기업의 주주총회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자신의 정치적 주장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물론 지구를 구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소수의 '위원회'로 구하자 엘리트의 '월권행위' 냄새가 감돈다. 아쉽게도 카니, 핑크, 다이먼 세 사람이 생각하는 미래는 그에 통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주장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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