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국가들과의 우호와 동포애의 손길을 뻗겠다”
강경파이면서도 비교적 온건하게 내놓은 대외 메시지이다.
대통령 공식 취임 선서식을 마친 후 에브라힘 라이시 (Ebrahim Raisi) 신임 대통령이 내 놓은 이 같은 메시지를 통해 지역의 긴장을 누그러뜨리려는 외교적 제스처로 보인다.
중동의 대국으로 불리는 이란(Iran : 이슬람 시아파 정권)의 신임 대통령 라이시는 “우리의 강점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이바지하는 것”이라면서, 미국 등과의 강경한 태도로 서로 논쟁하겠다는 결의를 다지기는 했다.
온건파롤 불린 전임자 ‘하산 로하니’ 대통령에 대해 라이시 새 대통령은 과거 정치범 탄압에도 가담을 했던 보수 강경파로 알려져 있다. 일부에서는 과거 아마디네자드 정권처럼 국제사회를 향한 도발적인 행동도 우려는 되지만, 이날 연설에서는 일단 외교에 의한 타결을 주력하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라이시 신임 대통령은 “이란을 가장 괴롭히고 있는 미국의 경제 제재에 대해서는 해제를 실현하기 위한 모든 외교적인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란의 핵 개발을 둘러싼 국제 사회의 합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의 일방적인 이탈로 기능부전에 짜져들었다. 이후 이란 핵 합의를 이탈한 미국을 다시 합의로 복귀시키기 위해, 유럽의 중개로 시작한 조 바이든 행정부와의 간접적인 협의도 현재는 중단되어 있다.
이러한 교착상태 속에서 라이시 신 정권이 교섭을 계승할 의향을 확인된 것은 일단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이 핵 합의에 무조건 복귀할 공산이 크지 않고, 미국-이란 양측의 골은 깊을 대로 깊지만 중동의 안정을 위해서는 핵 합의는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유럽의 중개든 미국과 이란의 물팀 협상이든 양측의 합의점 도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이란 경제는 국제사회의 제재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세계적 대유행(Pandemic)으로 피폐해지고 있다.
이란의 국내총생산(GDP)은 마이너스 성장이 계속 됐다. 통화 리알(Rial)은 폭락, 인플레이션율은 약 40%나 된다. 5년 동안에 국민의 생활비는 3배로 뛰어올랐으며, 10% 가까운 실업률 등 이란 경제 실태는 추정치 이상으로 피폐해 보인다. .
라이시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민생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주요 세입원인 원유 수출을 회복하려면, 제재 해제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이란 핵 합의 협상을 마무리해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날 필요가 절실하다.
중동 외교에서는 단교 중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화해를 추진해야 한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랍권 패권 다툼이 진정되면, 시리아와 예멘 등의 분쟁 해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이다.
지난 6월의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라이시는 약 60%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투표율은 과거 최저이다. 개혁파 온건파 후보들이 배제됐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라이시는 30%의 지지 밖에 얻지 못한 셈이다.
이란 국민들의 불만은 깊다. 물 부족에 대한 시위가 2주 전부터 이란 각지로 번지면서 체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제 인권 단체에 따르면, 치안 부대의 발포 등으로 8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과거 강경파 정권처럼 폭력을 통한 정권 안정을 도모하는 일은 또 다른 불안을 불러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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