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멸적 ‘자력갱생’ 3중주
파멸적 ‘자력갱생’ 3중주
  • 백승목 대기자
  • 승인 2019.07.1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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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등장 11년차 자력갱생, 김정은 등장 8년차 자력갱생

한반도에 때 아닌 ‘자력갱생’ 돌풍이 몰아치고 있다. 명색이 G2라는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이 2019년 신년사에 “중국인들은 자력갱생과 고군분투로 세계가 주목하는 중국의 기적을 만들었다”며 자력갱생과 고군분투를 강조하고 나서자 북한 김정은도 신년사에서 “자력갱생의 기치높이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진격로를 열어나가자!”고 흉내를 냈다.

중국 시진핑의 ‘자력갱생’ 타령은 야심차게 추진해 온 ‘일대일로’가 곳곳에서 복병을 만나 차질을 빚고 동남아 해상수송로를 손아귀에 쥐려는 ‘중국해’ 군사기지건설과 내해(內海) 편입시도가 역내 관련국가의 반발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좌절위기 몰리자 중국 자신의 힘으로 극복 개척해 나가자는 대 인민호소라는 의미로 해석 할 수 있다.

한편 북한은 6차 핵실험(2017.9.3)과 화성15호 장거리로켓발사(2017.11.27)로 인해 가일층 강화된 국제제제가 김정은의 숨통을 조여오자 견디다 못한 김정은이 2019년 신년사에서 “자력갱생의 기치높이” 란 넋두리에 이어서 지난 13일자 노동신문과 월간 정치잡지 근로자 공동논설을 통해서 “자력갱생은 조선혁명의 영원한 생명선”이라고 숨넘어가는 소리를 했다.

중국 시진핑이나 북한 김정은의 경우는 그런대로 이해가 간다 할 것이지만 아베가 국가 간 약속도 안 지키는 문재인 정부를 믿을 수 없다며 전략물자 금수조치와 동시에 화이트국가 명단 제외방침을 발표하자 이에 놀란 문재인이 13일 30대 대기업 최고경영자를 긴급소집한 자리에서 뾰족한 대책도 없이 ‘자력갱생’ 타령이나 하면서 기업에 짐을 떠넘긴 것은 이해가 안 간다.

북한에 ‘자력갱생’ 구호가 등장한 배경을 살펴보면 ▲1956.2.24~25에 개최된 제20차 소련 공산당대회에서 스탈린 격화와 평화공존노선 채택 ▲중공이 크게 반발, 중·소 이념분쟁으로 발전 ▲중·소의 북한 전후 복구지원에 결정적 차질초래 ▲중·소에 양다리를 걸친 줄타기가 불가피 한 상황에서 ▲무기생산 중공업우선정책으로 민생파탄 지경에 봉착 ▲스탈린 격하 여파로 김일성에 대한 반감이 폭발지경에 이르는 등 총체적 난관에 봉착한데서 찾을 수 있다.

그런 가운데 ▲김일성이 전후복구 자원마련을 위해 1956.6.1~7.19 소련 동구순방 중 ▲최창익과 박창옥 등 연안파와 소련파를 중심으로 한 김일성 제거 낌새를 사전에 포착 조기귀국 하여 ▲1956.8.30~31 노동당중앙위 8월 전원회의에서 8월 종파사건이 발생하자 사전에 배치했던 군을 동원 무력으로 이를 진압 후 ▲1956.12.11~13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개최 궁여지책으로 “자력갱생의 혁명정신과 혁명적 군중노선을 선포” 하기에 이른 것이다.

김정은이 김일성 무덤을 뒤져 2019년 신년사에서 그의 할아비인 김일성의 63년 전 ‘자력갱생’ 넋두리를 끄집어냈다는 것은 핵 개발 문제아 김정은이 처한 곤경이 김일성 당시보다 몇 갑절 더 심각하다는 의미이다. 김일성이 소련군 수송선편에 원산항을 통해 밀입국 지도자 행세를 한지 11년 만에 벌어진 일인데 비해 김정일 사후 전권을 물려받은 김정은 등장 11년 후인 2022년 보다 3년이나 앞당겨 나온 자력갱생 비명이 뜻하는 바는 무엇일까?

소련에서는 흐루시초프가 죽은 스탈린 격하에 성공한 것이지만 북한에서는 연안파와 소련파가 살아 있는 김일성 퇴출에 실패 한 것이 소위 8월 종파사건이다. 북한에서 제2의 종파사건이 발생한다면, 누가 주도하느냐 여부에 따라서 성공가능이 크다고 볼 수도 있다. 만약 노동당 조직지도부 실세와 군 총정치국과 정찰총국 등 군부핵심이 결탁 한다면 김정은 축출은 연산군을 몰아 낸 중종반정, 광해군을 축출한 인조반정보다 더 쉬울 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든지 시진핑의 자력갱생, 김일성 김정은의 자력갱생 타령의 배경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될 수도 있지만 느닷없이 나온 문재인의 자력갱생 타령엔 어리둥절할 뿐이다. 수출입 무역의존도가 70%에 이르는 한국경제, 식량자급도가 30%에도 못 미치고 있다는 한국이 대외역이나 외교관계를 도외시하고 자력갱생을 외친다는 것은 낯 뜨거운 책임회피, 납득이 안 되는 레토릭 이다.

문재인 정권은 집권 26개월 만에 세계 11위의 한국 경제를 러시아에 자리를 빼앗기고 17위권으로 밀려날지도 모른다는 관측과 어쩌면 20위권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없지 않은 마당에 탈원전으로 세계최고의 원전기술을 폐기하고 재벌해체 소주성이라는 해괴한 슬로건으로 민생경제를 파탄 내 놓고 ‘김정은 자력갱생’ 흉내나 내고 있는 문정권의 끝은 어딜까?

시진핑·김정은·문재인 3인의 ‘자력갱생’ 3중주로 동북아의 2019년이 암울할 예정이다. 시진핑의 자력갱생은 내부 결속용이다. 김정은의 자력갱생은 파멸에 직면한 단말마적 비명이다. 문재인의 자력갱생은 무얼 뜻하는 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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