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겨들을 만한 홍준표 지사의 발언
새겨들을 만한 홍준표 지사의 발언
  • 석우영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5.02.06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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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세는 가장 마지막에 나와야할 용어

▲ ⓒ뉴스타운
정치권에 복지논쟁이 한창이다. 언젠가는 터질 줄 알았지만 불을 먼저 지핀 쪽은 새누리당 지도부였다. 이들이 주장하는 것은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는 말로 논쟁은 시작되었다. 하지만 증세 없는 복지는 없다면서 소리만 요란하게 내고 있지 어떤 세목에서 어떻게 증세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방향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야당은 어떤가. 야당은 증세의 세목으로 법인세 인상만을 주구장창 읊고 있다. 마치 법인세 인상만이 만능해결사처럼 떠들고 있지만 만약 경기불황이 지속되고 기업이 적자로 돌아서면 아무리 법인세를 올려도 말짱 도로목이 되는 것이 법인세다. 법인세를 올렸는데도 세수확보가 기대치에 못 미치면 그 때는 또 어떻게 하겠는가.

어느 국민이라도 세금 올리겠다는데 찬성할 국민은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증세라는 용어가 주는 의미는 독배와도 같은 것이다. 증세를 논하기 전에 정부나 정치권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해보고도 방안이 없다면 또 모르겠지만 말이다. 

복지논쟁이 한창인 요즘, 어제 모 종편에 출연한 홍준표 경남지사의 발언은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홍준표 지사는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가 공약으로 들고 나온 증세 없는 복지라는 공약이 왜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그 배경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홍준표 지사의 설명에 따르면, 복지누수를 차단하고, 재정절감을 강력하게 추진하며, 공기업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예산편성을 할 때 서민예산을 증대하되 예산의 구조조정을 시도하고, 지하경제에서 세원을 발굴하고, 세출을 구조조정하면 증세를 하지 않아도 복지는 가능하다는 분석 끝에 이와 같은 공약이 나오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홍준표 지사는 증세 없는 복지가 왜 가능한지를 자신의 도정 운영경험 2년의 결과 치로 예를 들었다. 경상남도의 일 년 예산은 7조원이라고 한다. 그중에서 금년도 복지 분야가 차지하는 비율이 36.8%라고 밝혔다. 그런데도 아무런 문제없이 도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된 이유도 설명했다. 홍준표 지사는 자신이 도지사로 재임했던 지난 2년 동안 '재정점검단'을 만들어 예산 사용의 적합성과 효율성을 점검해 보았더니 불요불급 예산이 상당수 발견되어 이들 예산을 삭감시키는 조치를 단행함과 아울러 복지 분야 특별감사를 실시하여 복지관련 단체장의 편법사용, 직원의 횡령과 착복 등을 적발하여 145억 원을 환수시켰다고 밝혔다.

홍준표 지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경상남도 산하 11개 기관에 대한 구조조정을 꾸준히 실시하여 무능력자와 불용인원을 걸러내는 작업도 병행했다고 한다. 홍준표 지사가 언급한 경남발전연구원의 경우, 전체 직원의 52%를 구조 조정하는 대수술을 단행했고 이러한 일련의 조치들로 인해 지난 2년 동안 경상남도의 부채 중에서 5400억 원을 상환했다고 밝히면서 올해 갚아야 할 부채상환 목표액도 2천억 원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준표 지사가 비록 전문경영인 출신은 아니지만 지난 2년간 도정을 운영하면서 경영합리화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확신이 서 있는 것으로 보여 지기도 한다. 만약 전국의 모든 자치단체장이 국가의 예산이 자신이 힘겹게 번 돈이라고 생각하고 경영마인드를 확실하게 가져간다면 예산의 배분과 집행 면에서 상당한 경영합리화가 이루어 질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문제는 정치권이다. 정치권 중에서도 집권 여당의 새누리당 지도부가 문제다. 새누리당 지도부에 속하는 면면들도 지난 대선 때 증세 없는 복지 공약이 만들어 지는데 일조를 한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홍준표 지사의 지적처럼 공약을 만들었던 그 당시의 입지로 돌아가 복지예산 누수에 대한 철저한 점검, 과감한 공기업구조조정, 지하경제의 세원발굴, 비과세 축소, 재정절감 시도, 세출예산에 대한 구조조정 등, 이런 것을 집요하게 추진하거나 악착같이 실시해 본 후에도 방법이 없다면 그때 가서 증세를 거론함이 마땅한데도 정작 해야 할 일은 방기해 놓고 증세를 거론하는 것은 사이비 정치인들이나 하는 짓이지 책임 있는 정치인들의 자세가 아니다.

KBS가 시청료 인상을 위해 눈물겨운 홍보전을 벌이고 있지만 국민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만약 고액봉급자들이 즐비한 KBS가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불용인원을 정리하고 조직 개편을 통해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재편함과 동시에 스스로 연봉을 삭감하는 등, 강도 높은 경영합리화를 먼저 이룬 후에 그래도 경영개선이 되지 않으면 그때 가서 시청료 인상을 요구한다면 또 모를까 자신들의 희생은 털끝만치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전제하에 시청료 인상만 주장하니 국민에게 전혀 먹혀들지가 않는 것처럼 복지문제도 마찬가지로 재원확보를 위해 마른 수건까지 다 쥐어짜는 모습을 보여주고도 방법이 없다면 그때 가서야 국민에게 증세가 불가피하다고 손을 내미는 것이 정치권이 해야 할 최소한의 도의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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