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1597년) 임진왜란 6년 오랜 전쟁으로 인해 혼란이 극에 달한 조선에 무서운 속도로 한양으로 북상하는 왜군에 의해 국가존망의 위기에 처하자 누명을 쓰고 파면 당했던 이순신 장군(최민식)이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명 된다.
하지만 그에게 남은 건 전의를 상실한 병사와 두려움에 가득 찬 백성 그리고 12척의 배 뿐 마지막 희망이었던 거북선 마저 불타고 잔혹한 성격과 뛰어난 지략을 지닌 용병 구루지마(류승룡)가 왜군 수장으로 나서자 조선은 더욱 술렁인다.
330척에 달하는 왜군의 배가 속속 집결하고 압도적인 군사 수의 열세에 모두가 패배를 직감하는 순간 이순신 장군은 단 12척의 배를 이끌고 명량 바다를 향해 나서는, 12척의 조선 vs 330척의 왜군에게 역사를 바꾼 위대한 전쟁이 시작된다는 줄거리를 재구성한 영화로 개봉 12일 만인 1,000만 명을 돌파 역대 최단기간 1천만 관객 돌파다.
명량은 1천만 관객을 동원하는 과정에서 개봉일 최다 관객 기록과 사상 첫 일일 100만 관객 시대을 여는 등 '역대 최단' '역대 최다' 등의 기록을 대부분 갈아 치웠다. 그리고 아바타(1천362만 명)가 세운 역대 사상 최다 관객 기록을 갈아 치웠다.
명량 돌풍은 극장가에서만 그치지 않고 있다. 서점가에서는 성웅 이순신과 관련된 책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고, 이순신 장군의 무용담을 재현한 옥스퍼드 블록 같은 장난감은 판매가 평소보다 60% 늘었다고 한다. 인터넷에서는 '명량'에 대한 해설 강의까지 나왔으며 영화의 무대가 된 전남 해남군 울돌목에는 명량해전의 현장을 보려는 관광객들이 급증하고 있다.
역사를 통해 익히 알고 있는 이 줄거리의 영화가 이처럼 대박을 터뜨린 이유를 놓고는 여러 분석들이 나온다. 배우들의 열연, 실감나는 해상 전투장면 등 제작상의 공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일본의 역사왜곡과 군국주의화에 성난 우리의 민심을 보여준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역사속에서 오늘을 배우려는 우리 시대의 절박함이 표출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한민 감독이 "지금 시대에 우리에게 이순신 장군의 정신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많은 분들이 몸소 찾아주시는 걸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감독으로서 큰 떨림과 큰 감사함이 앞선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전혀 불가능해 보이는 전쟁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백성과 나라를 살려낸 이순신 장군을 통해 우리에게 필요한 정치적 리더십을 떠올리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지금 우리사회에는 정치적 실망과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인해 삶을 두려워 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생활고의 두려움에 지친 나머지 생을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살아가는 어려운 사람들도 많다. 그들의 두려움을 용기로 바꾸어줄 국가 지도자들의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얘기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많은 여야 정치인들과 지도자급 인사들이 이 영화를 감상했다고 한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 지도자들이 이 명량 영화를 보면서 단지 즐기는 것에서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도 이 영화를 봤다고 홍보하는 수준이어서는 더욱 곤란하다. 당리당략과 정치적 권모술수만 횡행하고 지도층의 무능과 무기력이 최고조에 달했던 선조시대에 이순신이라는 영웅이 출현한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정치권이 선거 때만 일시적으로 통합이니 쇄신이니 하며 외치는 양두구육은 정당 이름을 무늬만 거를듯하게 포장만 바꾼 것으로 국민에 대한 기만행위다. 진심으로 국민을 섬기고자 한다면 국민 앞에 먼저 인적쇄신의 진정성을 진솔하게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믿고 따르며 표로서 지지해 줄 것이 아닌가 한다.
사실 우리나라 정치와 대통령, 장관, 국회의원의 국민 신뢰도는 최하 꼴찌 권이다. 이것은 정치를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인에 대한 국민 불신의 상황은 도가 넘었다는 증표인 것이다. 허구흔날 정쟁을 일삼는 우리네 정치인들은 제발 정신 바짝 차리고 국민을 두려워 하길 제언하고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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