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정하고 차분한 그 여학생은 염색한 머리와 두꺼운 화장에 질려 있었던 저에게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그러나 잠시 후 전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여학생의 동작이 이상하다고 여긴 지 몇 초 후 그 여학생의 걸음걸이가 매우 불편하단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장애가 없는 제 기준으론 매우 불편할 정도의 장애를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의 부당함을 어렸을 때부터 강조받았습니다. 부모님들 역시 그러한 태도를 가지고 계셨으며 학교 교육 역시 그러한 내용을 가르쳐 왔습니다. 그러나 이상한 것은 어떤 경우엔 그들을 피하고 싶을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게 편견의 결과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편견을 접할 기회도 별로 없었으며 늘 그것은 옳지 않다고 교육 받아왔는데 어찌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휠체어를 탔다고 복장 중에 짙고 촌스러운 색안경과 하얀 지팡이가 포함된다고 상대를 깔보거나 기피한 적은 없습니다. 팔다리가 아예 없어 보기가 좋지 않다고 해서 찌푸리고 피하기 보단 측은하단 생각과 저 또한 저렇게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특히 사고로 장애를 입은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보면서 경각심을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일그러진 얼굴이나 멍한 얼굴로 침을 흘리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시비를 걸고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을 보면 피하고만 싶습니다. 혹시라도 저에게 피해가 오는 것이 싫기도 하고 제가 귀찮아지는 것 역시 꺼려지기 때문입니다.
저희 동내에도 장애인이 있습니다. 항상 소리를 지르고 남이 실수한 것 절대 잊어버리지 않고 볼 때마다 큰소리로 욕합니다. 막내 동생이 무심코 장난 삼아 자판기의 단추를 몇 번 누른 것 가지고 ‘자판기 가지고 장난 친 놈’ 이라며 소리를 지르는데 한두 번이 아닌지라 이제 꺼려집니다.
어린 막내는 소리를 지르는 통에 겁을 집어먹곤 하죠. 볼 때 마다 인사하고 몇 마디 말을 걸었던 것은 이제 없고 보는 순간 발을 멈추고 한참 마음에 준비를 해야 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얼른 대답만 하고 바삐 제 갈 길을 가버립니다. 어찌보면 저 또한 겁이 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겁이 많은 편이니까요.
그것은 장애를 혐오하기 보다는 상대의 잘못 때문에 생긴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제가 귀찮은 일을 겪어야 하는 의무가 없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렇다면 전 잘못이 없을 겁니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는 사회란 것이 떠올라 씁쓸하긴 합니다. 그 사회의 책임 중에 제 몫도 있을 테니 말입니다.
대학 생활 초기에 봤던 그녀는 거의 매일 볼 수 있습니다. 불편해 보이지만 그녀는 전혀 그렇지 않은 듯 캠퍼스를 종횡무진 누비고 다닙니다. 그리고 그녀말고 더 불편하거나 혹은 덜 불편한 사람들이 활보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나다니기 힘든 장애인들이라 하지만 학업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대학 안에서만은 그들이 그렇게 까지 사회와 분리 되어 있지 않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더 이상 다른 사람이 아닌 것이죠.
사실 사지가 멀쩡하고 두뇌가 멀쩡해도 꺼려지는 인간들은 무수히 많습니다. 오히려 장애가 있다고 해서 특별히 생각 하려 하는 것 자체가 장애를 지나치게 의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래서 알아도 실천은 어렵단 말이 있는가 봅니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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