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김장은 예년보다 서너포기 더 담급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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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김장은 예년보다 서너포기 더 담급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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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적당히 잘 익은 배추김치와 더불어 엊저녁에 먹고 남은 청국장을 덥혀 아침밥을 먹고 출근했다. 맛은 기가 막힌 데 반해 냄새는 다소 역겨운 것이 바로 청국장이다.

하지만 냄새가 나든 말든 맛만 있으면 되는 것이기에 청국장은 평소 자주 접하게 된다. 제 아무리 맛난 음식일지언정 김치가 가미되지 않는 한국인의 밥상이란 '화중지병'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필자는 40대 구세대이자 영락없는 '촌놈'이어서인지는 몰라도 아무튼 지금도 아침엔 반드시(!) 밥과 국 내지는 찌게를 먹지 않으면 밥을 먹었다는 느낌을 도통 받지 못한다. 아울러 김치가 곁들여지지 않는 밥상이란 상상조차도 못하는 것이다.

한국인의 영원한 '밥상의 파트너'인 김치엔 종류도 참 많다. 배추김치, 포기김치, 깍두기, 백김치, 총각김치, 동치미, 갓김치, 파김치, 보쌈김치, 고들빼기 김치 등등... 여기에 각 지방에 산재한 각양각색 별미의 김치는 또 그 얼마나 지천이던가.

특히나 배추김치는 그 활용성이 실로 무궁무진함은 상식일 터이다. 신김치로는 얼큰한 김치찌게를 만들어 먹을 수도 있으며 김치전은 또 그 얼마나 맛있는 '코리안 피자'가 된단 말인가. 또한 제 2의 주식이 된 라면을 먹을 때 김치가 없다면 이는 그야말로 '향기 없는 꽃'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의 청소년들은 그처럼 맛도 좋고 영양가마저 탁월하며 얼마 전 중국 전역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사스'(Sars)마저도 무기력하게 만든 초강력 파워(!)를 지닌 우리 민족의 저력이자, 상징이기도 한 김치를 점차로 외면하고 있다 하니 참으로 아쉽다는 소회가 드는 것이다.

그건 아마도 햄버거와 피자 따위의 서구화된 패스트푸드 류의 식문화에 점차로 익숙해졌다는 방증일 것이다. 필자는 그동안 하늘을 나는 비행기와 바닷 속을 유영하는 잠수함만 빼고는 뭐든지 요리의 재료로 사용하는 나라라는 중국을 동경했었다.

또한 요리의 숫자만 자그마치 12만여 가지나 되기에 3대(代)가 먹어도 다 못 먹고 죽는다는 가히 요리대국의 나라인 중국을 때로는 흠모(?)하기까지 했던 것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도 있듯이 인생의 낙에는 여러가지가 있을진데 아무튼 그 중의 압권은 아마도 먹는 재미가 아닐까 싶었던 것이 그간의 무식한 필자의 단견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그러했던 무모했던 동경심이 시나브로 소멸되는 즈음이다. 그건 사스(sars)공포가 중국에서 시작되었음에도 그들은 12만여가지나 된다는 자국(自國) 요리에서조차도 '의식동원'의 그 해답을 찾지 못 하여 결국엔 우리의 김치에서 그 해법을찾았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사스 공포의 소멸을 계기로 우리의 김치가 해외시장에서도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고 하니 이는 그 얼마나 우리에게 자긍심을 고양시키는 쾌거란 말인가! 사스 공포를 계기로 그동안 김치에 대해서만은 다소 치지도외했던 여고생 딸아이도 요즘엔 '알아서' 김치를 꼬박꼬박 챙겨먹고 있기에 필자의 김치사랑은 더욱 견고해 지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엔 "담글 줄 몰라서" 혹은 "김장 담그기에 지쳐서", "얻어먹는 게 더 편해서"와 "사먹는 게 더 맛있어서"라는 이유 등으로 해서 점차로 김장을 담그길 꺼려하는 주부들이 늘고있다. 하지만 한국인 불변의 영원한 겨울철의 '식탁 동반자'이자 '감초'인 김장은 역시도 주부의 가족사랑의 정성이 양념으로 들어가야만 그것이 진정한 김장의 의미일 터이다. 또한 김장은 명실공히 우리땅에서 난 배추와 각종의 양념이 버무려진 '신토불이' 김치만이 진정한 김장 본연의 맛일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올 추석 끝자락을 각종의 상채기로 뒤흔든 태풍 '매미'로 인해 수많은 수재민들이 발생했으며 거개의 농가 역시도 폐농의 직격탄을 맞았다. 그리하여 올 김장의 재료인 배추와 무 가격도 예년에 비해 많이 올랐기에 한푼이라도 절약하려는 주부들로 인해 올 김장은 예년에 비해 직접 담가먹는 가정보다는 사먹는 가정이 더 많으리라는 유추가 쉬 성립된다.

하지만 이처럼 어려운 지경을 맞고 있는 채소농가를 위해 올해 김장은 손수 담그되, 또한 예년보다는 서너포기 더 담그는 아량은 어떨까 싶다. 주부들의 그러한 '십시일반'이 모인다면 우리의 채소농가들은 소비감소의 시름에서도 금세 해방될 것이리라. 아울러서 김치를 만들어 판매하는 업체에도 간곡히 부탁하고 싶다.

얼마 전 뉴스에서 일부 나사 빠진 어떤 업자가 우리국민들의 사먹는 김치 붐에 편승하여 중국에서 절여서까지 수입한 배추에 역시도 저가(低價)의 중국산 공업용 소금을 가미하여 만든 김치를 팔다가 적발되었다는 보도를 접하고 경악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자라 보고 놀란 가슴'的 노파심에서 부탁인데 행여 그러한 저질과 저급의 재료로서김치를 만들어 팔진 말라는 부탁이다. 그건 우리의 자랑스런 김치에 대한 심대한 모욕도 되는 것이기에 반드시 피해야만 할 '사회악'과도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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