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군대를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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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군대를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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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들어! 사람 돼! 남자다워져!

^^^ⓒ 그림/최인수^^^

얼마전 가깝게 지낸 사람이 군대를 갔다. 그것도 24살이라는 뒤늦은 나이에 입대를 한 것이다. 그는 훈련소에 입소하는 날까지 "정말 가기 싫다. 가지 않을 수만 있다면 병신이라도 좋겠다"라는 하소연을 늘어놓았다.

그렇다고 그가 양심적 병역거부자나 한 민족과 총을 겨누기를 거부하는 운동권도 아니다. 그는 어떤 신념에 근거해서라기보다 자신의 선택과 무관하게 낯선 땅에 내동댕이쳐진다는 두려움과 청년 시절의 왕성한 자유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 아까운 평범한 남자다.

그리고 난 그런 평범한 남자에게 "다른 남자들 다 가는데 혼자 생색을 내고 말고 새로운 경험한다 생각하고 잘 다녀와"라는 의미 없는 위로로 그를 보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를 보내고 나서부터 내 머릿속은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난 국방의 의무를 반드시 져야하는, 남자가 아닌 "여자"이기도 한 때문에 혼란스런 감정은 가중됐다. 내 고민의 시발점은 이런 것이었다.

『당신들의 대한민국』에서 박노자의 표현처럼 "자유박탈과 양심이나 이념에 전혀 구애받지 않는, 절대적 복종을 당연시하게끔 하급자를 훈련하고 구타와 같은 형태의 폭력이 필수적인 군대"가 정말 신성한 곳이기나 할까?

물론 군복무 필연성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징병제, 군대문화 등의 "군대문제"를 한마디로 쉽게 결론을 내리기 힘든 상황이다. 그럼에도 개인이 국가제도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면 우리 사회가 "군대문제"라는 화두를 붙잡고 진지하게 논의하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최근 양심적 병역거부나 대체복무제가 이런 논의를 활발히 하고 있는 예라고 하겠다.

또한 육군사관학교 교수 출신인 군사 평론가 정창인 씨가 시사잡지를 통해 "지금처럼 불필요한 사역동원 방식은 국방전력의 커다란 낭비다. 전문성과 숙련도가 필요한 특정 병과에서부터 지원병제를 실시해 병력 수를 줄이고 적절한 보상 해준 다음 점차 전 병과로 이를 넓혀야 한다. 이미 취사 등 일부 분야는 민간인에서 아웃소싱을 받고 있다. 꼭 필요한 일은 외부 용역을 받으면 된다"고 단계적인 "지원병제로 전환"의 주장은 이데올로기를 던져 버린 발언이기도 하다.

게다가 우리나라 군대의 문제점을 지적한 책인『반갑다, 군대야』에서도 "군의 폭력성은 토론과 합의로, 병역거부자들에게는 사회봉사 등의 대안을 마련하여 그들 스스로에게 선택할 권리를 주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군대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많은 한계와 넘어야 될 산이 많다. 가장 어려운 문제는 국방부와 보수세력 그리고 현역으로 군 복무를 한 몇몇 사람들의 상대적 박탈감이다. 그런데 현역으로 군무한 사람들의 박탈감은 정당한 이유가 있다. 문제는 그들의 분노대상이 양심적 병역거부자, 군대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아닌 대한민국 정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더불어 "군대"라는 권위를 가지고 있는 우리 사회 안에서 개인이 자유롭게 문제를 제기하고 충분히 "도전" 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장"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고 마땅히 수용되어야 할 부분이다. 신성한 국방의 의무보다 더 신성한 것은 한 명의 개인이라도 고통을 토로한다면 정부에서 최대한 대안을 찾는 것이며, 또한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과 발언을 존중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그 어느 것보다 "신성한" 것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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