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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학옹과 이부권 의원 ⓒ 정지우 기자^^^ | ||
지난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에게 포로로 잡혀 북한으로 인계돼 황해도에서 거주하던 중 탈출, 53년 만인 지난 10월 5일 가족들과 재회한 이재학(81)옹.
이옹은 일제강점기인 지난 1922년 양산시 웅상읍(당시 양산군 웅상면) 주남마을에서 태어났다. 그 시절에는 대부분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으나 이 옹은 보통학교 4년을 마치고 다시 6년을 다닐 정도로 배움의 의욕이 컸다.
그러나 이옹은 일제에 의해 강제징용돼 생사가 오가는 전쟁터로 떠밀려지고 해방이 되어서야 겨우 마을로 돌아오게 된다. 이후 결혼도 하고 아들도 낳는 등 행복한 생활을 누렸으나 해방의 기쁨도 잠시, 애국심이 남달랐던 이 옹은 27세가 되던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부인과 2살 난 아들만 남겨두고 육군 7사단 수색중대로 자원입대, 경주로 집결하게 된다.
이옹 등 집결한 지원병들은 영천에서 한바탕 대규모 전쟁을 치른 후 진격하게 되나 이옹은 평안남도 덕천 전투에서 중공군에게 포로로 잡혀 더 이상 고향 땅을 볼 수 없게 된다.
그로부터 53년 뒤인 10월 5일 웅상읍 명곡마을. 한 무리의 사람들이 어느 주택 앞에 모여 있다. 주택 대문에는 ‘국군용사 53년만의 귀환’이라는 문구가 적힌 화환이 자리하고 있다. 멀리서 승용차 한 대가 미끄러지듯 사람들에게로 다가오고 차에서는 곧 한명의 노인이 주위의 부축을 받으며 내린다.^
한국전쟁에서 중공군에 포로로 잡혔다가 53년 만에 귀환한 이재학옹. 이옹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참았던 감격의 눈물을 터트린다. 꿈에도 그리던 고향마을에 온 것이 아직 믿기지 않기라도 한 듯 연신 주위를 두러번 거리며 모여든 사람들의 얼굴을 살핀다.
“울지 마이소. 이렇게 잘 살고 있는데 왜 웁니까” 이 옹을 환영하기 위해 모여든 친지들도 이 옹을 보자 눈시울을 붉히며 목매인 목소리로 이 옹을 불러본다. 방으로 들어가 평생 처음으로 아들이 차려오는 밥상을 받고도 이 옹의 감격은 그칠 줄 모른다.
“그 시절에는 정상적인 사람도 굶어 죽는 경우가 많았었는데 겨우 2살배기였던 우리 부건이가 살아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습네다. 더구나 이렇게 훌륭하게 성장한 걸 보니 감개부량합네다.”
이 옹은 아들은 현재 양산에서 의정활동을 벌이고 있는 양산시의회 이부건 의원이다. 이 의원은 어렸을 적 친지들로부터 아버지의 전사통지서를 받았다는 얘기를 들고 이 의원이 5세가 되던 해부터 제사를 지내왔지만 끝내 희망은 버릴 수 없어 ‘6.25 때 전사한 가족들의 모임’ 등에서 활동, 적십자․방북 연예인 등을 통해 아버지 소식을 찾았다고 한다.
“2살 때 아버지가 입대를 하셔서 전혀 기억나지 않았지만 보는 순간 아버지인줄 알았습니다. 이게 바로 핏줄인 모양입니다”
이 의원은 “아버지가 탈출할 당시 북에서 낳은 딸부부를 데리고 함경도를 걸어서 중국으로 탈출, 필리핀을 거쳐 한국으로 왔지만 딸 부부는 중국공안에 잡혀 북한으로 인계됐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자세한 말씀을 들어볼려고해도 아버지가 극도로 꺼리는 것 같아 여쭙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옹은 북한에서도 포로들 대부분이 전향을 했지만 끝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20여년을 수용소에서 보내다 황해도에서 탄광노동자 등 노역으로 근근히 살아왔다가 탈출하게 되었다고 했다.
“전향을 하면 배급도 나오고 생활이 한결 나아지지만 굽힐 수야 없었지요. 신념을 지키다보니 불가능할 것 같은 일들도 결국 이뤄졌습네다.”
아직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곳에 있으면 공포심을 느낀다는 이 옹은 몇 달에 걸친 탈출로 인해 현재 피부병을 앓고 있는 상태지만 여든을 넘긴 연세로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정정하셨다.
이 옹은 가족들과 상봉한 다음날 전쟁으로 죽은줄로만 아셨던 주남리의 부모님 묘소를 찾아 불효자의 술잔을 올리며 회환의 눈물을 흘렸다.
이에 앞서 7일에는 소속부대인 강원도 화천군 7사단 사령부에서 53년 만에 육군하사로 전역식도 가졌다.
한편 이날 환영식장에는 신희범 양산시장권한대행, 박일배 양산시의회 의장 등을 비롯 수많은 인사가 찾아와 이 옹의 무사 귀환을 축하했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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