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아래 붓꽃 한 자루 피어 있다.
한밤에 촛불 앞에
내가 앉아 있다.
밖에서 돌아오면 나는
세상을 향해 이런 얼굴로 핀다.
^^^▲ 붓꽃 ⓒ 우리꽃 자생화^^^ | ||
아주 오래 먼 옛날, 이 세상의 꽃이란 꽃들이 모두 모여 <무지개> 축제를 열었습니다. 꽃들은 저마다 장롱 깊숙히 넣어둔 예쁘고 화려한 옷을 차려 입고 드넓은 들판으로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 저만치 푸른 옷을 거창하게 차려입고 나온 멋진 청년이 한 명 있었습니다. 그 청년이 차려입고 나온 푸른 옷은 마치 하늘에 걸린 무지개처럼 아름다워 금새 축제에 참가한 꽃들의 눈길을 모았습니다.
꽃들은 저마다 그 청년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자신의 아름다운 몸매를 한껏 드러내며 그 청년 주위로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그 청년의 이름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때 한 꽃이 그 청년의 푸른빛에 둘러쌓여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러 분! 이 청년을 좀 보십시오. 이 청년의 옷이 하늘에 걸린 무지개처럼 아름답지 않습니까?"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드넓은 들판에 무지개가 초로롱 초로롱 소리를 내며 화려하게 걸렸습니다. 무지개는 이내 들판을 일곱 색 빛으로 감싸안기 시작했습니다. 무지개 축제에 참가한 꽃들도 일곱 색 무지개 빛에 물들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분! 이제부터 저 청년을 무지개의 사자라고 부릅시다."
붓꽃. 그렇습니다. 붓꽃은 '무지개의 사자'라는 애칭을 갖고 있습니다. 시인은 "산 아래" 피어난 "붓꽃 한 자루"를 바라보며, 자신의 모습을 빗대고 있습니다. 시인도 저 산 아래 멋지게 피어난 붓꽃처럼 "한밤에 촛불 아래" 앉아 있습니다. 그리하여 시인 자신 또한 이 "세상을 향해" 저 붓꽃처럼 아름답게 피어나고 싶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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