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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쏟아지는 비를 맞아가면서 예초기 까지 ⓒ 이화자^^^ | ||
쏟아지는 비를 맞으면서 성묘길에 나선 사람들 역시 비 때문에 되는 일이 없다. 그래도 조상님 섬기는 마음이 지극한지라 논알같은 비를 맞아가면서도 조상님 무덤에 자란 풀깎기에 여념이 없다.
흔히 주부들은 명절 스트레스가 있다고 한다. 또 현실이 그렇고 명절 한번 치르고 나면 삼박사일은 족히 몸살을 해야되니 명절만 되면 미리부터 지레 질린다. 그런데 남자들에게도 성묘 스트레스는 없는지? 궁굼하다.
매년 이맘때면 올해도 할아버지 산소 또 누구 산소 묘 몇기인가 누워서 헤아려 보는 사람은 없는지? 우리 동네는 순흥 안씨 집성촌이라서 매년 9월 첫일요일이면 태풍이 오든 비가오든 성묘 하는 날로 딱 못밖았다.
문중에서 돌아가면서 유사를 하는데 작년과 올해는 우리집이 유사다. 한 백명은 족히 넘는 사람들 점심을 하는 것이 보통일이 아니다. 올해도 벌써 벌초날 음식은 어떻게 하겠느냐고 집안 아지매들이 물어 온다.
난 아무 생각이 없다. 닥치면 하겠지 한다. 작년에는 테풍이 와서 횟밥을 준비했는데 횟감 구하느라고 아주 곤욕을 치뤘다. 급하게 생선을 구해서 구계동네 아지매들이 총출동하다시피 해서 횟감을 썰어 비오는 그와중에 횟밥으로 점심을 해냈다.
지나고 나니 어떻게 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만큼 태풍으로 인하여 벌초하는 사람들도 애를 먹었지만 음식해대는 나도 아주 애를 먹었다. 이제 다음주면 벌초날이다. 벌써 머리가 찌끈 거린다.
겉으로 태연하지만 추어탕을 해야할지 아니면 작년처럼 횟밥을 해야할지 판단이 서질 않는다. 객지에 나가 있는 사람들은 횟밥을 선호한다. 그 이유는 자연산에다가 싱싱하기 때문이다.
막 잡은 생선을 회뜨면 그야말로 입에서 살살 녹는다. 그래서 객지 있는 사람들은 횟밥을 하란다. 작년에 구계아지매들이 도와주지 않았으면 그 많은 횟감을 나혼자 어떻게 했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올해도 횟밥을 하기는 해야 되겠는데 꼭 이맘때면 늘 바다 사정이 좋지 않아서 싱싱한 횟감을 잘 구할수 있을른지? 수족관에 있는 횟감은 안먹으면 안먹었지 사고 싶은 생각이 없다. 이제 불과 닷새 정도밖에 안남았는데 아직도 난 뭘로 할까로 고민하고 있다.
비는 오지요. 산에 벌초하러 갔던 사람들은 물을 뚝뚝 흘러가면서 집안에 들어오는데, 물기야 닦으면 그만이지만 그야말로 집안이 난장판이다. 연신 거실과 방들을 닦아내지만 그것도 먼산까지 가서 벌초하고 온 사람들이라 먹거리라도 입에 맞게 할려고 하다보면 그야말로 전쟁 아닌 전쟁을 치룬다.
그러고 나면 한 삼박사일은 아프다. 난 나만 그런지 알았는데 남자들도 한번씩 성묘하고 가면 일주일은 아프단다. 해서 추석 명절엔 명절 스트레스가 여자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남자들에게도 있다.
그렇게 하고 간 다음 산들을 보면 잡초로 무성하던 묏등들이 단정하고도 가지런하게 잘다듬어져서 힘들어도 보기는 매우 좋다.
이제 유사도 올해만 하면 다른집으로 넘어간다. 닥치면 다하게 되어있는지라 날자 오기만 기다린다. 내일 장날에 김치거리 사서 김치 담그고 이제 하나하나 준비 해야된다. 말이 백명이지 그 음식이 만만한 것이 아니다.
그래도 그런 기회로 삼촌,할매 아지메,조카 골고루 만날 수 있어서 좋다. 성묘날은 대부분 다 모인다. 자신의 뿌리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꼭 온다. 그것이 사람 사는 이유처럼 남자들은 성묘에는 철저히 온다. 그러므로 족보가 계속 이어 지는 것이리라.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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