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新종족 '이쭈(蟻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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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新종족 '이쭈(蟻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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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 엘리트의 미래, 중국의 미래

^^^▲ 중국 개미족들의 방몇 명이 함께 사는데 노트북이 필수품이다. 그만큼 여론 관여도가 높다.^^^
문자 하나에 문화와 철학을 담기를 즐기는 중국인들에게 요즘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글자 중에 개미를 의미하는 <蟻>자가 있다.

'의족(蟻族)'하면 중국의 무슨 소수민족인가 싶은데, 이 의족(중국말음:yizu,이쭈)이 웬만한 소수민족보다 인구가 많은 사회학적 의미의 새 종족이다. 말 그대로 '개미족'인데 개미의 무기력하면서 근면하고 영리한 속성에 빗댄 기발한 신조어이다.

특히 이번 양회(전인대, 정협)를 계기로 중국 정부가 이들 개미족들의 경제현실에 대해 주목하고 고용창출 등 실업대책을 주요 이슈로 토론했다. 고향을 떠나 대도시에 사는 개미족들에게 취업 상 불이익을 철폐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중국명 이쭈는 몇 가지 분명한 변별성을 가진 사회학적 의미의 종족 집단이다. 우선 그들은 대학을 졸업한 엘리트층이면서 실업상태이거나 비정규직 또는 불만족스러운 직업상태에 있다. 그리고 그들은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된 상태이거나 금전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대도시 빈민가나 달팽이집에 비유하는 워쥐(蝸居)에서 생활한다.

이들은 대부분 대도시의 외곽 슬럼가에 거주한다. 농촌 출신인 경우에도 대학을 나온 후 낙향하지 않고 취업을 기다리면서 일정치 않은 잡무를 생활방편으로 삼는다. 수입은 300달러 미만으로 규정하지만 상당수의 개미족들은 200달러에 못미치는 수입으로 기초생활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얼핏 보면 아웃사이더에 가까운 이들이 중국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하나의 단서가 바로 이들의 '나이'에 숨겨진 코드로 해석된다. 20대 초반에서 30대 초반에 이르는 이들 세대는 이른바 빠링후(八零後)로 불린다. 1980년도 이후에 출생했다는 뜻이다.

즉, 1980년대 세대 당 1자녀 가족계획의 산물인 빠링후는 '소황제(小皇帝)' '소태양(小太陽)'으로 불리며 온갖 복을 다 누린 세대다. 그러나 성장 후 대다수의 빠링후가 처한 현실은 실업난과 결혼난, 생활고로 이어지고 있다. 빠링후는 중국 개방의 경제혜택을 제대로 누린 첫 세대이자 그만큼 친자본주의적 성향이 강하다.

현재 중국의 대졸 실업자 수는 약 100만명. 부유층 자녀들의 경우 졸업 후 거의 부모의 사업체에서 경영수업을 하거나 창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이 100만명이 개미족으로 전락하는 경향이 농후하다. 최근 중국정부가 외자기업에 대한 지원정책을 축소하면서 외자기업들이 도산하거나 고용을 줄여 개미족들의 취업난은 갈수록 심각한 지경이다.

단지 엘리트 실업자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이 주목받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이들이 중국의 미래와 깊은 함수관계를 지니고 있다고까지 보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이 집단이 자신과 중국의 미래에 대해 품고 있는 생각과 이념의 명암이 곧 중국의 명암이 되기 때문이다.

비근한 예로 최근 인터넷에서 중국의 여론을 좌지우지하는 가장 적극적인 댓글의 저작자들로 이들이 지목된다. 그만큼 이들이 사회에 대한 참여욕이 높고 비판력이 강하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자신이 처한 현실로부터 탈출하려는 욕구만큼 사회를 개선하려는 의지 또한 강하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의 빈곤 엘리트들은 사회에 대한 여론 관여도 면에서 가장 높은 계층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문제는 깊이 들여다 보면 아주 복잡하다. 중국 개미족 이야기는 어느 나라에서나 흔한 대졸 실업자들의 이야기와는 판도가 영 다르다. 우선 중국 개미족들은 배고픔이나 불만족을 모르고 자랐으므로 자신 앞에 놓인 모순에 대해 즉각적이고 논리적으로 반발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를테면 한국의 비슷한 유형의 젊은이들이 비교적 사회에 무관심한 점과 다르다.
그만큼 사회 전반의 수준에 비해 정신적 신분의식이 높고 자기 중심적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즉, 노동자의 1년치 연봉에 해당하는 연간 평균 1만 위안에 달하는 학비를 투자해 대학을 졸업했고 소비의식 또한 강하면서 세련되었다.

또 한 가지 주의깊게 고려할 문제는 이 개미족들이 보는 관점이다. 이들은 사회통념이나 주류 언론미디어의 정보보다는 전문적인 정보를 신뢰하며 언론의 주관적 비평을 거부하고 스스로 사회를 해석하기를 좋아한다. 또한 외국 미디어들을 통해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외국어 능력과 웹 서핑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자본주의 문화를 충분히 이해하고 향수할 줄 안다.

최근 김연아 뉴스나 이창호 뉴스를 통해 보여준 중국인들의 성숙한 의식들이 화제를 모았다. 과거 국수적, 배타적이던 그들이 '국경없는 비평과 찬사'를 보낸 건 괄목할 만한 사건이 아닐까. 특히 단신으로 중국의 대표 프로기사 3명을 연이어 쓰러뜨리고 농심배바둑선수권 우승컵을 빼앗아간 이창호 9단에게도 찬사를 넘어 존경의 표현을 아끼지 않는다.

이러한 일들이 부분적으로는 반드시 개미족들의 손에서 이루어졌음은 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개미족들은 현실 불만족과 미래에 대한 기대치가 높으므로 사회적 이슈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비교적 냉정한 판단력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궁핍에도 불구하고 한 대의 노트북과 충분한 여유시간을 가지고 있다는 점 때문에 어떤 미디어보다 강한 집단 파워를 지니는 것이다.

현재 중국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들에 빗대어 볼 때 이들 개미족이 가진 비평의 잣대는 상대적으로 다른 집단의 잣대에 비해 가혹한 것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수많은 부패관리나 모순점들이 이들의 눈에 벗어나게 됨으로써 예리한 비판의 칼날에 처단당한 예가 허다하다.

개미족들이 중국을 사랑하고 긍정적인 미래관을 견지한다면 중국의 장래 역시 창창하게 뻗어나갈 것이다. 어느 나라이건 경제와 사회를 이끌고 나가는 건 정치가와 기업가이지만 그 원동력은 다수 엘리트들의 힘에서 나온다. 그들이 곧 중국 경제의 저변에서 뒤를 받치는 지렛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들이 불만에 가득찬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보는 한 중국은 경제현실이나 정치현실에서 먹구름에 휩싸일 개연성이 크다. 대중들 역시 예리한 비판력으로 그려내는 그들의 사회상을 인터넷을 통해 접하게 될 것이다.

어느 한 국가가 성장세, 또는 안정세에 있을 때는 지도층과 부유층이 득세하지만 그렇지 못할 시기에는 반드시 하층 엘리트들이 세상을 뒤흔드는 것을 우리는 흔히 보아오고 또 이미 뼈저리게 경험했다. 중국 역시 개미족들의 미래에 새로운 희망을 주는 고용정책과 사회제도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리고 변함없이 '바오빠(保八)'정책을 통해 8%의 성장률을 고수하려는 중국정부 역시 빠른 시간 안에 세계 초강대국 지위에 도달하는 것이 이 다양한 사회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하는 지름길이라는 인식을 바탕에 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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