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굴착·간이양수장·관정개발 등 151지구 긴급 용수 확보 추진

경주지역의 최근 두 달간 강수량이 평년의 30%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농업용 저수지의 물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여름철 농작물 생육과 수확량을 좌우하는 시기에 저수율까지 평년보다 크게 떨어지면서 경주시가 하천 굴착과 양수장 설치, 관정 개발 등 긴급 용수 확보에 나섰다.
경주시는 최근 2개월 동안 지역에 내린 비가 평년 강수량의 28.3% 수준에 그쳤으며, 8월 3일 기준 지역 농업용 저수지 평균 저수율도 41.0%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평년 같은 시기 저수율 약 70%와 비교하면 29%포인트가량 낮은 수준이다.
경주의 농업용수 여건은 불과 수개월 사이에도 크게 악화됐다. 기상청이 지난 3월 발표한 대구·경북 기상가뭄 자료를 보면 3월 1일 기준 경주시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73.8%로, 당시 평년 81.1%보다는 낮았지만 현재보다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8월 3일 경주시가 집계한 41.0%와 비교하면 약 5개월 만에 32.8%포인트 낮아진 셈이다.
경주만의 문제도 아니다. 한국농어촌공사 농업가뭄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28일 기준 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농업용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58.9%로 평년 71.1%의 82.8% 수준이었다. 경북 역시 7월 27일 기준 저수율이 57.6%로 평년 70.8%의 81% 수준에 머물렀다. 경주시가 자체 집계한 41.0%는 이 같은 전국과 경북 평균보다도 낮아 지역 농업용수 확보가 상대적으로 더 시급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다만 기관별 관리 저수지 범위와 산정 방식이 다를 수 있어 수치를 단순 비교할 때는 이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
농업용수 부족이 장기화하면 벼와 밭작물, 과수 등 생육기에 있는 농작물의 피해 가능성도 커진다. 특히 강수량 자체가 줄어든 상황에서는 저수지뿐 아니라 하천수와 지하수 등 대체 수원의 확보도 중요해진다. 농업용수 부족이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경우 농가 소득뿐 아니라 지역 농산물 공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지자체의 선제 대응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경주시는 읍·면·동과 관계기관을 통해 용수가 부족한 농경지를 수시로 확인하고 농업인과 이·통장의 의견을 받아 지역별 상황에 맞는 물 확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예비비를 투입해 모두 151개 지구에서 긴급 용수 확보사업을 진행 중이다. 세부적으로 하상굴착 173곳, 가물막이 설치 4곳, 들샘 개발 7곳, 간이양수장 28곳을 추진하고 있으며 양수장비 89대도 현장에 지원하고 있다. 응급급수를 포함한 기타 대응사업은 115곳에서 진행한다.
지하수 확보를 위한 관정 11곳도 추가 개발할 계획이다. 단기간에 비가 충분히 내리지 않을 경우 저수지와 하천만으로 필요한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와의 공동 대응도 진행된다. 경주시는 예비비를 지원해 현곡면 남사지와 안강읍 하곡지, 문무대왕면 송전지, 강동면 왕신지 등 저수지 4곳에 다단양수장을 설치하고 부족한 농업용수를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전국적으로도 저수율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농업가뭄관리시스템 집계에서 7월 28일 전국 강수량은 607.3㎜로 평년 729.2㎜의 83.3% 수준이었다. 전국 평균보다 경주의 최근 강수 부족 정도가 훨씬 큰 만큼 같은 가뭄 상황에서도 지역별 물 사정의 차이가 크게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기상청은 올해 여름철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 바 있다. 지난 5월 발표한 3개월 전망에서는 6월과 7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을 각각 60%, 8월은 50%로 제시했다. 당초 여름철 전체로는 기상가뭄 발생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 농업 현장에서는 지역별 강수 편차에 따라 경주처럼 국지적인 용수 부족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전국 단위의 기상 전망과 별개로 지역별 저수율과 농경지 상황을 세밀하게 관리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경주시는 앞으로 강수량과 저수율, 농경지별 용수 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가뭄이 해소될 때까지 인력과 장비, 예산을 추가 투입할 방침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장기간 이어진 강수량 부족으로 농업용수 확보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농업인들이 영농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예비비를 신속히 투입하고 관계기관과 협력해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는 등 가뭄 극복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가뭄 대응의 관건은 단기적인 응급급수를 넘어 안정적인 용수 공급체계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있다. 최근 몇 달 사이 경주 저수율이 빠르게 하락한 만큼 향후에는 저수지별 수위와 농작물 피해면적, 관정·양수장 가동 실적 등을 지속적으로 공개하고 지역별 취약 농경지에 물을 우선 공급하는 체계를 강화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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