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반도체’ 직권남용과 배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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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반도체’ 직권남용과 배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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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웨이퍼 세정 공정/삼성전자 홍보영상 캡처
반도체 웨이퍼 세정 공정/삼성전자 홍보영상 캡처

반도체 공장 호남 유치가 법률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대해 안철수 의원이 대통령을 직권남용으로 고발하겠다는 뜻을 밝혀 파문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 팹을 특정 지역에 짓도록 설득하는 것이 대통령의 직권남용에 해당하느냐, 이것이 법률적 쟁점이다. 이 문제는 판결에서는 정치적 고려까지 포함해 복잡하겠지만, 법리적으로만 보면 그리 복잡할 것이 없다.

며칠 전 이 문제로 대통령을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호남지역에 팹을 지을 자발적 의사가 처음부터 있었는가의 문제다. 없었다면 직권남용 논란이 유의미한 법적 이슈가 된다. 대통령이 특정 기업의 투자를 기업의 의사에 반하여 특정 지역에 유치하도록 종용했다면 직권을 넘어선 일이기 때문이다.

또 기업 내부에서는 오너의 배임(背任)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배임이란, 기업의 이익에 반하여 의사결정 등 경영행위를 했을 때 성립한다. 상법에서도 가장 모호한 법적 요건을 가진 범죄다. 이 경우 반도체 팹의 입지조건 적합성 여부에 법률적인 초점이 맞춰진다.

이미 제기된 대로 ▶용수 부족 ▶전력 부족과 안정성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 협력 인프라 부족 ▶전문 인력 수급 불리 ▶부지 가격 등에서 호남지역이 불리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호남지역의 반기업 정서와 같은 요소도 포함될 수 있다. 만약 타 지역에서 객관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제시했음에도 외부적 개입에 의해 호남을 선택했다면 배임에 해당할 개연성은 높아진다.

이 논란의 법률적 조건을 들여다보는 이유는 이미 ‘호남 반도체 팹’ 문제가 정치적으로나 법률적으로 위험한 선을 넘나들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공장은 공항이나 도로를 닦는 사업과 다르다. 대통령과 청와대는 직권 한계의 문제를 깊이 고려했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이재용 회장 역시 호남 진출을 가정했을 때 배임 성립 조건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을 것이다. 대기업이 늘상 검토하는 이슈이긴 하지만, 국민적 관심과 민감도가 큰 이 문제에 대해 치밀한 검토가 이루어질 것이다. 호남 반도체 투자는 법률적인 차원을 떠나서도 주주들이 반발한다면 합리적으로 대응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기업은 순수한 타당성 판단에 따라 투자해야 한다. 반도체는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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