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도자기, 런던에서 ‘비움의 미학’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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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도자기, 런던에서 ‘비움의 미학’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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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현대 잇는 27인의 작업…세계 공예 무대서 존재감 확장
은은한 조명 아래 배치된 도자 작품들이 형태와 여백의 조화를 이루며 관람객의 시선을 끌고 있다. /이천시

[뉴스타운/김준혁 기자] 이천시가 한국 도자의 본질을 담은 전시를 통해 세계 시장을 향한 보폭을 넓힌다. 단순한 전시를 넘어 ‘비움’이라는 한국적 미학을 전면에 내세운 이번 프로젝트는, 형태보다 공간에 집중하는 도자의 철학을 국제 무대에 던지는 시도다.

이천시는 주영한국문화원(KCCUK)과 공동으로 3월 26일부터 6월 5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도자 전시 「이천 그리고 그 너머 : 형태 안의 공간(Icheon and Beyond : The Space Within Form)」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한국 도자의 핵심 가치로 꼽히는 ‘비어 있음의 미학’을 중심에 두고 기획됐다. 그릇은 단순한 물성을 지닌 대상이 아니라, 비워진 공간을 통해 기능과 의미가 완성된다는 점에서 한국 도자 특유의 철학이 드러난다. 전시는 이러한 개념을 시각적으로 풀어내는 데 그치지 않고, 흙을 다루는 손의 감각과 불을 거치는 과정, 그리고 장인의 사유가 축적된 시간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구성했다.

참여 작가 구성에서도 전통과 현대의 접점을 강조했다. 대한민국 도자기 명장 5인을 비롯해 이천시 도자기 명장 16인, 그리고 현대 작가 6인이 함께 참여해 총 27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청자 투각, 분청 상감, 진사유 등 전통 기법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각기 다른 조형 언어를 더해, 이천 도자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드러낸다.

특히 이번 전시는 세계적인 공예 행사인 London Craft Week 기간과 맞물려 열린다. 전 세계 공예 관계자와 컬렉터들이 런던으로 모이는 시기에 진행되는 만큼, 한국 도자의 미학을 국제적으로 알릴 수 있는 전략적 기회로 평가된다.

이천시는 이번 전시를 단순한 문화 교류 차원을 넘어 실질적인 해외 진출의 계기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런던이라는 공예 중심지에서 전시를 개최함으로써, 재료의 질감과 장인정신을 중시하는 영국 공예 문화와 접점을 형성하고, 현지 시장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전시를 통해 이천 도자가 지닌 예술성과 산업적 가능성을 동시에 부각시키겠다는 전략도 읽힌다. 전통 기술의 계승에 머무르지 않고, 현대적 해석과 결합된 작품을 선보임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김경희 이천시장은 “대한민국과 이천을 대표하는 명장들의 정교한 기술과 현대 작가들의 창의성이 함께 어우러진 전시를 런던에서 선보이게 되어 의미가 크다”며 “이번 전시가 한국 도자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선승혜 주영한국문화원장 역시 “이천 도자는 조선 왕실 도자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 조형미를 갖춘 공예”라며 “영국 공예와의 교감을 통해 한국 미학의 본질과 동시대적 가능성을 함께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보는 전시’를 넘어 ‘이해하는 전시’에 가깝다. 형태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워내는 데서 완성되는 한국 도자의 미학, 그리고 그 안에 축적된 시간과 노동의 가치를 어떻게 세계에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하나의 답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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