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한림항 톤대섬 방파제에 가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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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한림항 톤대섬 방파제에 가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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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한림항 앞에 위치한 톤대섬은 본도와 섬이 시멘트 도로로 연결되어 있어서 섬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섬이다
제주 사람들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톤대섬은 고유한 풍광과 서정을 오롯이 간직하여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정취를 선사한다
제주도 톤대섬 방파제 산책로 풍경사진
제주도 톤대섬 방파제 산책로 풍경사진

제주도는 섬이면서도 스스로 자기 치마폭에 새끼 섬들을 거느리고 있는 엄마 섬이기도 하다. 제주도가 거느린 섬 안의 섬은 유인도만 8개다. 그 외 자잘한 무인도까지 합치면 새끼 섬은 90여 곳으로 늘어난다. 제주도의 새끼 섬 중에 대표적인 유인도가 우도, 비양도, 가파도, 마라도 등이다.

제주도 새끼 섬 중에 톤대섬이라고 있다. 제주시 서쪽 한림항 앞에 있는데, 지금은 본도와 섬이 시멘트 도로로 연결되어 있어서 섬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섬이다. 그러다 보니 동네 사람들을 제외하고 제주 사람들도 잘 모르는 제주의 섬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톤대섬은 제주 사람도 모르는 제주의 풍광과 서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제주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방문을 권장하고 싶다.

제주도 톤대섬 방파제 산책로 풍경사진
제주도 톤대섬 방파제 산책로 풍경사진

톤대섬은 한림항 북측으로 한림항과 붙어 있다. 톤대섬의 주소는 제주시 한림읍 한수리 914-2번지다. 한림리 포구 바로 옆인데 행정구역상으로는 한수리 지역이다. 섬 안에 건물이 세 개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붉은 노을 톤대섬’이라는 근사한 이름의 흑돼지 고깃집이다. 맛까지 근사한 지는 잘 모르겠다. 네비게이션에서 이 상호를 검색해도 되겠다.

한림항의 해안도로에서 톤대섬까지 거리는 100여m, 시멘트 도로가 깔려 있어서 섬인 것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면적은 3천여 평 정도 작은 섬인데, 이래 봬도 섬 안에 섬 둘레를 일주할 수 있는 산책로까지 있고, 섬 끝에는 휴식을 취하며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정자와 공용 화장실까지 갖추고 있으니, 금상첨화다.

​제주도 톤대섬 방파제 산책로 풍경사진​
​제주도 톤대섬 방파제 산책로 풍경사진​

그러나 톤대섬 산책로는 여기가 끝이 아니고, 여기부터가 시작이다. 톤대섬에서 방파제 산책로는 시작된다. 방파제 산책로는 해안도로부터 톤대섬을 거쳐, 톤대섬에서 한림항을 마주보며 남쪽으로 이어지다가, 다시 서쪽으로 꺾이며 바다 쪽으로 뻗어 나간다. 이 방파제 산책로는 총연장 길이 1.6km에 달한다.

제주도 톤대섬 방파제 산책로 풍경사진
제주도 톤대섬 방파제 산책로 풍경사진

톤대섬 방파제 산책로 왕복 3km, 여기에서 제주도의 모습과 제주의 바다는 지겹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산책로를 걷는 동안 내내 한쪽에는 파도가 하얀 이빨을 드러내며 달려들다가 부서지고, 다른 한쪽으로는 한라산을 머리에 이고 앉은 제주도의 몸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게다가 바람이 조금 불었다 치면 여기서는 바람 부는 제주도의 정취를 실컷 맛볼 수 있다.

나는 제주도에서 태어나 인생의 대부분을 제주도에서 살았다. 그래서 평생 바다만 바라보며 살았다. 그러나 톤대섬에서는 바다에서 제주도를 바라볼 수 있었다. 방파제가 한림항을 마주 보며 평행으로 쭉 뻗어가기 때문이다. 바다에서 보는 제주도는 평화로웠다. 비양도에서 오는 여객선이 포말을 일으키며 지나가고, 방파제 옆의 검은 현무암 위에는 하얀 물새 떼들이 모여 한가한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

제주도 톤대섬 방파제 산책로 풍경사진
제주도 톤대섬 방파제 산책로 풍경사진

저쪽 바다 위에 섬 하나가 떠 있고, 섬 위에는 한라산이 앉아 있고, 한라산 위에 백록담이 처녀의 젖꼭지처럼 뾰족이 솟아있고, 그 위로 오늘은 그 흔한 뭉게구름 한 점 없다. 그 아래에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아옹다옹 살아가는 우리가 있을 것이었다. 오늘은 내가 호사하는 모양이다. 내가 살았던 섬을 바다 건너에서 찬찬히 들여다보는 재미가 이렇다니, 이 또한 삼삼했다.

방파제를 한참 걸어가니 산책로는 우회전으로 꺾였다. 방향을 틀었더니 방파제는 저 멀리 직선으로 뻗어갔는데, 멀리 방파제 끝에는 외로운 등대 하나가 바람에 나부끼며 서 있고, 그 뒤로 우뚝 서 있는 비양도가 보인다. 비양도 역시 제주도의 한라산처럼 머리 위에 비양봉 오름이 솟아있다. 제주도는 어딜 가나 오름이 솟아있고, 오름의 눈길을 피할 길이 없다.

제주도 톤대섬 방파제 산책로 풍경사진
제주도 톤대섬 방파제 산책로 풍경사진

여기는 역사적 아픔도 있는 곳이다. 태평양 전쟁 말기 미군의 폭격에 비양도 앞에 있던 일본 군함이 침몰했던 장소가 바로 앞이다. 시체들이 떠내려왔고 숨이 붙어 있는 병사들은 주민들이 건져냈다. 4.3사건 때는 여기 바다에 일본군이 버린 무기가 많아서 인민유격대 측에서 한수리 해녀들에게 무기를 건져내는 물질을 강요하기도 했다.

바람이 분다. 여기는 바다 한가운데라 바람은 거칠 것이 없다. 역시 제주도의 백미는 바람이다. 바람 부는 제주도에서 잘 단장한 머리칼을 바람에 날려보지 못했다면 제주도를 다 맛보지 못한 것이다. 더욱이 오늘은 늦겨울의 쌀쌀한 날씨라 바람이 맵기까지 하다. 여기에 빗방울이라도 몇 방울 흩뿌려준다면 빗방울은 가로로 날리며 달려들 것이다. 그래야 진정한 제주도가 된다. 그래서 내 필명은 비바람이다.

​제주도 톤대섬 방파제 산책로 풍경사진​
​제주도 톤대섬 방파제 산책로 풍경사진​

톤대섬이라는 이름은, 톤대섬에는 조선시대에 봉수대와 돈대가 있었던 곳이라고 한다. 돈대는 적의 침입을 감시하기 위해 쌓아놓은 소규모의 성곽 시설을 말한다. 톤대섬은 돈대섬이라는 명칭에서 유래했다. 주민에게 물어봤더니 톤대섬이라고 불린 지는 아무 먼먼 옛날부터라고 한다. 억양에 힘을 주다 보면 돈대를 설치했을 때부터 톤대섬이라고 불렀을지 모르겠다.

제주도를 방문했다면 톤대섬 방파제길을 걸어볼 것을 추천드린다. 톤대섬에 갈 때는 눈보라 몰아치는 겨울보다는 봄바람 살랑거리는 봄의 오후라면 아주 적격이다. 또는 열대야가 후끈거리는 여름밤의 산책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그렇다고 비바람 몰아치는 여름철에 산산이 부서지는 파도의 비말에 온몸을 적시며 걸어보는 것이 꼭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제주도 톤대섬 방파제 산책로 풍경사진​
​제주도 톤대섬 방파제 산책로 풍경사진​
​제주도 톤대섬 방파제 산책로 풍경사진​
​제주도 톤대섬 방파제 산책로 풍경사진​
​제주도 톤대섬 방파제 산책로 풍경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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