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운/김병철 기자] 도시는 개발을 통해 성장한다. 그러나 모든 개발이 도시의 미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도시의 방향과 구조, 그리고 개발을 추진하는 주체의 역할이 맞물릴 때 비로소 그 개발은 의미를 갖는다. 최근 몇 년 사이 용인의 도시 지형을 보면 이러한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용인은 지금 거대한 변화의 흐름 속에 있다. GTX 교통망 확충과 반도체 산업 확대, 산업단지 조성, 복합도시 개발까지 굵직한 사업들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도시 확장이 아니라 산업과 주거, 교통 구조가 함께 재편되는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용인도시공사가 있다. 도시개발사업의 공동 시행자로 참여하는가 하면 산업단지 개발에서는 지분 투자 형태로 참여하며 역할을 넓혀가고 있다. 지방공기업이 도시의 핵심 개발사업에 깊이 관여하는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대표적인 사업이 경기용인플랫폼시티다. 플랫폼시티는 GTX 개통과 연계해 추진되는 대규모 도시개발 사업이다. 기흥구 보정동과 마북동, 신갈동, 수지구 상현동과 풍덕천 일대 약 83만 평 부지에 첨단산업과 상업, 주거, 문화 기능이 결합된 복합도시를 조성하는 계획이다. 계획 인구만 약 2만7천 명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다.
이 사업의 특징은 단순한 주거단지 개발이 아니라는 점이다. GTX 교통망과 연계해 첨단산업과 연구개발 기능을 유치하고 자족형 경제도시를 구축하겠다는 목표가 제시돼 있다. 수도권 남부의 새로운 경제 거점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사업 시행자는 경기도와 용인시, 경기주택도시공사(GH), 그리고 용인도시공사다.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 공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형태다. 사업 기간은 2021년부터 2030년까지이며 실시계획 인가 이후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플랫폼시티가 복합도시 개발이라면 또 다른 축은 반도체 산업단지다. 용인 처인구 원삼면 일대에는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면적만 약 126만 평, 총사업비는 약 3조8천억 원 규모다. 반도체 생산시설과 협력 기업을 집적화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 목적이다.
이 사업은 민간 기업 중심으로 추진되지만 용인도시공사 역시 지분 참여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지방공기업이 산업단지 개발사업에 투자자로 참여하는 구조다.
반도체 산업은 국가 전략 산업으로 평가받고 있고 지역 차원에서도 경제 구조를 바꿀 수 있는 핵심 산업으로 주목받는다. 용인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반도체 중심 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하지만 개발 흐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제2용인테크노밸리 역시 반도체 산업과 연계된 산업단지 사업이다. 처인구 이동읍 덕성리 일대 약 27만㎡ 규모로 조성되며 민관 합동개발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 사업에서도 용인도시공사는 20% 지분을 보유한 참여 주체다.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한 민관 공동개발 방식은 최근 산업단지 개발에서 자주 활용되는 구조다. 공공은 행정 지원과 일부 투자 역할을 맡고 민간은 사업 추진과 투자 구조를 담당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더해 반도체 협력 산업단지 조성 계획도 추진되고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 주변 협력 기업의 입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산업단지로 역시 민관 공동개발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이처럼 플랫폼시티와 반도체 산업단지, 테크노밸리까지 이어지는 개발 사업은 용인을 수도권 남부의 산업 중심 도시로 만들겠다는 전략과 연결된다.
도시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개발은 분명 긍정적인 기대를 낳는다. 산업 기반이 강화되고 일자리가 늘어나며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또 다른 질문도 제기된다. 바로 공기업의 역할이다.
용인도시공사는 도시 기반시설 관리와 공공사업 수행을 목적으로 설립된 지방공기업이다. 그러나 최근 사업 구조를 보면 단순한 시설 관리 기관을 넘어 개발사업 참여와 투자 기능까지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물론 도시공사가 개발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새로운 일은 아니다. 전국 여러 도시에서 도시공사가 산업단지나 도시개발 사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개발사업이 동시에 여러 곳에서 진행될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플랫폼시티 같은 대규모 도시개발 사업, 반도체 클러스터와 산업단지 개발, 그리고 SPC 방식 투자 사업까지 여러 사업에 동시에 참여할 경우 공기업의 역할과 책임 범위도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SPC 방식 사업에서는 지분 구조와 투자 구조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공기업이 지분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순한 행정 지원을 넘어 일정한 재정적 책임을 함께 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도시개발 사업은 장기간 투자와 회수 과정을 거치는 사업이다. 초기에는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지만 실제 수익은 분양이나 개발 완료 이후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도시공사의 재정 구조와 투자 방식, 위험 관리 체계 역시 중요한 요소가 된다. 또 하나 생각해볼 부분은 도시의 개발 방향이다. 플랫폼시티와 반도체 산업단지, 테크노밸리로 이어지는 개발 계획을 보면 용인은 산업 중심 도시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수도권 남부의 첨단 산업 거점 도시라는 목표다.
문제는 이러한 개발이 개별 사업 중심으로 진행될 것인지, 아니면 도시 전체 전략 속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될 것인지다. 도시개발은 단순한 부동산 사업이 아니다. 교통과 산업, 주거와 환경, 일자리와 생활 인프라까지 모두 연결되는 장기 프로젝트다. 특히 공기업이 참여하는 사업일수록 재정 구조와 사업 전략, 위험 관리에 대한 점검이 중요하다. 지방공기업의 개발사업은 도시 성장의 동력이 될 수도 있다. 동시에 재정 부담이나 사업 지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개발의 규모가 아니라 개발의 구조다. 플랫폼시티와 반도체 산업단지, 테크노밸리로 이어지는 용인의 개발 프로젝트는 도시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공기업의 역할과 책임이 어디까지 확장되는지에 대한 점검 역시 필요하다.
도시는 개발로 성장하지만 도시의 미래는 개발의 방향에 따라 달라진다. 지금 용인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형 개발사업들은 단순한 도시 확장을 넘어 도시의 산업 지형과 경제 구조를 새롭게 그리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 중심에서 움직이고 있는 용인도시공사의 역할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이제부터가 중요한 시점이다.
개발은 도시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개발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그 구조와 책임 역시 함께 점검돼야 한다. 플랫폼시티와 반도체 산업단지, 테크노밸리까지 이어지는 용인의 대형 개발사업 속에서 용인도시공사의 역할도 점점 커지고 있다. 도시의 미래 산업 기반을 만드는 중요한 과정일 수도 있고, 동시에 지방공기업의 역할과 책임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일 수도 있다.
기자수첩 한마디 "대형 개발사업 잇따라 참여…도시 성장 동력인가, 공기업 역할 확대의 시험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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