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승격 40주년 기획] 늙어도 떠나지 않는 도시, 안산이 돌봄의 기준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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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승격 40주년 기획] 늙어도 떠나지 않는 도시, 안산이 돌봄의 기준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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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초 노인케어안심주택으로 주거·의료·생활돌봄 결합한 통합돌봄 모델 제시
안산시

[뉴스타운/송은경 기자] 초고령사회는 더 이상 막연한 미래가 아니다. 병원과 요양시설, 가족의 부담에 기대어 노년을 버텨내던 방식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오래 사는 시대가 아니라, 어디에서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를 묻는 시대가 시작됐다. 지방정부의 복지정책도 이 질문 앞에서 근본적인 답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노인케어안심주택 내 커뮤니티 공간에서 입주민과 지역 주민들이 함께 보건분야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안산시

안산시는 이 변화의 한가운데서 기존 복지의 틀을 다시 짜고 있다. 단순히 복지 서비스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이 살던 곳에서 의료와 요양, 생활지원을 함께 받으며 일상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의료·요양 통합돌봄사업’을 통해서다. 이는 복지사업의 확대라기보다, 초고령사회에 대응하는 도시 운영 방식의 전환에 가깝다. 돌봄의 책임을 가족에게만 맡겨둘 수 없고, 시설 입소만을 유일한 대안으로 둘 수도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정책이다.

그동안 노년의 돌봄은 의료는 의료대로, 요양은 요양대로, 생활지원은 또 별도의 영역으로 나뉘어 작동해 왔다. 서비스는 존재했지만 연결되지 않았고, 제도는 있었지만 시민의 실제 삶과는 종종 거리가 있었다. 몸이 아프면 병원을 찾고, 거동이 어려우면 요양을 고민하고, 집 안에서의 생활이 무너지면 개인과 가족이 그 부담을 떠안는 구조가 반복됐다. 결국 돌봄은 있어도 통합은 없었고, 지원은 있어도 삶 전체를 지탱하는 체계는 부족했다.

안산시가 주목한 지점은 바로 이 틈이다. 돌봄을 의료나 복지의 개별 서비스가 아니라, 시민의 삶을 지키는 하나의 지역 시스템으로 바라본 것이다. 병원이나 시설로 옮겨가는 노후가 아니라, 익숙한 집과 동네 안에서 건강과 일상을 유지하는 노후. 안산시의 통합돌봄은 이 단순하지만 절박한 목표를 제도와 현장으로 옮기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그 상징적인 사례가 상록구 일동에 조성된 전국 최초의 ‘노인케어안심주택’이다. 이 공간은 단순한 임대주택이 아니다. 주거와 돌봄, 안전과 관계, 의료와 일상 지원이 한 공간 안에서 연결되는 지역 기반 통합돌봄의 실험장이자, 초고령사회가 요구하는 새로운 복지모델의 현장이다. 문턱을 낮추고 손잡이를 설치하는 물리적 개선을 넘어, 혼자 사는 노인이 고립되지 않고 필요한 도움을 제때 받을 수 있도록 구조를 바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정책이 특정 시설 하나를 보여주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안산시가 추진하는 통합돌봄은 방문가사, 주거환경 개선, 이동지원, 영양관리 등 일상 깊숙이 닿는 생활 밀착형 서비스로 이어진다. 질병을 치료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픈 몸으로도 삶을 지속할 수 있게 만드는 정책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초고령사회에서 필요한 것은 단순한 연명 지원이 아니라, 존엄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생활 기반이라는 점에서다.

더 주목할 대목은 통합돌봄이 이제 지방정부의 선도사업을 넘어 국가 제도로 확장되는 전환점에 서 있다는 사실이다. 3월 전국 시행을 앞둔 의료·요양 통합돌봄은 더 이상 일부 지자체의 시범사업이 아니다. 안산시가 먼저 현장에서 부딪히며 쌓아온 경험은, 앞으로 전국이 풀어야 할 돌봄의 과제를 먼저 보여준 사례로 읽힌다.

시 승격 40주년을 맞은 안산시가 내세우는 복지의 방향은 결국 분명하다. 얼마나 많은 서비스를 제공했는가보다, 시민의 삶을 얼마나 오래, 얼마나 안전하게, 얼마나 익숙한 자리에서 지켜낼 수 있는가다.

이번 기획은 초고령사회라는 거대한 현실 앞에서 안산시가 어떤 해법을 준비해 왔는지, 그리고 그 해법이 시민의 일상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짚어보는 데 초점을 맞춘다. 통합돌봄은 복지의 한 분야가 아니라, 도시가 시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방식 그 자체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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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2026-03-15 21:00:20
기대감 없습니다.

시민 2026-03-15 21: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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