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프랑스대사관 방문한 김중업건축박물관, 건축으로 읽는 한·불 수교 14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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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프랑스대사관 방문한 김중업건축박물관, 건축으로 읽는 한·불 수교 14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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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프랑스대사관, 김중업건축박물관과 교류 확대… MOU 협력 논의 본격화
주한프랑스대사관 직원들이 김중업건축박물관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안양시

[뉴스타운/송은경 기자] 건축은 오래 남는다. 그리고 때로는 외교보다 오래 기억된다.

주한프랑스대사관이 김중업건축박물관의 문을 공식적으로 두드린 장면은, 단순한 방문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2026년 한·불 수교 140주년을 앞두고 두 공간이 ‘건축’이라는 언어로 다시 연결되는 순간이었다.

4일 필립 베르투 주한프랑스대사를 비롯한 대사관 직원 80여 명이 안양 김중업건축박물관을 찾았다. 개관 이후 처음 이뤄진 대사관의 공식 방문이다.

행사는 기관 소개와 타운홀 형식의 워크숍, 전시 관람으로 이어졌고, 교류의 초점은 분명했다. 김중업이라는 한 건축가를 매개로 한 양국 문화협력의 재구성이다.

김중업건축박물관은 그 자체가 하나의 설명문이다. 1959년 김중업이 설계한 유유산업 옛 안양공장을 리모델링한 이 공간은, 산업시설이 어떻게 공공 문화자산으로 전환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재생건축’ 사례다. 공장, 경비실, 부속 건물까지 남겨진 흔적들은 건축가의 초기 실험성과 시간의 층위를 동시에 드러낸다.

이 장소가 프랑스와 만나는 지점은 분명하다. 김중업은 주한프랑스대사관을 설계한 건축가다. 프랑스에서 르 코르뷔지에 사무실에서 활동한 경험은 그의 건축 언어를 형성했고, 그 결과물은 서울 한복판에서 지금도 외교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프랑스대사관이 리모델링 과정에서 ‘김중업 파빌리온’이라는 이름으로 그의 흔적을 존중한 이유다.

양 기관의 협력은 이미 공간 밖으로 확장돼 있다. 대사관에서 보존·기증한 기둥 부재는 현재 박물관 야외 전시로 재구성돼 ‘건축유산의 이동’을 시민에게 보여주고 있다. 건축이 철거와 보존, 이동과 재맥락화의 과정을 거쳐 어떻게 살아남는지를 질문하는 장치다.

김중업건축박물관은 이번 교류를 계기로 2026년 10월, 한·불 수교 140주년 기념 특별기획전을 준비한다. 주한프랑스대사관을 중심으로 양국 건축문화 교류의 궤적을 조명하는 전시로, MOU 체결을 통한 전시·연구·교육 협력도 논의 중이다.

외교 문서보다 먼저 남는 것은 공간이다. 김중업의 건축이 다시 외교의 장으로 호출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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