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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무총리로 내정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오른쪽)^^^ | ||
3일 이명박 대통령은 마치 허를 치르듯 국무총리 및 중폭의 개각을 단행했다. 이날 개각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국무총리 내정이다.
지난달 31일 치정체제 구축을 위주로 한 청와대 참모진 개편에 이어 이날 정 국무총리 내정은 여러 가지 면에서 특징을 지울 수 있다.
많은 언론이나 관계 전문가들은 첫째로 이번 개각은 실질적인 이명박 정부 ‘2기 내각’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이번 9.3개각은 지난해 7.7.개각, 올 1.19개각에 이어 3번째이지만 실질적 2기 구축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둘째 그동안 대운하 반대, 부자감세 반대 등 현 정부의 주요한 경제정책에 반대를 한 개혁성향의 정운찬 전 총장을 국무총리로 내정한 것은 중도실용과 통합에 기조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의미가 있다고 청와대는 말했다.
셋째 충청권 출신을 내정함으로써 다가오는 선거 대비하면서 지역통합이미지 제고를 통한 중도의 강화라는 의미 이외에도 한나라당 내의 박근혜 전 대표의 현재까지의 독보적 차기 대선 주자에 대한 견제의 포석이라는 의미도 내포됐다고 말한다. 청와대의 고위 당직자도 정 후보 내정에 대해 ‘한나라당 안에서 이러저러한 인재가 육성되면 좋은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박근혜 전 대표 견제의 의중을 나타내기도 했다.
친박계 강경기조의 일부 의원들은 이를 두고 이명박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표를 실질적으로 견제하려는 뜻이 분명히 나타난 것이라며 이에 대한 분명한 선을 그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원도 있다고 한다.
넷째 이번 개각은 지역이나 학연 등을 골고루 안배한 흔적이 역력한 ‘탕평인사’라는 한나라당의 긍정적 평가도 있다.
그러나 이와는 전혀 견해를 달리하는 평가도 존재한다. 노영민 민주당 대변인은 “이 대통령과 정 후보자는 둘 중의 하나가 소신을 접어야만 가능한 조합”이라고 혹평하고 “과연 이 조합이 순항할지 의문이다. 누가 소신을 굽힐지 지켜보겠다”고 말하고 “한복 바지에 양복 상의를 입은 격”이라고 비판했다.
박선영 선진당 대변인은 더욱 날이 선 비판을 가했다. 그는 “억지 충청 총리에다 전리품 장관”이라면서 “정 후보자가 일성으로 세종시를 수정해서 추진하겠다고 발언하는 것은 그 자체로서 총리 자격이 없다”고 굵은 선을 그었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도 정 후보에 대해 “장미를 논에다 옮겨 놓은 것으로 꽃이 잘 필지 모르겠다”는 평을 하며 부정적 견해를 표했다.
정운찬 후보는 총리 내정 발표 직후 가진 서울대 기자간담회에서 “이 대통령도 나도 경쟁을 촉진하되 뒤처진 사람을 배려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운을 뗀 뒤 “경제문제에서 시각차이가 크게 없다”고 말하고 그동안 자신이 반대를 해왔던 ‘4대강 살리기’에 대해 “친환경적으로 만들고 동시에 4대강 주변에 쾌적한 중소도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세종시 문제에 대해서는 “원점으로 돌리기는 어렵지만 원안대로 한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는 총리 내정 발표 직후의 그의 발언에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이명박 대통령과 정운찬 후보사이에 몇 차례 오고간 의견이 있다고 한다. 과거 이 대통령은 정 후보자에게 서울시장 출마를 권유한바 있고 대통령인수위원장을 맡아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 후보자가 먼저 총리를 한번 해보고 싶다는 뜻을 지인을 통해 전달했다고 한다. 정운찬 후보는 그러는 당시 야권의 대선 후보군으로 회자되고 있었다.
서민정책 강화, 중도실용 실천, 통합과 화합 등으로 포장된 이명박 대통령의 행보에 정운찬 후보라는 상식적으로 엇갈리는 정치철학의 만남을 대통령이 선택했다. 국가를 위해선 그러한 파격적인 인사를 통해 헤쳐 나갈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청와대 참모, 특히 청와대 상근의 강만수 경제특보 및 친 이명박 대통령의 참모진과의 정책 조율에 있어 얼마나 잘 해낼지 두고 볼 일이다.
정운찬 후보는 지금까지의 현 정부 정책에 대한 쓴소리를 한 인물로 실제 현실에 들어와 내각의 총사령탑으로서 구체적이고 바른 정책 실현을 해 나갈지 큰 부담을 안게됐다. 외부에서 보는 시각은 결코 순항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사사건건 불협화음을 일으키면서라도 소신을 밀고 나갈지 아니면 후보 내정 발표 직후의 그의 발언처럼 미리 무릎을 꿇고 외부로의 소음을 발산하지 않으면서 대통령만을 보좌하는 조용한 총리가 될지 두고 볼 일이다. 가시가 있는 장미 총리냐 아니면 해바라기 총리냐의 문제는 그의 역량, 소신, 타협기술 등 숱한 핵심역량이 필요한 시점이다.
많은 국민들은 정운찬 후보가 진정으로 소신을 가지고 현재의 일방독주적 행태를 막고 타협과 화합, 국가경제의 효율성, 미래를 대비하는 정책 등으로 밀고 가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차기 대선의 커다란 꿈을 꾸어왔던 정 후보는 자신이 원해서 총리후보가 됐듯이 중요한 기회이자 모험이기도 하다.
자기 목소리 없는 해바라기 총리가 되지 않기만을 바랄뿐이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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