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선교 경기도당위원장 특강에서 확인한 ‘대변인의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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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김선교 경기도당위원장 특강에서 확인한 ‘대변인의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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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마디 "말은 남고, 기록은 돌아온다"
김병철 기자
김병철 기자

[뉴스타운/김병철 기자] 선거를 앞둔 정치 조직에서 가장 먼저 흔들리는 것은 메시지다. 정책이 아니라 말이고, 인물이 아니라 표현이다. 선거 일정이 다가올수록 발언은 짧아지고, 해석은 길어진다.

국민의힘 김선교 경기도당위원장이 28일 대변인단을 상대로 진행한 이번 특강은, 그 점을 전제로 시작된 자리였다. 무엇을 어떻게 이기겠다는 선언보다, 말이 만들어지는 구조를 먼저 짚는 방식이었다.

강연의 출발점은 ‘이기는 경기도’라는 표현이었지만, 김 위원장이 실제로 강조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었다. 그는 대변인을 ‘입’으로 규정하지 않았다. 대신 “정리하는 위치”, “관리하는 자리”라는 표현을 반복했다. 말이 나오기까지의 맥락, 말이 나간 이후의 파장, 그리고 말이 기록으로 남는 과정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선거 국면에서 대변인의 말은 개인 발언이 아니다. 김 위원장은 이 점을 분명히 했다. “대변인의 한 문장은 개인 의견으로 소비되지 않는다”는 말은, 발언의 자유를 제한하겠다는 경고가 아니라 발언의 무게를 환기시키는 언급에 가까웠다. 그는 대변인의 언어가 언제나 ‘조직의 공식 기록’으로 기능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말은 휘발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장 오래 남는 자료가 된다는 의미다.

특강 내내 반복된 단어는 ‘속도’가 아니라 ‘순서’였다. 김 위원장은 즉각적인 대응이 항상 옳지 않다는 점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논란이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입장을 내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확인하고 내부 기준을 점검하는 일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빠르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틀리지 않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위기 대응 매뉴얼을 설명하는 문장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강연의 맥락은 조금 달랐다. 김 위원장이 문제 삼은 것은 ‘틀린 말’보다 ‘정리되지 않은 말’이었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 내부에서도 합의되지 않은 표현이 외부로 나가는 순간, 대변인은 상황을 설명하는 사람이 아니라 논란의 당사자가 된다는 지적이었다.

경기도라는 공간의 특수성도 언급됐다. 김 위원장은 경기도를 단일한 정치 지형으로 보지 않았다. 그는 “같은 문장이라도 지역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메시지를 세분화하라는 주문이 아니라, 획일적인 언어 사용에 대한 경계로 읽힌다. 대변인의 말은 지역을 설명해야지, 지역을 덮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였다.

강연에서 인상적인 대목은 ‘말하지 않는 선택’에 대한 언급이었다. 김 위원장은 모든 질문에 답하는 것이 능력이 아니라고 말했다. 답할 수 없는 질문, 아직 답하지 않는 것이 맞는 질문을 구분하는 판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침묵도 하나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표현했다. 선거 국면에서는 이 문장이 특히 낯설게 들릴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침묵을 회피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무책임한 발언을 막기 위한 적극적 선택으로 설명했다.

대변인의 위치를 바라보는 김 위원장의 시선은 관리자의 그것에 가까웠다. 그는 대변인을 ‘말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말을 거르는 사람’에 비유했다. 모든 정보를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확인된 사실과 설명 가능한 범위를 선별해 정리하는 역할이라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개인의 판단이 아니라 내부 기준이라는 점도 강조됐다.

강연 후반부로 갈수록 메시지는 더 단순해졌다. 김 위원장은 “선거는 결국 신뢰로 귀결된다”고 말했다. 자극적인 한 문장으로 얻는 관심보다, 일관된 태도로 쌓이는 신뢰가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었다. 이는 선거 전략을 논하는 자리에서 다소 비효율적으로 들릴 수 있는 말이다. 그러나 그는 단기적인 유불리를 따지기보다, 대변인의 언어가 장기적으로 어떤 기록으로 남는지를 문제 삼았다.

이번 특강은 박수나 구호로 끝나는 자리가 아니었다. 오히려 대변인단에게과제를 남긴 자리였다. 무엇을 말할 수 있는지보다, 무엇을 말해서는 안 되는지를 더 많이 생각하게 만드는 강연이었다. 김 위원장은 대변인의 역할을 ‘설명자’로 규정했지만, 그 설명에는 늘 책임이 따른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선거를 앞둔 조직에서 메시지는 가장 먼저 소비되고, 가장 쉽게 왜곡된다. 그렇기 때문에 대변인의 말은 늘 공격의 대상이 된다. 김선교 위원장의 이번 특강은 그 현실을 부정하지 않았다. 대신 그 현실 속에서 대변인이 어떤 태도를 유지해야 하는지를 차분한 어조로 언급했다.

말은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기록은 돌아온다. 선거가 끝난 뒤 남는 것은 결과만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어떤 말을 했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이번 특강은 대변인단에게 그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는 자리였다. 그리고 그 점에서, 이 강연은 선거 전략 강의라기보다 언어에 대한 경고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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