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경상수지 흑자에도 원화 약세 지속…'고환율의 뉴노멀' 현상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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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경상수지 흑자에도 원화 약세 지속…'고환율의 뉴노멀' 현상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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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흑자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 중임에도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반을 유지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2025년 1~10월 경상수지 흑자는 895억8000만 달러로, 연간 전망치인 1150억 달러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국제유가 하락에 힘입은 경상수지 개선에도 불구하고, 해외 투자가 급증하면서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가 국내에 머물지 않고 대거 빠져나가는 구조가 자리잡았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국내 기업, 국민연금 등 연기금, 개인 투자자 모두가 위치한다. 1~10월 기준 거주자의 해외 증권투자액은 1171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같은 기간 경상수지 흑자인 896억 달러를 크게 상회한다. 외국인 자금 유입이 확대되어 코스피가 최초로 4000을 돌파하고 코스닥도 900선을 기록하는 등 국내 증시가 활기를 보였지만, 이와 달리 환율은 지난해 평균 1422.16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2월 한때 1480원대로 급등한 환율은 정부의 적극적 개입 이후 연말 1430원대로 떨어졌으나, 구조적 원화 약세 흐름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경상수지 흑자 → 원화 강세로 이어지던 기존의 공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점을 의미한다. 기업들은 수출 대금을 곧바로 환전하지 않고 해외 투자를 대비해 달러를 보유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2023년 3분기 기준 기업 외화예금 월평균 잔액은 919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다. 국내 거주자의 해외 자산이 빠르게 증가한 결과, 2014년 이후 순대외자산(NFA)은 상승세를 지속해 2023년 1조 달러를 돌파했고, 2024년 말에는 GDP의 58.8%까지 확대되었다.

해외주식에 적극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서학개미)들도 주요 주체로 부상했다. 예탁결제원이 집계한 2023년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327억 달러로, 2024년(105억 달러)의 3배를 넘어섰다. 국민연금도 2023년 9월 기준 전체 자산의 37.3%를 해외주식, 23.6%를 해외채권에 투자하는 등 비중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이처럼 기관과 개인의 공격적인 해외투자가 환율 변수로 새롭게 작동하며, 수출·경상수지와 환율의 전통적 연결고리가 약화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국내 자본 시장의 투자 매력을 높이고, 해외 유출 자금의 환류를 유도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정부 역시 국내 복귀를 유인하는 각종 인센티브 및 세제 혜택을 도입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미국 주식 투자 열풍이 달러 수요를 확대시킨 만큼, 국내 투자 유인을 높이고 금융시장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영무 NH금융연구소장도 경제 성장률과 투자 매력의 제고가 원화 신뢰 회복의 관건임을 지적하며, 구조 개혁을 통한 생산성과 장기 성장률 증진을 강하게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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