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들어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누적 수주 실적이 500억 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 10여년 간 유례없는 최대 수준이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 1400원 대 중후반에 머물면서, 해외사업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양상이다.
건설업은 전체적으로 수입 자재 의존도가 높아 환율 변화에 민감하다. 전력 생산에 쓰이는 유연탄, 철근 등 주요 자재 비용의 상승은 곧바로 공사비 인상으로 이어진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환율이 10% 오를 때 건설업 직접 원가는 0.34% 증가하며, 타 산업발 물가 상승 요인이 건설 분야로 전가될 땐 부담이 더 커진다. 이런 환경에서 주요 건설사들은 환리스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각종 전략을 도입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올해 3분기 기준 해외매출이 5조3311억원에 달하며, 전체 매출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회사 측은 대형 인프라 위주로 수주를 선별해 진행하고, 입찰 단계에서 환율 변동분을 반영하며,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자재 발주 시점 조정 등으로 수익성 악화를 방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외화 자재 구매비용에 대해서는 선물환 계약을 통한 환율 헤지와 더불어, 프로젝트별 자금 운용 계획을 재점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3분기 기준 전체 매출 23조2054억원 중 8조8376억원, 즉 38%를 해외 관련으로 기록했다. 미국 등 선진국과 원자력 등 고부가가치 에너지 분야 중심으로 해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수주 단계부터 환율변동 반영 계약과 다양한 금융조달 전략을 적용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더해 전사적인 수익성 점검·비용구조 조정, 그리고 프로젝트별 리스크 조기 인식 등 내실을 강화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전체 매출 6조3406억원 중 1조5659억원이 해외건설에서 창출됐으며, 해외 프로젝트 수주시 계약통화를 달러뿐 아니라 유로화, 현지화 등으로 분산하고 있다. 환율 변동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금융상품 가입도 병행한다. 회사 측은 다양한 시장에 진출해 근본적으로 환율 영향을 긍정·부정 측면 모두로 인식하며, 선물환 등 금융상품을 활용해 변동성에 대응하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동부건설 역시 해외사업 매출을 늘리고 중남미 등지로 진출을 모색하고 있으며, 원가 산정 시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환율 및 물가 연동 조항을 검토해 리스크 최소화에 힘쓰고 있다.
일각에서는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도 있다. 건설업은 수주부터 준공까지 사업기간이 긴 편이어서 단기적 환율 변동엔 큰 영향이 없지만, 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내수 의존업체 등은 수익성 악화 압박에 노출된다. 반면, 주택산업연구원은 건설경기 침체로 일부 건자재 가격이 안정세거나 하락세를 보여, 수입 자재 부담이 확대됐음에도 환율 부담이 일부 완화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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