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희토류 경쟁 봉합 이후 남은 과제…한국, 자원안보 전략 강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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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희토류 경쟁 봉합 이후 남은 과제…한국, 자원안보 전략 강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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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미중 패권 경쟁의 새로운 전선을 이룬 희토류 시장에서 수출 통제 조치를 1년 유예하기로 했다. 희토류는 전기차용 모터, 풍력발전 터빈, 반도체 공정, 방위 산업 등 첨단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필수 광물로 꼽힌다. 이 합의는 일시적 공급 충격을 완화시키는 효과를 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중심 정제·가공 독점 체제가 흔들림 없이 유지되고 있는 탓에 관련 산업계의 불안감은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다.

이후 미국은 중국산 희토류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자 유럽연합(EU), 호주, 캐나다 등과의 동맹 공급망 구축에 나서며 자국 내 희토류 산업 복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본토의 마운틴패스 광산을 오랜만에 재가동하고 국방 예산과 보조금 지원을 확대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희토류 공급망의 핵심인 정제, 분리, 가공 분야에서 여전히 중국이 세계 시장의 80~90%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실정이다. 전기차와 풍력발전과 같은 주요 산업용 영구자석 역시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을 중심으로 중국에 사실상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구조가 계속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치적 합의를 통한 휴전 국면일 뿐 근본적 구조 개편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희토류의 대체 기술 상용화가 녹록지 않은 만큼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여전히 중국산 공급망에 발이 묶여 있다. 이에 따라 전기차·풍력 등 에너지 전환 산업과 반도체 및 방위산업까지 국내외 가격 경쟁력과 원가 부담에 실질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아있다.

한국의 경우 제조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7.6%로 OECD에서 두 번째로 높음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 산업 원료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핵심 광물의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는 구조적 취약점을 지니고 있다. 한국은 희토류 문제의 직접 당사자는 아니지만, 주력 수출 산업 상당 부분이 희토류에 영향을 받으며, 중국에 대한 수입 의존도 역시 높아 지정학적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산업계 전반에 부담이 가중될 소지가 크다. 국내에서도 강원, 충남, 울산 등지에 희토류가 매장되어 있으나, 품위가 2.1%로 낮아 경제성이 떨어지며, 보고된 매장량의 실제 가치도 연 8억 원 수준에 그친다.

이런 배경에서 한국은 지난해 2월 국가자원안보특별법을 도입, 희토류를 포함한 필수 광물을 산업·에너지·외교·안보 통합 차원에서 비축하고 관리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이어 12월 정부 주도로 개최된 제1차 자원안보협의회를 통해 핵심 공급·수요기관을 지정하고 민관합동 위기대응체제 구축이 추진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미중 간 희토류 전쟁이 잠정적으로 봉합된 지금이 자원 안보 강화를 본격화할 적기라고 평가한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한국이 에너지 전환과 첨단산업 경쟁력을 지키는 최소한의 안전망을 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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