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고환율 대응책의 일환으로 해외주식에 투자한 개인투자자(이른바 서학개미)를 대상으로 세제 지원을 발표한 가운데, 이번 정책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내년 1분기부터 적용되는 이 제도는 해외주식 매도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나, 다양한 제도적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핵심은 기획재정부가 도입한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다. 이제 해외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는 세제 혜택을 받으려면 별도의 RIA 계좌를 증권사에서 신규 개설해야 하며, 기존 보유 주식을 이 계좌로 이전한 뒤 매도 및 환전을 실행해야 한다. 기존 종합계좌에서 매도·환전 시에는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RIA 계좌 개설과 관련한 세부 방안 및 전산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게 요구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 형태가 공개되지 않아 시장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 세제 혜택은 매도한 해외주식 자금으로 국내 주식 또는 국내 주식형 펀드에 1년 이상 투자할 경우에만 제공된다. 다만, 국내 시장에 상장된 해외주식형 ETF(TIGER나스닥100, KODEX 미국S&P500 등)는 혜택에서 제외된다. 동시에, 매도액 기준 5,000만 원이라는 상한선이 존재하지만, 실제로 얼마만큼의 금액을 국내 주식에 재투자해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아 투자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환전 대금의 상당 부분"을 국내 주식에 투입해야 한다는 원칙만 밝혔을 뿐 세부 기준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투자자들이 해외주식 매도 후 RIA 계좌를 이용해 양도세 혜택을 누리고, 다른 증권사 계좌에서 다시 해외주식을 매수하는 ‘돌려막기’ 방식이 가능하다는 점도 우려로 지적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증권거래세만 부담하고도 양도세를 감면받을 수 있게 돼 사실상 제도의 취지가 퇴색될 수 있다. 여기에 정부가 일반 계좌에서 추가로 해외주식을 사는 행위까지 막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양도소득세 감면이 단기적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계좌 이동만으로 조세 손실이 발생하고 실질적인 이익은 제한적"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세제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시점도 다소 멀다는 의견이 나온다. 예를 들어 내년 1월에 해외주식을 매각할 경우, 이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은 2027년 5월에 실제 신고·납부를 할 때 적용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증권업계는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와 긴급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대응에 나섰다. 대형 증권사는 전산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중소형 증권사는 준비 기간이 촉박해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해외 투자자의 국내 유인 효과가 크지 않거나, 국내 투자자들과의 역차별 논란 등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뉴스타운
뉴스타운TV 구독 및 시청료 후원하기
뉴스타운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