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색에 물든 우리말-(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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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색에 물든 우리말-(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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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에 눌린 가락국수와 따루면(大鹵麵)

오늘날 우리가 먹는 음식 중 ‘우동’이라는 음식이 있다. 말 만 들어도 일본냄새가 물씬 난다. 간혹 외식을 할 때 간편하고 저렴하게 먹을 수 있어 편리한 음식이긴 하다. 그런데 이를 일식집에서 먹으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한식집이나 중국집에서 먹게 되면 어쩐지 우동이라는 이름이 어색하게 들린다.

요즈음 음식 값도 만만치 않다. 그래도 점심 한 끼 가장 쌈직 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은 중국집밖에 없다. 중국집에 들어서면 으레 시키는 것이 자장면 아니면 우동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음식의 연유는 알고 넘어가야 하겠다.

자장면은 인천이 원조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다. 구한말 조선이 개방되면서 중국 산동성(山東省)의 인부들이 돈벌이를 위해 인천에 몰려들며 작업현장에서 국수를 시켜먹었는데 국물이 있는 국수를 배달하다 보니 국수가 불어 현장에서 비벼먹기 위해 만든 것이 자장면이라고 전하며 그 역사 까지 열거한다.

인천 차이나타운인 청관(淸館)에서는 매년 ‘인천-중국의 날’을 맞아 자장면축제를 개최하기도 한다. 그러나 또 다른 자료에 의하면 자장면은 초장면(炒醬麵)에서 나온 말인데 중국 남부지역의 음식으로 아시아 전역으로 퍼져나간 비빔국수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요리라고 전한다.

지금 중국집에서 먹을 수 있는 우동은 원래 따루면(大滷麵)이라는 중국의 가락국수이다. 본래의 ‘북경 따루면(北京-大滷麵)’은 마른 전복, 새우, 목이버섯 등 고급 재료를 넣어 만든 호화롭고 고급스러운 오색탕면(五色湯麵)으로 고급요리 중의 하나이다. 지금은 간체(簡体)를 써서 따루면(大鹵麵)이라 부른다. 그 생김새가 우동과 비슷하여 후일 우동으로 변신한 것이다.

우동은 원래 일본의 운돈(うんどん-饂飩)의 변한 말로 우동(うどん-饂飩)이라 바뀌었다. 흔히들 우동을 .가끼우동‘이라 하는데 정확한 발음은‘우동가께(うどんかけ-饂飩掛け)가 변화한 ‘가께우동(かけうどん-掛け饂飩)’에서 나온 말이다.

우동의 재료는 거의 중국의 따루면과 비슷하다. 얇게 썬 파 채, 각종어묵, 새우, 야채튀김, 반달 어묵 등을 얇게 썰어 넣는다. 여기에 뜨거운 국물을 곁들여 먹는다하여 가께우동이라 한다.

우동에 입맛이 길들여진 한국 사람들이 중국집에 가서 따루면이 우동의 모양과 맛도 비슷하여 우동으로 부르다 보니 원조 따루면은 이제 자취를 감춘 지 오래됐다. 이 모두가 한국 사람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우동을 우리말로 고쳐 부르자면 가락국수나 국수장국이라 해야 하는데 한번 굳어진 습관은 좀처럼 고쳐 부르기가 어렵다. 따지고 보면 우리의 가락국수와 중국의 따루면이 우동의 위세에 눌리고 만 셈이다. 그렇다고 계속해서 이렇게 부를 것인가? 언젠가는 원조를 찾아 제대로 불러야 한다. 우리 한국식당에선 가락국수로 중국식당에선 따루면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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