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과 눈물’의 양자역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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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과 눈물’의 양자역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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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기간에 국회 사랑재에서 올린 딸 결혼식에 대해 해명하면서 눈물을 보이는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국회방송 화면 캡처
국정감사 기간에 국회 사랑재에서 올린 딸 결혼식에 대해 해명하면서 눈물을 보이는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국회방송 화면 캡처

정치인의 거짓말은 반도체 원료보다 더 엄격하게 검증해야 한다. 국가와 국민에게 해악을 끼치기 때문이다.

“독립해서 사는 딸의 결혼이라 관여하지 못했다”, “결혼식 날짜를 몰랐다” 국정감사 기간에 국회 사랑재에서 치러진 딸 결혼식 논란에 대한 최민희 의원의 변명이다. 거짓말이거나 아주 심각한 진실 왜곡이다.

결혼식은 신랑과 신부 당사자의 예식이 아니다. 신랑과 신부가 부모와 친지들에게 혼인을 서약하고, 예를 갖추는 의식이다. 그러나 최 의원은 자신이 결혼 당사자가 아니라서 예식 날짜도 몰랐고, 관심조차 없었다고 말한다. 상식이 있는 가정의 경우 결혼식 날은 부모와 상의해서 잡는다. 이 경우 딸과 완전히 절연(絶緣)한 사이가 아니라면 거짓말로 봐도 무방하다.

축의금 카드 결제나 예식 장소의 문제는 이런 거짓말에 비하면 애교로 보인다. 그는 이 거짓말을 포장하기 위해 양자역학까지 들먹였다. 우리는 그가 최근에 양자역학에 대해 학습한 사실까지 의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양자역학이 딸 결혼식을 챙기지 못할 정도로 자신의 영혼을 빼앗아 간 이유를 그는 설명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처럼 그의 거짓말을 감싸고 있는 포장재에 해당하는 양자역학, 애틋한 딸, 눈물 이 세 가지를 걷어내고 나면 남는 것은 무엇인가? 정치인의 이기적인 위선이다. 그는 버젓이 세간에 돌아다니는 카드 결제 링크까지 명시한 청첩장을 보고도 “피감기관에 딸 결혼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라고 우겨댄다. 눈물까지 보일 바엔 차라리 피감기관이나 이해관계자들로부터 받은 축의금을 돌려주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그는 거짓말 잔치로서 국회를 능멸하고, 딸 결혼이라는 진짜 잔치를 오욕(汚辱)으로 멍들게 만들고 말았다. 그는 고개를 숙이지 않고, 거짓과 눈물로 숨기려 했다. 실제로 그는 잘못을 인식하지 못하고, “긁혔다”라는 말로 넘어가려 했다. 사안을 가볍게 치부하려는 태도다.

대체 그는 왜 그래야 했을까? 여기에 무슨 별다른 이유가 있겠는가? 딸 결혼 이전에 자신이 국회에서 자행했던 수많은 갑질, 그 때문에 사과보다 눈물겨운 변명이 자신에게 좀 더 유리하다고 착각한 건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사과를 모르는 그의 눈물 역시 갑질의 또 다른 표현이 아닐까? 양자역학에서는 가능한 점핑 현상일까?

악어에게 무슨 슬픔이 있겠는가. 단지 눈물이 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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