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30일 미국군 고위 간부 수백 명(약 800명으로 알려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혹은 전쟁장관)의 매우 당파적인 연설을 말없이 경청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1일(현지시간) 이같이 전하고 “(모임 자리에서) 대통령과 장관 두 사람은 모두 전임자들을 강하게 비판하고, 자신의 정치적 목표를 과장하며, 두 사람의 불만을 극명하게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군 지도부를 상대로 한 정치적 연설에 대한 공화당 지지자와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도 칭찬과 비판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펜타곤(Pentagon)의 헤그세스 팀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전 세계에 배치되어 주둔하고 있는 지휘소의 장군, 제독들, 그리고 고위 장성들을 워싱턴에서 남쪽으로 약 48.3km 떨어진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군기지로 소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합동참모본부 의장인 댄 케인(Dan Caine) 장군은 개회사에서 참석자들에게 “이 행사가 고위 장교들과 그들의 최고 참모들이 군 민간 지도부로부터 직접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전례 없는 기회이자 영광’”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국방부에 열정적인 내각 관리 한 명을 배치하여, 미군을 당파 정치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오랜 원칙들을 거듭거듭, 그리고 거리낌 없이 짓밟아 왔다고 WP는 비판했다. 그러나 1일의 대통령과 전쟁 장관의 연설은 현 행정부가 그러한 원칙들을 전면적으로 무시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지금까지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났다고 신문은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 70분 동안 횡설수설하며, 참석자들이 자신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방을 나가도 된다고 농담을 건넸지만, “계급이 사라지면 미래도 사라지는 법”(there goes your rank, there goes your future)이라고 경고성 발언을 해, 참석자 중 일부는 불편한 웃음을 자아냈다. 트럼프가 집권한 이후, 그와 헤그세스는 수많은 장군과 제독들을 별다른 이유 없이 해고했다. 반면, 대통령과 국방장관 모두 군의 다양성과 포용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이 두 인물에게는 해로운 ‘깨어 있는 이념’(woke ideology)을 지지한다고 비난하는 여성과 그 외 인물들에 대해 과도하게 비중을 두며 연설했다.
트럼프는 양극화되고 있는 미국 도시들을 감시하기 위해, 군 병력을 사용하는 상황을 옹호하며, ‘내부의 적’(the enemy within)이라고 비난하면서도 국내에서는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국방부가 해당 도시들을 ‘훈련장’(training grounds)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이미 소송을 촉발한 파병 명령을 내리면서 몇몇 주 및 지방 당국자들의 우려를 불러일으킬 것이 분명하다.
트럼프는 또 국방부를 ‘전쟁부’로 개편하기로 한 자신의 결정을 자화자찬했고, 우크라이나 갈등을 종식시키지 못한 자신의 무능함을 한탄하면서, 러시아 해안에서 미국 잠수함의 매우 민감한 움직임을 암묵적으로 인정했다고 WP는 전했다.
트럼프는 “나는 이걸 ‘앤워드(n-word)’라 부른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잠수함의 핵무기를 암시하는 듯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n-word는 두 가지가 있는데, 둘 다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앤워드의 n은 nuclear(핵)과 Nigger(니거. 노예의 뜻을 내포하는 껌둥이)를 의미한다.
해군기지에 모인 군 간부들은 군부의 초당파적 전통에 따라 발표를 거의 침묵 속에 지켜봤다. 듀크 대학교 정치학자 피터 피버(Peter Feaver)는 두 사람의 연설에 모두 반응하지 않고 정중하게 경청함으로써 ‘매우 어려운 고공 행진을 잘 해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헤그세스 또한 군 지도자들이 침묵을 지키는 이유를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 역시 칭찬받을 만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피버는 “이 연설들은 앞으로 몇 달 동안 군이 고민해야 할 많은 의문들을 제기했다”면서, “하지만 생방송으로 그 문제를 다룰 필요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민군(民軍) 관계에서 매우 껄끄러웠던 시기가 일부에서 우려했던 재앙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전직 국방부 관리이자 민간-군사 문제 전문가인 코리 셰이키(Kori Schake)는 좀 더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 미국 기업 연구소(AEI)의 수석 연구원인 셰이키는 “군 지도자들을 그토록 노골적으로 당파적인 정치적 연극에 몰아넣은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며, 최고 사령관이 그들을 동포 미국인에 대한 폭력을 부추기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 자리에서 트럼프는 헤그세스에 의해 소개되었는데, 그는 대통령을 위한 열렬한 워밍업 공연에서 때때로 욕설과 저속하고 자극적인 언어를 사용했다. 그는 “우리의 적들에게 : FAFO”라고 말했는데, 이는 “f*ck around, find out”을 뜻하는 약어였다. 한국어로 말하자면 “(너) 까불면 죽는 줄 알아” 정도의 뜻이다.
헤그세스는 대통령이 개입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고, 이 행사를 계획했으며, 지난주 버지니아주에 있는 모든 고위 군 지휘관과 보좌관들을 소집하라는 의문스러운 명령을 내렸지만, 일정에 대한 정보는 전혀 제공하지 않았다. 워싱턴 포스트가 25일 처음 보도한 이 명령은 올해 수많은 장군과 제독들이 해임된 이후 일부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1일 연설에서, 주 방위군 장교로 복무했던 전 폭스 뉴스 진행자 헤그세스는 수십 년 더 많은 군 경력을 가진 고참 장병들에게 강연했다. 그는 군을 “이전보다 더 강하고, 더 튼튼하며, 더 빠르고, 더 사납고, 더 강력하게” 만들겠다고 다짐하며, 국방부 장관 재임 기간 동안 사용해 온 수많은 주장들을 반복했다. 그중에는 군 간부들이 체력, 단련, 규율과 같은 기준을 엄격하게 준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포함되어 있다.
헤그세스는 이어 “군이 전쟁에서 승리하는 데 주력하는 것에서 벗어나도록 방치한 어리석고 무모한 정치인들”을 비난하며, 수십 년간 지속된 군 내부의 부패를 바로잡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미군의 전투력 사용 방식을 규정하는 지침인 “정치적으로 올바르고 고압적인 교전 규칙이 사라졌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압적으로 연설을 했다.
그는 또 추가 해고를 예상하며 “더 많은 지도부 변화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면서,“피터 치아렐리(Peter Chiarelli) 장군, 케네스 프랭크 맥켄지(Kenneth Frank McKenzie) 장군, 마크 A. 밀리(Mark A. Milley) 장군”등 세 명의 은퇴 장교를 “해고 하고 싶은 장교 유형”으로 거론했다.
헤그세스가 세 사람을 소환하기로 한 결정은 개인적인 의도가 있는 듯하다. 2012년 육군 2등 장교로 전역한 치아렐리는 헤그세스의 이라크 전 여단장이었던 마이클 스틸(Michael Steele) 대령을 질책했는데, 이는 해당 부대 병사들을 면밀히 조사한 전쟁 범죄 수사 이후였다. 맥켄지와 밀리는 2021년 혼란스러웠던 아프가니스탄 철수 작전 당시 지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타깃이 되었다.
헤그세스는 1990년부터 1991년까지 수개월 동안 미군과 동맹국들이 이라크의 침공과 이웃 쿠웨이트 합병을 격퇴했던 걸프전을 미국이 본받아야 할 분쟁의 사례로 꼽았다. 그는 걸프전을 “압도적인 병력과 명확한 최종 상태를 갖춘 제한된 임무”라고 규정했다.
또 헤그세스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1980년대에 미군을 증강한 것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당시 많은 군 지도자들이 베트남 전쟁에서 얻은 전투 경험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날에도 마찬가지”라며, “우리의 민간 및 군 지도부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참전 용사들로 가득 차 있다. 백악관까지 이어지는 이러한 냉철한 시각과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력 증강은 미래의 승리를 위한 우리의 자세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헤그세스는 또 군인과 민간 직원이 익명으로 고발하고, 악의적인 리더십을 보고하고, 인종, 성별, 성적 지향 또는 종교에 따른 불평등한 처우를 지적할 수 있는 채널을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더 이상 경솔한 불만은 없다. 익명의 불만도, 반복적인 불만도, 명예 훼손도, 끝없는 기다림도, 법적 불확실함도, 엉뚱한 커리어도 없다. 더 이상 눈치 볼 일도 없다”고 선언하고, “인종차별은 1948년부터 우리 조직에서 불법이었다. 성희롱도 마찬가지다. 둘 다 잘못되었고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현실은 그와는 매우 다르다.
헤그세스는 또 여성을 위한 기준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특히 전투 전문 분야 관련 직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이 해낼 수 있다면 훌륭하다. 그렇지 않다면 그냥 그렇게 내버뤄 두라”고 말했다.
헤그세스는 “펜타곤 복도에 있는 뚱뚱한 장군과 제독들을 포함한 뚱뚱한 군인들”(fat troops)을 비난하며 ‘보기 흉하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이제부터 신체검사를 통과해야 하며, 키와 몸무게 요건을 1년에 두 번씩 충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강력한’ 운동 루틴을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헤그세스는 자신의 비전에 따라 11개의 새로운 지침을 배포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국방부 관계자들은 이후 이 지침을 온라인에 게시했는데, 지침에는 괴롭힘이나 괴롭힘의 구성 요건 검토, 퍼플 하트 훈장(Purple Heart awards : 전투 중 부상입은 군인에게 주는 훈장) 수여 의무화, 그리고 우수 민간 직원들에게는 근무를 장려하고 성과가 저조한 직원들에게는 퇴사를 장려하는 새로운 방안을 마련하라는 국방부의 요구가 포함된다.
헤그세스는 또한 2024년에 출간될 자신의 저서 “전사들과의 전쟁”(The War on Warriors)을 홍보하며 “깨어있는”(woke) 문화가 군을 약화시켰다고 주장하는 방식을 분석했다. 콴티코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소셜 미디어에 이 문구를 게시했고, 연설 중에도 다시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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