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술판으로 변한 어린이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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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술판으로 변한 어린이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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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무관심 속에 시민 안전·위

^^^▲ 어린이공원후문노숙인들이 버린 쓰레기로 위생상태가 불량하다
ⓒ 임문식^^^
시민들의 휴식처가 돼야 할 공원이 일부 노숙인과 당국의 무관심으로 인해 시민들의 위생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서울역 뒤편쪽으로 약 100m 지점에 있는 청파 어린이공원. 21일 비오는 날 아침에 이곳을 지나다가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밤새 노숙인들이 있다 간 흔적들이 여기저기 흉하게 널려 있었기 때문이다.

공원 후문인 이곳에는 찌들대로 찌든 겨울용 이불 3개가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었다. 그 중 2개는 비에 젖을 대로 젖은 채 화단에 덩그러니 올려 있었다.

바닥에는 비에 젖은 널빤지가 깔려있었고 그 위에는 소주병과 막걸리병들이 놓여 있었다. 또 먹다 남은 과자 부스러기들이 빗물에 반쯤 녹은 상태로 바닥에 뿌려져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역겨운 생각이 들게 했다. 뿐만 아니라 옷가지, 양말 등도 널려 있어 불쾌감을 줬다.

아이들의 놀이기구와 운동시설이 있는 공원 내부의 벤치 바닥에는 먹다만 각종 컵라면 용기와 과자봉지, 소주병들이 무더기로 널려 있었다. 공원 벤치를 침대로 즐겨 이용하는 노숙인들이 평소 술판을 벌이고 난 뒤 음식물 쓰레기 등을 그냥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이 노숙인들이 버린 쓰레기들은 위생관념이 약한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 방치된 이불노숙인들이 쓰던 이불이 화단에 그냥 방치돼 있다.
ⓒ 임문식^^^
어린이공원 안에는 특히 ‘ㅅ’ 어린이집이 위치하고 있어 아이들의 안전에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어린이집 내부 놀이터에는 외부인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통행금지’ 플랜카드가 걸려 있다. 점심때나 저녁때가 되면 어린이집 아이들을 비롯한 인근 어린이들이 나와 놀이를 한다. 그럴 때면 언제나 어김없이 한쪽 편에는 노숙인들의 술판이 벌어진다. 이런 환경들이 연약하고 판단력이 미약한 아이들의 신변에 위협요인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공원의 운동시설을 이용하는 여성들도 불안함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서계동에 사는 이모(28, 여)씨는 “매일 이 근처를 지나지만 혼자 다닐 때는 이곳을 피해 돌아서 간다”며 “저녁 때 나와 운동을 하고 싶어도 근처 노숙자 때문에 부담을 느껴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당국의 이렇다 할 조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노숙인들이 덮고 자는 이불이 며칠 째 화단을 차지하고 있는 모습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곳 청소를 맡고 있는 용역 업체 직원은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불을 갖다 버려도 노숙자들이 다른 이불을 찾아 제자리에 놓는다고 한다. 아무런 대책도 세울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쓰레기를 청소하는 것도 노숙자들의 방해 때문에 그들이 없는 틈을 타서 작업할 수밖에 없을뿐더러 청소가 끝난 후에도 노숙자들이 한 번 왔다 가면 금세 다시 더러워지기 때문에 자신들이 욕을 먹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 버려진 음식물 용기음식물 찌꺼기가 들어있는 용기에 빗물이 담겨 있다.
ⓒ 임문식^^^
이런 노숙자 문제에 대해 당국은 ‘강제 권한’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용산구청 사회복지과 관계자는 “우리는 노숙인들을 시설에 보낼 수 있는 권한 밖에는 없다”며 “그들이 시설에 가지 않겠다고 하면 강제로 쫓아낼 수도 없다”고 말했다.

사회복지과에서 노숙자들에게 시설에 가겠냐고 물어봤자 그들이 거절하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노숙자들이 어떤 범법행위를 하지 않을 경우 사실상 제재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치안센터도 안전대책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청파 치안센터 관계자는 “민원이 들어 올 경우 상담을 하고 계도를 하긴 하는데 그들을(노숙인) 무조건 입건할 수는 없다”며 “단순히 노숙인 신분이란 것만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치안센터 역시 노숙인의 범법행위 없이는 그들에게 법적 제재나 처벌을 가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단순히 노숙인들이 공원에 앉아 있다는 사실만으로 강제 집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관련 법령이 어찌됐건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이다. 반대로 불안하고 위생에 문제가 있는 환경이라면 공원을 이용할 이유가 없다.

주민 김모(남, 청파동)씨는 “관련 법령 문제로만 떠넘기고 뒷짐만 질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실태를 진단하고 시민의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부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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