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16일 앞두고 열린 첫 TV토론은 유권자들의 판단에 있어 중요한 시험대였다. 각 당의 주요 후보들은 저마다의 정체성과 비전을 내세우며 존재감을 과시했지만, 토론회 종료 후의 반응은 예상보다 엇갈렸다.
토론의 무게는 곧 민심의 향방이다. 유권자들은 TV 앞에서 누가 나라를 맡길 '유능한 일꾼'인지, 누가 과거를 반복할 것인지, 누가 진짜 미래를 말하는지 귀를 기울였다. 그러나 이날 토론은 구조적 구도 변화 없이 ‘예상 가능한 무대’에 그쳤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그렇다고 의미 없는 무대는 아니었다. 각 후보의 언어는 정치적 상징 이상의 것이었다. ‘구도’와 ‘바람’, 두 개의 축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민심은 조용히 움직이고 있었다.
이재명, “유능한 일꾼”의 메시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실용’과 ‘미래’를 동시에 잡으려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번 대선은 어떤 나라가 되느냐를 결정하는 선거”라는 발언은 대통령 개인의 자질을 넘어 시스템과 국가 비전의 전환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언급하며 역사적 정통성과 민주주의 가치에 자신을 연결했고, “유능한 도구로 대한민국을 재정비하겠다”는 말로 실천적 지도자 이미지를 강화했다.
토론 후 SNS 반응에서 이재명 후보에 대한 평가는 ‘노련하다’는 단어로 요약된다. 실제로 상대 후보들의 공격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고, 경제 정책의 구체성보다는 가치와 방향성을 강조하며 상징성을 부각했다.
김문수, “일자리 대통령”의 외침은 울림이 있었는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경제 대통령’ ‘일자리 창출’이라는 키워드로 자신을 포지셔닝했다. 규제혁파위원회와 규제혁신처 신설을 언급하며 친기업적 정책을 제시한 그는 “일자리가 복지다”라는 말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그의 메시지는 현실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는 다소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SNS에서는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는 혹평이 이어졌다. 과거 노동운동가 출신이라는 그의 이력과는 달리, 이번 토론에서는 시대 흐름과 맞지 않는 보수적 경제 인식이 부각되며 설득력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준석, “중국을 이기려면 이공계 대통령”이라는 선언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이공계 출신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과거와 미래의 대결”이라는 틀 속에서 기성 정치권을 통렬히 비판하며, 과학기술 기반의 국가 전략을 강조했다. 특히 “중국의 과학기술 위협”이라는 발언은 현시점에서 국제정세를 반영한 전략적 메시지로 보인다.
하지만 “잘난 척했으나 본전을 못 찾았다”는 평처럼, 이 후보의 언변은 여전히 '신선함'을 넘어서지 못한 채, 정치적 안정감 부족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다만, 젊은 세대에게는 여전히 대안적 리더로서의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다.
권영국, 진보진영의 ‘숨은 카드’ 부상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이번 토론회를 통해 자신을 처음 접한 이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갈아엎겠다”는 직설적인 표현은 그 자체로 강렬한 메시지였고, 김문수 후보에 대한 직격은 그의 존재감을 배가시켰다.
불평등·소수자·이주민·농민 등 다양한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한 권 후보는, 기존 진보정당이 잃었던 급진적 목소리를 복원하며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일부 유권자 사이에서는 ‘심상정보다 강한 한 방’이라는 반응도 흘러나왔다.
바람은 누가 일으키고, 구도는 누가 뒤집을까
TV토론 이후 민심은 분명 흔들리고 있다. '이재명 대 김문수'의 양강 구도 속에, 이준석과 권영국이 변수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역풍에 이길 자 없고, 흩어져서 이길 자 없다”는 정치 격언처럼, 각 진영은 내부 단속과 외부 확장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문수는 부족했고, 이준석은 날카롭지만 정제되지 않았으며, 권영국은 신선한 충격을 줬고, 이재명은 실사구시적이었다”고 평가한다. 이 같은 평가는 특정 지지세력에 의존하지 않고, 일반 유권자 시각에서의 평가에 더 가깝다.
무엇보다 이번 대선은 직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라는 점에서, 누가 전 정권과의 거리 두기에 성공했는가가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명확해지는 판, 그러나 아직 결정되지 않은 민심
6·3 대선을 향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첫 TV토론은 후보자들의 명과 암을 동시에 드러냈다. 민심은 이제 '감정'이 아닌 '이성'의 단계로 들어선다. 유권자들은 말의 홍수 속에서 누구의 비전이 진짜인지, 누가 현실을 바꿀 수 있는지를 저울질하고 있다.
대선은 구도와 바람의 싸움이다. 구도를 바꾸지 못하면 바람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국민은 거짓 바람에 속지 않는다. 진짜 바람을 만드는 이는, 준비된 자만이 될 수 있다.
그 바람의 주인이 누가 될지는, 16일 후 이 나라가 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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