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강철왕 카네기는 이민자로서 성공한 아메리칸 드림의 전범이자 카네기홀, 국제기구건물을 기부하고 미국 전역에 2,200개에 이르는 도서관을 제공한 지성적 기부의 신화를 쓴 인물이다. 이것은 이병철회장의 삼성문고판과 비견되기도 한다.
스코틀랜드 이민자의 아들인 앤드류 카네기는 삼촌의 소개로 어렵게 회사에 취직하여 당시 통신기사의 조수역을 맡게 된다. 당시 통신은 모르스부호 등 어렵고 복잡하여 고난도의 작업이었다. 총명하고 열정적인 카네기는 업무에서 곧 두각을 나타내고 회사로부터 인정을 받게 된다.
수년 후 통신업계의 경력자로 당시 거대업체인 철도회사에 특채된다. 그러다가 철도회사에서 대형 열차사고가 발생하고, 당시 책임자가 실종되는 사태에 직면한다.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차린 카네기는 책임자의 서명을 도용하면서까지 사태수습에 전력을 다하게 된다.
사고가 수습된 후 나타난 책임자는 카네기의 도움에 감사하며 자신과 사장이 만든 신설 회사의 주식을 사게 한다. 이후 신설회사의 주식은 폭등하고 카네기는 부자가 된다. 부자가 된 카네기는 새로운 제조공정이 개발되어 미래가 촉망되는 제철소에 진출한다.
후일 아메리칸 철도회사가 어려움에 처하자 도움을 요청하나 냉혹하게 거절한다. 당시 제철소는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는 곳이었고, 대장이라고 신임하던 공장장이 사고사를 당하자 죽을 때까지 그의 사진을 침대에 걸어두고 기렸다.
시간이 흘러 동생 마저 제철소에서 잃자 그는 미련없이 제철소를 매각하고 평생을 사회기부를 하며 살게 된다. "부자가 된 것은 좋으나, 부자로서 죽는 것은 수치이다"란 명언을 남긴 카네기는 미국 명문대학들의 요청에는 소액의 기부만 했다.
카네기의 생각은 명문대학들은 자신이 아니더라도 많은 기부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반면 가난 속에 학력이 빈약했던 그를 반겨준 커뮤니티도서관을 떠올렸던 것이다. 커뮤니티도서관은 그에게 지적 빈곤을 채워주었을 뿐 아니라 행복하게 만든 마법의 장소였기 때문이다.
결국 카네기는 미국 전역에 2,200여 개 도서관을 설립하여 기부하게 된다. 오늘날 미국의 국력은 첨단 무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도서관에서 나온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의 도서관은 국립도서관에 해당하는 의회도서관은 1억3천만 자료를 보유하고, 주요 대학들도 각기 3-40개의 전문도서관들과 수백만 권의 도서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지적 파워는 단순히 도서관의 수와 도서보유량에 국한되지 않고 독서를 생활화하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함께한다. 예컨대 만 6개월부터 5세 아이까지 해당되는 소아과 독서체험 ROR(Reach Out and Read), 저소득층 어린이에게 그림책을 나눠주는 퍼스트북(First Book), 저소득층 초등학생 독서습관 형성지원 운동인 어린이를 위한 책(Book for Kids)운동, 책돌려보기 운동인 북크로싱운동, 한도시 한책 읽기 운동(One City, One Book)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은 1998년 '읽기진흥법'을 제정하고, 2002년 '낙제학생방지법'을 제정하여 수학교육과 읽기교육을 대폭 강화했다. 또한 주정부, 도시, 지역사회 등 많은 지역이 영국이나 프랑스 등 여타 국가들의 좋은 독서운동을 도입하여 시행하기도 한다.
카네기가 구현했던 지적 사회를 위한 기부는 이병철 회장(삼성)과 비견된다. 이 회장은 1970년대 사비를 들여 한국의 그레이트 북스란 삼성문고판을 출간했다. 이것은 박정희대통령의 "독서하는 국민"이란 친필휘호와 함께 거대한 운동으로 번졌다.
그러나 독서운동은 1980년대에 위축되기 시작했다. 이념운동이 격화되고 경제우선주의가 팽배했기 때문이다. 민주화 이후 양 김(김영삼, 김대중)의 반지성은 격화되어 종국에는 독서최빈국으로 전락했다. 이와 함께 휴대폰 등 새로운 매체의 등장으로 급기야 '무용국가(obsolete nation)'로 내몰린 것이다.
오늘날 한국에도 수많은 도서관이 존재한다. 그러나 독서프로그램은 빈약하기 짝이 없고 언론의 관심도 받기 못하고 있다. 그 결과 한국은 독서최빈국이란 통계가 나오고 있다. 일찌기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말한 "21세기에 문맹은 책을 읽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독서가 생활화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가 현실이 된 것이다.
한국의 미래 지도자는 "세계는 지금 독서전쟁 중"이란 사실을 직시하고 독서가 생활화되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 먼저 어린이들의 독서교육을 체계적으로 마련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 입시제도에도 전격 도입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세대별 혹은 어린이, 학생, 성인별 필독서를 선정하여 독려해야 한다. 카이사르(로마), 나폴레옹(프), 트루먼(미), 미테랑(프)같은 "책을 든 지도자(leader with books), 독서하는 지도자(reading leader)"가 요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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