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와 정치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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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작가나 특정 독자에게 집중되면 책읽는 문화를 저해한다

최근 신모 소설가는 흔한 소재와 시점의 이동을 결부한 새로운 문장쓰기로 대박을 터뜨렸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펼치며 ‘나’를 ‘너’로 호칭하여 독자를 동질감으로 엮는 재주는 신이 내린 필력이고, 이시대의 축복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명성에 이바지라도 하듯 부산시는 초등학교의 작은 도서관에 소설가를 초청하여 신선한 책읽기로 등장한 “소설낭송회”가 ‘책을 읽자“라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열렸다. 이 행사를 맡은 학교는 진즉부터 현수막을 내걸고 홍보에 나섰다. 혹시나 하여 전화를 하여 이 행사에 대한 안내를 부탁하였더니,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미 예약이 완료되어 아무나 올 수 없다고 하였다. 그래도 안 갈 수 있나.

역시나 “책을 읽자”라는 원래의 취지를 의심하게 하는 것이 눈에 띄었다. 부산시청이 주관하고, 시장이 개회사를 하고(대리인이 출석), 사진 촬영 등. 유명 작가를 앞세운 그 어느 관공서의 행사와 다를 게 없었다.

이미 작가와 독자의 담이 무너진 지 오래다. 그런데 작가와 독자의 만남이라는 명목으로, 부산시의 생색내기의 하나로 보여지기 십상이다. 1시간 30분 행사에 작가와의 시간은 20여분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소설가를 보러 온 사람들은 그 소설가의 문체를 사모하는 독자에 불과하다. 그들은 책을 읽지마라고 해도 읽은 사람들임에 틀림이 없고.

이 새로운 책읽기 ‘소설낭송’으로 시민, 더 나아가 국민의 독서 수준을 향상시키고자 한다면 개방적인 분위기에서 정치성과 자본성을 배제하고 해야 한다.

‘소설낭송’을 시도한 유럽을 보고 베꼈다면, 그 분위기부터 먼저 깔아야 한다. 내가 알기로 독일은 오픈된 공간에서 자유롭게 누구나가 낭송을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한 권의 소설책이나 한 명의 작가에게 집중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야 책과는 거리가 먼 사람도 지나치다 한 구절을 듣고, 귀로 읽다가 눈으로 읽기가 가능해 질것이다. 무엇보다도 책읽는 문화를 노출할 수 있다는 것이 독서캠페인 아니겠는가.

1시간 30분 행사에 작가와 함께 한 시간은 20여분. 그것도 특정 작가와 특정 책 한 권. 책읽기는 특권이 아니다. 책을 특정 작가나 특정한 독자에게 집중되게 하는 것은 오히려 책읽는 문화를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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