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들의 어려운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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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들의 어려운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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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절로 낫기를 바라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 내마음속의 사진노숙자. 언제부턴가 우리에겐 익숙해진 이름. 언론에서 그들의 얘기를 접해도 별 반응이 없어지는 것 같다. 따라서 신문에서도 그들에게 더 이상의 예전처럼 큰 관심을 두려 하지 않는다.^^^  
 

시내 모든 무료급식소를 줄줄 꿰고 있는 노숙자 정모(32)씨. 그는 지난 3일 동안 단 세 끼 밖에 먹지 못 했다.

중구 대신동 '서문교회', 약전골목 '자비의 집', 교동시장 '요셉의 집' 등 정기 무료급식소에 찾아간다 하더라도 90%이상이 노인으로 노숙자가 낄 자리는 없었다.

인원이 넘칠 때마다 탈락 1순위로 뽑혔고 "어디 젊은 놈이 할 짓이 없어서"라며 혀를 차는 노인들 뒤로 뛰쳐 나오기 일쑤다.

박씨는 "올 초까지만 해도 거의 매 일 찾아오던 이동 무료급식소가 여름부터는 일주일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데다 노인 이외에는 받아주지 않는다" 고 했다.

시에 따르면 대구시내 정기 무료급식소 46개는 모두 노인 대상이다. 이곳에 찾아가는 노숙자는 '왕따'신세고 그나마 점심만 제공할 뿐 아침.저녁을 주는 무료급식소는 없다.

또 장기 경기침체로 교회·시민단체들이 노숙자 밀집 지역을 돌아다니며 운영하던 이동식 무료급식소도 올해 들어 눈에 띄게 줄었다.

일주일 내내 저녁식사를 제공했던 동대구역, 대구역 급식소 경우 대구역 하나로 줄었고 두류공원, 대구대 대 명동 캠퍼스 등지에서 거의 매일 점심을 제공했던 급식소들도 하나 둘씩 자취를 감추고 있다.

경상 감영공원에서 지난해 3월부터 노숙자 생활을 하고 있다는 김모(31)는 며칠 째 오한에 시달리고 있지만 술 이 유일한 '약'이다. 그는 주민등록 말소로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 지도 오래다.

요즘 건설일용직으로 4∼5만원씩을 벌어오는 동료노숙자들에게 기대어 연명을 하고 있는 김씨는 지난 98년까지만 해도 어엿한 중소기업체 대표였다.

지난 88년 고향인 경남 고성에서 대구로 온 김씨는 업계에서 착실히 돈을 모아 한때 종업원 이 30여명인 사업체를 운영했지만 외환위기 여파로 부도를 맞고 지난 99년 봄 집을 뛰쳐나왔다.

가족들은 빚쟁 이들을 피하기 위해 김씨의 주민등록을 말소시켰다.

김씨는 "노숙자 대부분이 자신처럼 주민등록 말소자이거나 건강보험료 장기체납자여서 병원 문턱을 넘을 수 없는 처지"라며 "저절로 낫기를 바라는 것 이외에는 아무 것 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노숙자를 위한 건강진료 프로그램은 대구의료원이 대구역 북쪽 출입구에서 매달 셋째 주 목요일에 여는 2시간짜리 '무료 건강검진'이 유일하다.

따라서 노숙자간 경쟁이 치열해 진료기회나 약을 얻기가 하늘의 별따기.

대구의료원 공공보건사업팀(김종진 팀장)은 "지난달의 경우 날씨가 추워지면서 독감, 기관지염, 폐렴 등에 걸린 노숙자들이 대량으로 몰려와 한 시간 정도 진료시간을 늘리기까지 했다"며 "최선을 다했지만 절반 정도인 50 여명밖에 진료하지 못해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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