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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해안에 점점이 떠있는 나룻배들 ⓒ 경상남도^^^ | ||
섬 등에는
고갱의 보리밭이 한창 춤을 추는데
손짓을 곁들인 나의 노래는
메아리가 없다
물살을 헤치듯
두 팔을 휘저어도
오직 걸리는 것은
저 먼 흰구름 두어 점
두둥실 醉(*취)해 있는 뱃조각처럼
오늘도 진종일 푸른 하늘 빛에
醉해만 간다
남해안에 가 보셨습니까. 가서 쪽빛 바다 위에 엎드려 파도를 발로 삼아 유유히 떠다니는 섬들을 오래 바라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그리고 그 작은 섬에서 방게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난 적이 있으십니까. 그 어부들이 섬 가슴팍에다 논과 밭을 계단처럼 만들어 놓은 것을 오래 바라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헤집어도 헤집어도 끝없이 달겨드는 파도. 대체 파도는 어디서 오는 것이며, 누가 보내는 것일까요. 섬들 사이로 언뜻언뜻 내비치는 수평선에서 오는 것일까요. 아니면 저 수평선과 몸을 맞대고 있는 파아란 하늘에서 보내는 손짓 발짓일까요. 그도 아니면 하늘에 흰 구름 두어 점 두둥실 떠다니 듯이, 땅에도 두둥실 떠다니는 흰 구름 같은 것일까요.
시인은 남해안에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을 오래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시인 자신이 섬이 되고 맙니다. 그 "섬 등에는" 언젠가 시인이 보았던 "고갱의 보리밭이 한창 춤을 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손짓을 곁들인 나의 노래는/메아리가 없"습니다. 아무리 손짓 발짓을 다해 노래를 부르지만 그 노래가 스쳐 간 세월처럼 되돌아 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문득 바람이 이마를 가볍게 스치고 지나갑니다. 시인은 "물살을 헤치"고 "두 팔을 휘저어" 봅니다. 그러나 "오직 걸리는 것은/저 먼 흰구름 두어 점"뿐입니다. 나의 노래는 저 하늘을 떠도는 흰 구름 두어 점이 되었을까요.
아니면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가 되었을까요. 저 흰 구름 두어 점과 달겨드는 파도가 나의 노래의 메아리일까요.
시인은 섬이 되어 물살을 헤집고 있습니다. 시인이 불렀던 노래는 곧 섬이 부르는 노래가 되어 메아리 치고 있습니다. 시인이 곧 섬이요, 섬이 나의 애타는 노래를 진종일 부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인은 "두둥실 醉(취)해 있는 뱃조각처럼/오늘도 진종일 푸른 하늘 빛에/醉해만" 가는 것입니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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