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남 시-'안팎으로 깨어' 갈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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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남 시-'안팎으로 깨어' 갈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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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인생의 가치와 의의를 다루기란 사실 힘든 일이다. 그 힘듬이란 것은 모든 것을 자유로 풀어놓지 않을 경우, 분별을, 가름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시로 가게 되면 자칫 엉망이 되거나 처치 곤란함이 그지 없을듯하다. 이에 대한 사색과 시의 창출은 시인은 다음과 같이 이어간다.

사는 것의 가치

어떤 의미에서 자신이 ‘속물’ 임은 타인 또한 ‘속물’ 임을 전제로 하기도 한다.

여성/ 의 성기가 보이고 또 어떤 때는 돈다발이 보이기도한다, 안팎 속물들과도 별/ 수없이 어울리고, 웃고, 거래한다, 뭐 좀 서로 속여보자는 속셈이다, 돈냥이라/ 도 좀 얻어먹어 보자는 속셈이다, ―「치졸당기」>

이 나아가는 맛,// 버들가지가 지난 겨울의 구태를 벗고 서서 시언하게 휜다/ 저렇게 나아가는 맛 ―「나아가는 맛」

또한 타인은 속물로 머물러 있으나 자신은 ‘이 나아가는’ 것이 아닌 ‘저렇게 나아가는’ 이라는 속물됨의 탈피를 경주하려한다.

그러나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속물됨의 분별과 가름이 분명하여, 시인의 시와 삶은 자유에 근접함이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시인 스스로의 검열과 구속이라는 날선 잣대의 긴장을 시인 자신이 원해서이건, 그렇지 않거나 무겁게 지녀야 하게 된다. 그래서 그 날선 긴장을 놓았을 때

정수기를 들이라는 친구가/ 있고/ 낡은 차를 바꾸라는 친구가 있다/ 신문에서 두어 번 보았노라고 대뜸 술을 사라고/ 그 돈을 다 어디에 쓰느냐고 정치인 취급을 하는 친구가 있다/ 어떤 친구는 과거를 험담한다…… 나의 정직은 모든 시간 속에 長江萬里와도 같이 유/ 유하다/ 유유한 시간 속의 정직을 나뭇잎이 떨어지는 각도는…… 나무들이 어둠 속에서 점점 새롭게, 새롭게 서고/ 있다/ 저 정직이 오랜 우정이라고 나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겠다 ―「옛 친구들」부분

와 같이 정직과 오랜우정을 얘기하며 이정직과 다른 ‘저 정직’이란 것이 생기고, 어쩌면 ‘저 정직’은 정작 시에서도 ‘말하지 않겠다’ 가되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세상을 관통한 자’의 자유

또한 그것은 ‘만난지 십년이 넘은 친구’가 ‘영업을 하려’ 듬을

빙판 언덕길에 연탄을 배달하는 노인/ 팽이를 치며 코를 훔쳐대는 아이의 소매에 거룩을 느 ―「얼룩에 대하여」

끼고 있는 것과 같이-시인 자신이- 삶에서, 인생에 있어서의 가치와 의의를 노인과 아이에 게서 느끼는 ‘거룩’함을 동일하게 수평을 이루게 하려는 것과 이어지게 된다면 오히려 시인의 시를 자유로 내둔다거나 삶의 가치의 잣대의 긴장을 놓치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것은 시인의

열매는 조금씩 길 쪽으로 가시 달린 가지들을 휘어 내리는 게 아닌가/ 그래 어느 날부터인가 석류나무 곁을 지날 때는/ 옷깃을 여미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는데/ 오늘 아침에는 그중 하나가 깨어진 채 매달려 있/ 는 것이었다// ……안팎을 다해서 저렇게 깨어진 뒤라야 완성이/ 라는 것이,/ 위안인,/ 아침이었다 ―「석류 나무 곁을 지날 때는」

처럼 안팎으로 깨어서 이루어지는 ‘완성’ 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완성’의 환하고 밝은 자유가

어디서 나비라도 한 마리 날아와라/ 날아와서 말 끌고 가라……내 말 끌고 가라, 아무 말 하고 싶지 않다/ 사람 소리 드문 산속으로나 들어갈까?/ 그러나 거기는 세상을 엿본 자나 들어갈 수 있는 곳!/ 세상을 관통한 자만이 들어가 피빨래를 해서 들꽃으로/ 들꽃으로 낭자히 널어놓은 곳!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

과 같이 시인은 ‘세상을 관통한 자’처럼 자신이 바라는 곳인 ‘들꽃으로 낭자’ 한 그곳으로 갈 수 있을지 않을까 싶다. 즉 모든 세속의 가식을 참으로 버려서야 갈수 있는 그곳으로, 시인은 갈수 있을듯하다.

또한 그곳은 시인만이 아닌 일상의 짐과 구속에서 잠시라도 쉬어갈수 있는 곳을 원하는 사람들의 참된 자유가 있는 곳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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