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교육은 배속에서부터 시작됩니다. 태교에서부터, 영아의 EQ주입을 거쳐, 남보다 빨리 걸음마를 시작해야 하고, 남보다 빨리 대소변을 가려야 합니다. ‘엄마’ ‘아빠’도 남보다 더 빨리 더 정확하게 시작할 수 있어야 자신이 더욱 사랑을 받고, 또 가족들에게 기쁨을 안길 수 있습니다. 힘든 인생의 경주는 이렇게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어려서부터 시작됩니다.
그래서 도시의 분주함을 벗어나 전원적인 생활환경을 찾아서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님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도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합니다. 부모님들이 도시생활을 버리는 고초를 겪으면서까지 남다른 지극한 사랑을 쏟는 것에도 부응하지 못하고, 전원적 생활에 푹 빠져들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면 부모님들은 소리 없는 시름을 앓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렇다고 달리기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설사 달리기가 나쁘다손 치더라도 게으르기보다 나쁘기야 하겠습니까. 문제가 되는 것은 일단 시작한 달리기를 중도에 멈추기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관성의 힘이란 무서운 것입니다. 때로는 이제껏 달려온 것이 아까워서, 조금만 더 하면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 같기만 해서 또 옆에서 뛰는 사람이 멈추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달리기를 멈출 수가 없습니다.
저마다 달리는 목표는 다를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커서 뭐가되고 싶니?’라고 물어볼 때 들을 수 있는 대답처럼, 달리기의 목표는 돈이 될 수도 있고, 권력이 될 수도 있고, 명예가 될 수도, 보람된 삶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목표가 어린시절의 단순한 꿈으로 그칠 수도 있지만, 그 꿈은 현실에서 이루려고 한다면 길고도 긴 달음질을 해야만 합니다.
문제는 달려가야 할 그 길고 긴 여정에 쉬어갈 쉼터가 없다는 것입니다. 달리다 지쳐서 힘든 걸음으로 헉헉거리는 사람에게 따뜻이 등을 두드리며 격려를 해주는 사람도, 그런 사람에 편히 쉬어갈 장소도 없습니다. 아무리 주위를 둘러보아도 힘든 길, 부축하며 함께 달리는 사람은 찾을 수 없습니다. 낙오되는 사람을 향한 싸늘한 시선만이 느껴질 뿐입니다. 실로 무시무시한 달리기의 행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람은 태어나면서 죽음을 향하여 이동하는 거대한 컨베이어 벨트에 실리기 마련입니다. 그 벨트 위에서 서로 죽을힘을 다해 싸우고 다투는 것이 삶의 모습입니다. 힘들어 지친 몸을 이끌고도 그토록 치열한 달리기를 들이 멈추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태어나면서부터 그렇게 학습되었기 때문입니다. 삶의 목표는 과정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결과에 있는 것이라고.
영화 ‘타이타닉’을 보면서 3등 칸에 갇힌 사람들이 배위로 나오지도 못하고 수장당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렇게 비정한 것이 삶의 속성인가 봅니다. 그래서 2등 칸으로, 1등 칸으로 옮겨가기 위해서 그렇게 비정한 달리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오히려 달리기를 할 수 있는 자유를 지니고 있다는 것 자체가, 역사상 이 시대의 가진 특수한 혜택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과거의 신분제 사회에선 달리가려는 꿈을 꾸는 것 자체가 죄였던 시기가 있었으므로.
그러나 저는 ‘타이타닉의 악단’이 자꾸 생각납니다. 배가 가라않는 순간까지 음악을 연주했다고 하는 그 악단의 죽음은 실화였다고 합니다. 죽음의 마지막 순간까지 끝임 없이 질주를 해야 하는 것이 삶인가 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무언가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은 더 나은 기회를 얻게 되더군요. 고단한 질주의 과정에서 권세를 얻고, 때로는 목숨 값에서도 순위가 달라지게 되나봅니다. 그러나 그 질주의 한편에는 그 사람들의 곤한 질주를 위해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인생은 아름다운 것입니다. 사람들이 어떤 삶을 선택해서 살아가든 변함은 삶의 아름다움은 동질하지 않을까요? 모든 사람에게 생은 동일한 의미로 반짝반짝 빛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한사코 멈추어 서지를 않을 뿐입니다. 잠시 땀을 식히며 주변을 돌아보면 그곳엔 영롱한 삶의 아름다움이 있을 것 같은데...
오랜 달음질에 지치신 분이 계십니까? 한번쯤 주변을 돌아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사람의 삶에는 영광스런 우승컵 외에도 가치로운 것들이 많이 있을 것만 같습니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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