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극복과 경제대전환을 위한 국가전략인 ‘한국판 뉴딜’이 내년부터 본격화될 예정인 가운데 투자는 유례없이 위축되고 있어, 한국판 뉴딜이 성공하려면 재정투자의 경제성 확보와 민간 투자활력 제고가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12일 『성장 없는 산업정책과 향후 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재정투자에 대한 예비타당성 평가에서 ‘경제성’이 강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지난 2년 간(‘18~‘19년) 현 정부의 대표적인 산업정책(성장전략)인 ‘혁신성장’의 성과가 매우 부진하다고 평가했다. 경제성장률이 낮았던 것은 물론, 투자 부진은 혁신성장의 가장 아픈 결과라고 지적했다. 설비투자증가율(실질 기준)은 ‘18년 –2.3%, ‘19년 –7.5%로 각각 마이너스성장을 하였는데, 투자증가율은 기저효과가 큰 변수임을 감안할 때 2년 연속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혁신성장과 밀접한 산업인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전기장비’, ‘기계 및 장비’ 제조업에서의 설비투자증가율이 기타 제조업 및 전체산업 수치보다 훨씬 큰 폭으로 감소한 점은 혁신성장의 성과부진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최근 2년간 전체산업의 설비투자증가율은 (‘18년)-2.3%, (‘19년)-7.5%감소한데 비해,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제조업 (‘18년)-10.2%, (‘19년)-20.0%, △전기장비 제조업 (‘18년)-6.7%, (‘19년)-10.9%로 전체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이태규 연구위원은 “최근 2년간 세계 대다수 국가들과 비교해 한국 경제의 투자부진은 심각한 상황이다”면서 “특히 혁신성장을 주도할 산업에서의 투자 감소가 두드러지는데, 이는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에 대한 시장신뢰가 매우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도 혁신성장의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으나, 기업 자본생산성 지표들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기업경영 주요 지표들 역시 지난 2년간 악화되었다고 지적했다. 기업 자본생산성 지표인 △총자본투자효율은 (‘17년)18.8%에서 (‘19년)16.9%로, △설비투자효율은 (‘17년)61.0%에서 (‘19년)54.8%로, △기계투자효율은 (‘17년)269.8%에서 (‘19년)249.0%로 떨어졌다.
보고서는 혁신성장의 경제적 성과부진의 주요원인으로 정부 핵심 경제정책들 간의 부조화를 꼽았다. 현 정부가 내세우는 또 다른 핵심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는 그 성격상 혁신성장과는 정반대의 정책방향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생산성에 연동되지 않은 급격한 임금인상, 기업가정신을 위축시키는 지배구조 규제와 같은 정책방향은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 창의력이 발휘되는 경제시스템 등을 핵심요소로 하는 혁신기반 성장(innovation-based growth)을 촉진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이태규 연구위원은 “핵심 경제정책들이 서로 지향하는 바가 다를 경우 정책의 효과는 물론이고 시장이 정책을 신뢰하지 않게 된다”면서 “정책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면 시장은 미래에 대한 투자를 꺼리게 되는데, 그 결과가 지난 2년의 급격한 투자감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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