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앞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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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앞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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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울 것 없는 역앞의 노숙자들, 장마비속 그 노숙자의 生과 死

어제도 일이 있어 기차를 타려고 서울역 앞을 부지런히 걷고 있었다.

오전 열한시 삼십분. 전날밤부터 내리던 비는 이제 바람까지 동반하고 있었다. 조심스럽게 걸어도 발이 물에 빠져버려 아예 맨발로 걸으려고 잠시 멈춰섰을 때였다.

"아저씨,아저씨, 들어가서 자요. 여기서 자다가 죽어요! 죽는다구요!"

어디선가 절박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들어 옆을 바라보니 길가엔 한 노숙자기 골판지 한장을 둘러쓰고 누워 자고 있었고 그모양을 보고 지나가던 한 여자가 노숙자의 어깨를 흔들어대며 애타게 부르짖고 있었다.

마른날 같았으면 길가에 노숙자 한사람쯤 누워 잠들어 있는것쯤 예사일수도 있을터이지만 아닌게 아니라 오늘은 날씨가 심상치가 않은 것이다. 내리는 비도 금방 그칠것 같지 않았고 날씨 또한 꽤 차가웠다. 길을 지나던 그 여자는 젊지도 늙지도 않은 중년의 직장인 같았다. 아무도 거들떠 보지않는 그 노숙자를 흔들어대며 여기서 자다가는 죽는다고 외치고 있는거 였다.

나는 신발을 벗으려다 말고 그광경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그랬다. 아무도 이 비속에 자신과 상관없는 길거리의 한 노숙자를 붙잡고 애타게 살아야 한다고 부르짖는 사람은 없었던 것인데 그 여인은 자신의 일처럼 외칠수 있는 용기가 있었던 것이다. 한참을 흔들어대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그 여자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어쩔수 없이 발길을 떼면서도 가던 발길을 멈추고 자꾸만 뒤를 바라다보았다.그런 모습을 지켜보고 지나 가던 많은사람들중 어느 누구도 그여자처럼 노숙자를 흔드는 사람은 없었다.

열차시간이 다되어 그 광경을 더 지켜보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다. 열차를 타서도 마음이 영 개운치가 않았다. 이 비속에서 그노숙자는 어떻게 되었을까. 정말 우리사회는 이렇게 한목숨이 버려져 어쩌면 길가에서 죽음을 맞이해도 아무런 대책이 없는 그런 무감각한 사회가 되어버린 걸까. 아니면 사람의 목숨에도 등급의 차리라도 있는 걸까.

이런저런 생각에 열차는 벌써 목적지에 닿아있었고 일을 보면서 하루 내내 나는 무언지 모를 눌림에 목안이 답답해져 옴을 느낄수 밖에 없었다. 내가가진 아무런 힘 없음과 어쩌면 또다른 우리들의 모습이 될지 모를 가려진 모습에 무언지 모를 불안과 공포였는지도 모르겠다.

어느 사회던 그늘진 구석은 있게 마련이고 소외된 계층은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최소한 인간의 목숨이 흔히 말하듯 파리목숨보다 못해서야 되겠는가. 어떤 형태로든 그들도 인간이기에 최소한의 인간으로서 살아갈수 있는 무언가의 제도는 정말 없는 것일까.

일을 마치고 저녁 열차로 다시 서울역에 내려 아침의 그장소를 바라다 보았지만 그곳엔 아무런 흔적도 없었다. 그 노숙자는 살았을까? 아님 정말 쏟아지는 비속에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체 생을 마감이라도 한걸까

집에 돌아오는 발길이 무거웠다 그러면서 정말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삶을 위해서 우리는 정말 열심히 살고 또 살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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