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4년 연임제" 개헌 논의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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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4년 연임제" 개헌 논의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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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4년 연임제의 장,단점 과 개헌 관련 조항

 
   
  ▲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  
 

한나라당은 9일 노무현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통해 4년 연임 대통령제 개헌을 제안한 데 대해 "정략적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공식 거부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이날 최고.중진 연석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통해 "지금은 노 대통령이 국정을 안정시키고 경제살리기에 전념할 때"라며 "국론분열을 야기하는 개헌 논의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나 대변인은 "개헌논의 제안은 재집권을 위한 노 대통령의 정치적 노림수와 오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노 대통령은 더 이상 국민을 '분란의 바다'로, 국가를 '파탄의 바다'로 내몰아서는 안된다"며 "한나라당은 개헌에 관한 일체의 논의에 응하지 않을 것임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전에 당 대선주자들의 의견을 모두 취합했고 이를 기초로 당의 입장을 정리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 강재섭(姜在涉) 대표는 "지금 이 시기에 나온 노 대통령의 개헌 제안은 정략적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노 대통령에게 민생경제에 몰두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말했다고 나 대변인이 전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노 대통령의 개헌논의 제안 취지를 설명하기 위해 한나라당을 방문하겠다는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의 제의를 거절했다. 또 오는 11일로 예정된 노 대통령 주재 여야 각당 대표-원내대표 초청 설명회 자리에도 응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네티즌들의 궁금증, 왜 20년만의 기회라고 하는가.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 제안을 놓고 네티즌들의 궁금증이 꼬리를 물고 있다. 대통령 선거가 채 1년도 안 남은 시점이란 정치적 의미는 차치하고서라도 왜 “20년만에 온 기회”인지, 연임이 가능해지면 노 대통령도 다음 대선에 출마할 수 있는지 등이 대표적 의문점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48년 7월17일 헌법 제정 이후 한국 현대사와 영욕을 함께하며 현행 헌법인 87년 개헌헌법으로 자리잡기까지 9차례 개헌사를 기록하고 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9일 개헌 발의가 현실화된다면 20년만에 개헌이 이뤄질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헌법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는 각각 5·4년이다. 현행 헌법이 발효된 것은 1987년. 그해 겨울 대통령 선거가 치러져 노태우 후보가 당선됐고 이듬해인 1988년 봄 국회의원 총선거가 실시됐다.

현행 헌법 하의 대선은 1987·92·97년과 2002년 12월에 각각 있었는데 대통령 취임식이 대선 이듬해 2월에 열리므로 대통령 임기 개시년은 대선보다 한해씩 뒤로 밀린 1988·93·98년 그리고 2003년이 된다. 총선은 1988·92·96년과 2000·04년 각각 있었다. 국회 개원은 총선이 열린 바로 그해 이뤄진다.

결국 1988년 이후론 단 한번도 대통령 임기와 국회의원 임기가 함께 시작한 적이 없는 셈. 그러다보니 총선이 항상 대통령 임기 도중 치러져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의 의미를 지녔다. 노 대통령이 지적한 대통령·국회의원 임기 불일치의 문제가 바로 여기서 생겨난다.

4와 5의 ‘최소공배수’는 20. 결국 대통령 임기(5년)와 국회의원 임기(4년)가 동시에 출발하는 것은 20년에 한번씩 생기는 매우 ‘드문’ 일이 된다. 1988년 대통령 취임식과 새 국회 개원식이 동시에 열렸으니 그 다음은 2008년이다. 노 대통령이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줄이지 않고 개헌할 수 있는 기회는 20년만에 한번뿐이다. 이번을 넘기면 다시 20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이런 맥락에서다.

대통령 4년 연임제의 장,단점

대통령제는 정책의 일관성, 정국안정 등 장점에도 불구하고 '4년 연임제' 개헌 추진에 앞서 신중히 따져봐야 할 대목들이다.

첫째 대통령 개인의 입장에서 '자신의 재선'과 '여당의 정권 재창출'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1기 행정부에서 재선에 성공하기 위해 온갖 '선심성 정책'들을 펼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재선이라는 공통된 목적을 가진 여당의 전폭적인 지지도 뒷받침된다. 이처럼 '포퓰리즘적 정책'을 쏟아내고 난 뒤의 후유증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둘째 재선 1년 전부터 경기를 띄우기 위해 갖은 거시경제 정책들을 동원할 가능성이 높다. 무리한 재정정책이 동원될 경우 인플레이션과 재정수지 악화는 불가피하다. 또 중앙은행에 대한 정부의 비공식적인 금리인하 압력도 예상된다. 지난 1980~90년대 미국의 레이건, 부시, 클린턴 정부도 재선을 앞두고 당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었던 폴 볼커와 앨런 그린스펀에게 "금리를 내려라"는 은밀한 압박을 가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처럼 무리한 경기부양 정책이 추진될 경우 경기사이클의 진폭이 커지는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백창재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연임제에서는 재선 직전에 경기를 호황으로 만들기 위해 중앙은행을 상대로 금리를 인하하려는 압력이 강해진다"며 "미국에서 대통령 재선에 따른 '정치적 경기주기'가 만들어지곤 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셋째 노무현 대통령의 구상대로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임기를 4년으로 맞추는 방식의 개헌이 이뤄질 경우 앞으로는 '12월 대선, 이듬해 4월 총선' 체제가 정착된다.

대선과 총선이 짧은 시간 내에 몰리게 되면 특정 정당이 '집권당'인 동시에 '다수당'이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 경우 특정 정치세력이 정부와 국회를 모두 장악하고 국정을 휘두르는 '독주' 체제가 형성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노 대통령의 '개헌론' 제안과 함께 일당 독점을 견제하기 위한 양원제(상,하원제) 도입이나 국회의원 중 절반에 대한 2년주기 총선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백 교수는 "대선과 총선이 비슷한 시기에 이뤄지면 특정정당이 정부와 국회를 모두 지배하는 '단점 정부'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며 "국회의원의 임기를 4년으로 하되 절반은 2년마다 선거를 통해 바꾸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넷째 미국에 비해 국민의 정책 만족도가 낮은 우리나라에서는 재선이 성사될 가능성 역시 높지 않다. 잇따른 재선 실패로 인해 4년 연임제가 사실상의 '4년 단임제'로 굳어질 경우 오히려 잦은 정권교체에 따른 국정혼란이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그룹장(상무)는 "4년 연임제에서도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낮을 경우에는 4년마다 정권이 바뀔 수 있다"며 "이 경우 경제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4년 연임제 개헌을 추진하는 과정에서의 정국불안이 우려된다. 개헌이라는 정치적 쟁점이 사회적 핵심이슈로 자리잡고 정당간 갈등이 심화되는 것은 경제적 측면에서 반갑지 않다는 얘기다. 김선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탄핵 국면 등 정치적 격변기에는 대체로 경제도 좋지 않았다"며 "올해 세계경기 둔화로 수출경기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가중되면 경제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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