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때의 울 아부지, 서른 때의 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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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때의 울 아부지, 서른 때의 울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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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핏하면 앓아 누우셨다

^^^▲ 노무현^^^
걸핏하면 몸져눕던 울 아버지

내 아주 어릴 적에 우리 아버지는 걸핏하면 몸져누우셨다. 내 나이 겨우 일곱 여덟, 우리 아버지 나이 서른여덟 혹은 아홉. 내가 학교를 빼 먹어도 눕고, 학교에서 빵점 맞은 시험지를 가져와 드려도 눕고, 내가 동네 아이들한테 두들겨 맞고 집으로 돌아와도 눕고...

그때마다 울 엄마는 내개로 와서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야야 가서 너거 아부지한테 빌어라. 잘못 했다고 빌어라” 그러면 나는 어쩔 줄 몰라 쩔쩔매는 울 엄마 때문에 (정말이지 엄마가 아니었으면 안 그랬다) 슬금슬금 사랑으로 나가 무릎을 꿇고 빌었다.

“아부지요, 잘못했니더. 용서해주이소...”

나는 사실 지금 생각해도 내가 뭘 그리 잘못했는지 모르겠다. 그저 아부지가 밥도 안 잡수시고 누우셨으니, 엄마가 “나가서 잘못했다고 아부지한테 빌어라!”라고 애원하며 내게 빌었으니 엄마가 불쌍해서 빈 것일 뿐이었다.

사랑으로 나가 그렇게 무릎 꿇고 목구멍에서 겨우 나오는 목소리로 빌다가 보면 정말 내가 큰 잘못을 저지른 것 같기도 하고, 나중에는 눈물이 나와 엉엉 울기도 했다. 그때쯤이면 돌아누웠던 아버지가 천천히 윗몸을 일으켜서 일어나시는 것이었다.

나는 정말이지 무릎 꿇고 비는 게 죽기보다 싫었다. 그렇게 비는 일이 반복될 때 마다 나는 어린 마음에도 작정한 바가 있었다. “장차 내가 커서 어른이 되어 장가가서 아들딸이 생기면 나는 눕지 않을 것이다. 결코 결단코 절대로...”

걸핏하면 몸져눕는 우리 대통령

우리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쌍꺼풀도 잘생긴 우리 대통령, 걸핏하면 몸져눕는 어릴 적 우리 아버지를 아주 닮았다. 우리 대통령이 ‘몸져누우실 때마다’ 나는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우리 아버지를 생각한다.

도대체 나라의 큰 어른, 이 나라의 아버지, “울 나라 아버지” “울 나랏님”이 걸핏하면 사랑채에 돌아누워 국민이 와서 빌기를 바라시니 울 국민 마음이 천근만근 무겁다. 아니, 우리 대통령은 어릴 적 울 아버지보다 더 자주 돌아누우신다. 정말 너무한다.

나랏님이 삐쳐서 돌아눕기를 거듭하신 기억들을 되돌아 본다.

▶대통령직 못해 먹겠다,” (2003.5.21),
▶국민들에게 재신임을 묻겠다” (2003.1011),
▶연정을 진지하게 협의해야 할 때다” (2005. 7.5),
▶한나라당 주도의 대연정에 권력이양하고 여야합의로 선거법 만들자” (2005.7.29)
▶2선 후퇴나 임기 단축을 생각할 수 있다”( 2005.8.30),
▶임기를 마치지 못하는 첫 번째 대통령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2006.11.28)

우울하다. 나라의 하늘도 매일 먹구름이다. 경제는 새카맣다. 매일 자살자들이
줄을 잇는다. 온 나라에 도둑떼들이 득시글거린다. 조류독감인가 하는 천형이
기습하여 나라의 닭과 돼지 등의 가축들이 생매장을 당한다.

피해자 38만 명, 그 피해금액만도 4조원이 넘는다는 다단계 금융사기사건, JU사건으로 나라가 우울하다. 신불자들과 파산자들이 각일각 “죽음”을 생각하는 나라, 나라의 사정에 절망하여 1년에 3만명 이상의 동포들이 해외 이민길에 오르는 나라. 폭등하는 부동산 가격과 세금 폭탄의 협박으로 맞서는 무정책의 나라. 우울하다.

불안과 절망과 좌절이 응어리져 생기는 병, 우울증. 그 우울증의 끝은 죽음이다.
그리고 그 우울증의 정상에 ‘노무현’ 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나라 최고통수권자가 있다.

나라의 우울증에 처방을 내려야 할 자가 국민의 심화 (心火)를 돋운다. 엊그저께의 국무회의 석상에서의 대통령의 얼굴을 보았는가. 마치 죽음을 앞둔 우울증 환자처럼 그는 말했다. 처연한 음성으로, 두 눈을 내려뜨리고, 한숨 섞인 목소리로 “대통령이 가진 자산은 당적과 대통령직 뿐이다.”

그럼 뭘 얼마나 더 가져야 하겠는가? “...뿐이다”라니!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이 비관. 염세. 비탄. 절망. 푸념이다.
도대체 그렇게 삐쳐서 몸져누워 5천만 국민들이 청와대라는 이름의
대통령 궁 앞에 와서 무릎 꿇고 빌라는 것인가?

깃발을 들고 앞장서서 “나를 따르라”라고 외쳐야 할 자가 아닌가. 지금까지 그렇게 푸념하고 한숨짓고 “못해먹겠다”면서 도대체 정말이지 “못한 게 무엇인가”라고 묻고 싶다. 노무현 당신 마음대로 다하지 않았는가? 못한 게 무엇인가?

국가의 3부 또는 4부의 주요직은 당신의 사람들로 다 채워졌다. 공기업의 부정과 부패 척결은 엄두도 못낸 채 공기업체 사장들과 임원들 거의 전부 당신과 정치적 이념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고생을 같이 한” 사람들로 채웠다. “줄이겠다”던 청와대는 줄이기는커녕 고무줄처럼 더욱 늘려 추종자들에게 권력의 빵 부스러기를 골고루 나눠주지 않았는가.

이 정권 들어서 생긴 위원회가 도대체 얼마인가. 누구는 “위원회 공화국”이라고들 말한다. 위원회의 남설 (濫設)은 마치 프랑스 혁명후 자코방당의 위원회 정치를 연상케 한다. 헌법재판소장 임명이 좌절된 것은 임명과정이 법절차를 위반한 걸로 되어 있다. 그 사건을 들어 대통령은 야당이 “대통령의 인사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있다”고 엄살과 과장을 하고 있다.

아, 정말 답답하다. 바라건대, 푸념하는 대통령이시어! 그만 그 푸념과 한숨과 처연한 얼굴을 그치시오. 걸핏하면 ‘삐쳐서 돌아눕는’ 나랏님이시어! 그만 일어나소서. 가득이나 우울한 이 나라 더욱 우울하게 만들지 마소서. 하고 싶으면 웃는 얼굴로 희망을 말하시고, 정 할 수 없으면 정말이지 이제 그만 두시지요.

이 나라는 '노무현이가 없어도 망할 나라'가 아니랍니다.

독자투고/ 장발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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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06-12-01 17:51:18
글쓰신 장발스님?나라하는일에 솔선 수범해서 움직이신 적있는지 먼저 물어보고 싶군요.

익명 2006-12-01 17:51:12
글쓰신 장발스님?나라하는일에 솔선 수범해서 움직이신 적있는지 먼저 물어보고 싶군요.

천명국 2006-12-01 17:46:41
국민중에 지금 정권의 말을 듣는자가 누구란 말인가.자유와 그에따르는 책임을 하나도 지지않으면서 무두 집단 이기주의에 빠져잇으면서
누구에게 이끌어 달라는건가?

익명 2006-12-01 11:58:2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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