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국민연금, 연금개혁위원회를 통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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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국민연금, 연금개혁위원회를 통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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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지방선거가 끝나는 6월에는 본격적으로 국민연금 개혁논의를 진행할 것이며 올해 안으로 국민연금을 개혁해야 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드디어 정부는 올해 국민연금개혁의 포문을 열기 시작했으며, 올해 하반기 국민연금 개혁논쟁이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유시민 장관은 기존의 정부가 발의한 국민연금법개정안이 너무 재정안정화에만 몰두한 채 사각지대 해소나 고령자 빈곤 등 많은 문제들을 외면하고 있어 이러한 문제도 논의에 함께 포함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민주노동당을 비롯하여 시민사회단체 등에서는 정부안이 심각한 사각지대 문제 등 연금의 정체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누차 표명해왔다. 그때마다 정부와 여당은 ‘先 재정안정화 後 제도개혁’을 주장하며 이같은 우려를 외면해왔다. 따라서 정부가 뒤늦게나마 이같은 문제를 인식하게 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정부나 유시민 장관의 최근 발언이나 행보를 보면 여전히 ‘더 내고 덜 받는’ 것이 가장 주요한 목표이며 이를 국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하여 다른 대안들은 구색을 맞추기 위한 전략에 불과한 것 같다.

연금법 개정안에 국가의 연금지급보장 의무화 규정을 포함키로, “그럼 원래 안 줄 생각이었나?”

유시민 장관은 국민연금법개정안에 국가가 연금지급을 보장하는 의무화규정을 포함시키겠다고 밝혔다. 국민들의 불신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라고는 하는데, 하나 되묻고 싶다. “그럼 안 줄 생각이었나?”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제도는 ‘수정적립방식’으로 설계되었다. 즉 가입자가 수급자보다 많은 제도 초기에는 기금을 적립하다가 이후 기금이 고갈되면 부과방식으로 전환될 것을 전제로 설계된 것이다. 부과방식으로 전환된 시기에는 가입자의 보험료를 걷어 수급자에게 급여로 지급된다. 이미 다른 대부분의 서구국가에서는 부과방식으로 전환되었고, 발생하는 부족분에 대해서는 국고에서 지급하고 있다. 독일은 연금지출총액 대비 25.1%(1998년)에 달하고 스웨덴은 7.9%를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부과방식으로 전환된다면 일부 국고지원은 충분히 예상된 사안이었다.

따라서 국민연금법 상에 국가의 연금지급보장의 의무화규정은 단순히 명시적인 문구일뿐 실제적으로 별 차이가 없다. 다만 굳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 ‘기금고갈=급여를 받지 못한다“고 오해하고 있는 국민들의 정서를 고려할 때 가입자의 정서적 안정을 가져올 수는 있을지도 모른다.

연금제도의 정책적 고려보다 두 거대정당과의 정치적 타협으로 해결?

유시민 장관이 사각지대 해소 등의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기초연금제안을 내놓은 한나라당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즉 한나라당이 기초연금제안을 계속 고수하는 한 정부안을 통과시키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이를 위하여 정부와 여당이 한나라당의 의견을 일부 수용한다는 제스처를 계속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재정안정화를 목적으로 ‘덜 받는’ 안을 통과시키려는 정부와 여당, 기초연금제를 도입하면서 공적연금비율을 대폭 축소하려는 한나라당이 타협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의 노후소득보장제도로서의 연금제도가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즉 연금제도가 지속가능하려면 재정적으로 지속가능할 수 있어야 함과 제도가 소득보장적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하는데 두 당의 타협적 산물이 이를 만족할 수 있을까?

유시민 장관, 프랑스 연금개혁위원회를 방문, 외국의 것을 보니 좋더라?
이미 2004년 민주노동당은 “연금개혁위원회설치에관한법률”을 발의

유시민 장관은 프랑스 연금개혁위원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위원회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유시민 장관은 이미 민주노동당이 2004년 연금개혁위원회 설치를 주장한 사실을 기억하는지 모르겠다. 유시민 장관이 국회 보건복지위 의원으로 있을 당시 민주노동당은, 국민연금제도의 정략적 접근이나 임시응변적 제도변경에 반대하며 국민연금제도가 국민들의 노후소득보장제도가 될 수 있도록 연금개혁작업을 진행하기 위한 연금개혁위원회가 설치되어야 함을 주장하였고 기구 설치를 위한 법안도 발의하었다. 민주노동당은 국민연금제도가 당면한 문제가 조항 몇 개의 수정을 통하여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기초연금의 도입이나 특수직역연금의 개혁 등 총체적인 수준의 접근이 필요함을 이미 지적하였다. 또한 가입자단체와 정부, 전문가만이 아니라 정치적 책임성을 위하여 국회도 참여하여 범국민적인 기구가 설치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심도깊게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법률안은 철저히 외면되었고 여전히 상임위에 계류중이다. 국회내 타협을 주장했던 정부와 여당의 바램과는 달리 2여년동안 국민연금개혁은 말만 무성할 뿐 제대로 논의되지도 못했다. 만약 민주노동당이 법안을 제출한 그때 연금개혁위원회 설치에 동의하였다면 아마 우리는 연금개혁의 시간을 더 많이 벌 수 있었을 것이다.

연금개혁위원회를 통해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

민주노동당은 다시 한번 연금개혁위원회설치에관한법률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한다. 외국의 연금개혁사례를 보면 각계의 참여를 통한 위원회의 구성,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정부가 열린 자세로 임하는 것, 심도깊은 논의 등을 통하여 연금개혁을 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충격이 덜하고 국민적인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

정부도 최근 국민연금개혁을 위한 사회적 대화기구 구성을 준비하고 있는데, 정치적 일정을 고려하였을 때 보다 안정적인 기구 구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의 총체적인 개혁은 단기간 논의를 통해 진행될 사안이 아니라 충분히 논의되어야 하지만 이후 정치적인 일정을 고려할 때 ‘사회적 대화’가 아닌 ‘설득작업’에 충실하거나 단기간 형식적인 기구로 전락할 위험성이 있다. 보다 안정적인 연금개혁위원회 설치로 연금제도가 충실한 국민들의 노후소득보장제도가 되게 하여야 할 것이다.

2006년 5월 22일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 (의장 이용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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