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청계천, 서울의 어메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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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아난 청계천, 서울의 어메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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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업들, ‘도시의 쾌적함’을 경쟁력 요소로 간주

 
   
     
 

최근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이 세계 127개 도시 중 살기 좋은 도시 54위에 올랐다. 1위는 캐나다의 뱅쿠버라고 한다. 그러면 왜 1위와 54위의 차이가 날까?

EIU는 안정성, 보건관리상태, 문화, 환경, 교육 및 인프라라는 5개의 선정기준으로 순서를 매겨본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 볼 대목이 바로 안정성과 환경 부분일 것이다. 특히 환경, 그 중에서도 최근 주요 도시가 추구하고 있는 “쾌적성(어메니티 : Amenity)"이 앞으로 ‘도시의 경쟁력’으로 부상한다는 것이다. 이를 산업화하려는 세계의 노력이 시작됐다.

지난 10월 1일 서울의 청계천이 물줄기를 뿜기 시작하며 서울의 거리를 크게 변화시켜 놓았다. 복개된 청계천, 또 그 위의 고가도로. 아래서 위에서 매연을 뿜으며, 소음을 지르며 달리던 수많은 차량을 물리치며, 매연과 소음을 일거에 없애버리면서 재탄생한 청계천이 일정 부분 서울의 어메니티를 되살리기 시작했다.

서울을 살펴보자. 서울 인구는 2000년 기준 1,037만명, 도쿄 813만명, 뉴욕, 800만명, 베를린 338만 명으로 우선 서울의 인구가 대단히 많다는 점이다. 또, 1인당 공원 면적을 보면, 서울은 4.66 평방미터(국립공원, 도시자연공원, 묘지공원 제외), 도쿄 5.2, 뉴욕 14.1, 베를린 23.9로 어메니티를 창출할 요인인 이 공원면적이 서울은 뉴욕의 1/3, 베를린의 1/5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쾌적성을 해치는 도로 1km당 자동차 대수는 서울 284대, 도쿄 359, 뉴욕 186, 베를린 245로 도쿄보다는 나은 형편이나 뉴욕이나 베를린에 비해 소음 발생 요인이 서울에 많다는 것이며, 조용함을 유지시켜주는 도서관의 보유수를 보아도 서울 22개, 도쿄 217개, 뉴욕 213개, 베를린 185개로 엄청난 차이가 나고 있다.

서울이 이처럼 열악한 환경에 처하게 된 이유야 물론 도시화가 급속하게 이뤄지면서 계획적 배치, 시스템의 효율화 및 삶의 질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데 기인한다. 또, 대규모 주택보급 등 난개발이 이뤄지면서 자연녹지의 대규모 훼손, 비효율적 교통체계, 복원이 불가능 할 정도의 도시경관 등에서 쾌적성을 찾기란 나무에서 고기 잡는 식이다.

도시환경의 기본은 해당 도시의 경제성, 효율성이며, 나아가 편리성, 안락함, 여유로움이 갖춰져야 경쟁력 있는 도시가 될 수 있다. 도시에 사는 시민들에게, 그 곳에서 기업하는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감동을 제공하는 것이 미래도시의 경쟁력이다. 투자를 하려는 다국적 기업도 이 같은 사항을 고려해 투자처를 결정하고 있다.

2002년도 세계적 인사관리 커설팅 업체 머서(Mercer)사는 삶의 질에서 세계 1위 도시는 스위스의 취리히를 꼽았다고 한다. 정치, 사회, 환경, 문화 등 39개 항목을 평가한 결과, 샌프란시스코 18위 일본의 도쿄 19위, 서울은 50위권 밖으로 밀려나 최근 EIU의 평가와 서울의 위치는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또, 미국의 경제 전문지인 포천이 선정한 세계 100대 기업의 동아시아 지역본부 설치 현황을 보아도 알 수 있다. 홍콩 22개, 싱가포르 12개, 도쿄 5개, 고베 1개, 중국 베이징 5개, 심천 1개. 서울이 단 1개로 이는 한국의 도시들이 위에서 말한 도시 경쟁력이 없어 이런 결과를 보여 준다고 전문가들은 한결 같이 입을 모으고 있다. 또 도시 경쟁력의 취약성은 관광객 유치에서도 뒤질 수밖에 없다.

자원 활용기술의 발전, 부의 축적으로 사람들은 과거와는 달리 단순 편리성에만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사람들은 자기가 살고 있는 곳에서 이제 쾌적성, 편리성, 안정성, 여유, 아름다움, 감성체험을 요구한다. 기업들은 도시가 쾌적해야 생산성이 높아지고, 창조성이 발현되며, 이미지도 좋아진다고 믿기 시작했다. 기업 유치를 위해서도 이 같은 쾌적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 선결과제로 부상했다.

그러면 쾌적성(Amenity)이란 무엇인가? 사람이 어딴 사물이나 환경에 대해 긍정적으로 느끼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도시 어메니티는 자연, 건축물, 기후. 사회, 주민의 특성, 개인의 감성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관련돼 있다.

공해로 악명을 떨쳤던 미국의 피츠버그는 80년대부터 도시환경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 쾌적한 도시로 변모해 미국 대기업 본사 유치도 뉴욕, 시카고에 이어 3위를 자랑하고 있으며, 싱가포르도 “깨끗한 도시(Clean City)”라는 구호로 오랫동안 도시경관을 정비, 살기 좋은 곳으로 변했으며, 핀란드 헬싱키도 “2002 헬싱키 마스터플랜”으로 쾌적한 도시가 돼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 사례에서도 우리 서울의 앞날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제 서울이 쾌적성을 찾을 기회가 온 것이다. 청계천의 되살림, 이에 연관된 각 지천의 복원, 도시경관의 대대적인 정비, 교통 환경의 전환, 녹지공간의 대대적 확보, 도서관 확충 등 가칭 “어메니티 서울(Amenity Seoul)”이라는 구호라도 외쳐가며 끊임없이 노력을 해가야 할 때이다. “하이 서울(Hi, Seoul)”과 더불어 삶의 질을 높이는 서울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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