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하는 감정에서 시작된 다중살인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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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하는 감정에서 시작된 다중살인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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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속담에 ‘참을 인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분노를 적절히 조절하지 못하면 자칫 범죄와 직결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어제 경기도 연천군 중 면 중부전선 최전방GP 내무반에서 김모일병이 수류탄 1발을 던지고 총 기를 난사해 소대장과 상병 7명 등 모두 8명이 사망하고 일병 2명 이 부상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방부장관의 사과성명이 있었지만 꽃다운 8명의 목숨에 대해서는 다시는 돌이킬 수 없을 것이다.

육군에서 발표한 성명을 보면 이 부대 김모일병은 일부 동료들이 잠을 자고 있던 내무반에서 수류탄 1발을 터뜨리고 개인화기인 K-2 소총을 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평소 선임병들로부터 욕설 등 언어폭력과 심한 갈굼에 시달렸으며 경계 근무를 마치고 다음 번 근무자를 깨우던 중 언어폭력을 한 선임병의 얼굴을 본 순간 충동적으로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같이 부적감정인 좌절, 불안, 갈등, 증오, 흥분, 분노는 우발적 범죄행동과 관련이 있다. 이중에서 ‘욱’하는 감정이 우발적 범행을 가져오는 중요한 요인이다. ‘욱’하는 감정은 순간적으로 공격을 받았을 때, 무시당하거나 모욕을 당했을 때, 자신의 일이 방해를 받았을 때, 상대방이 약을 올릴 때나 신경질을 낼 때 일어나는 감정이다.

‘욱’하는 감정이 ‘공격적인 독한 마음’과 연합되면 살인이나 흉기를 이용한 폭력행위가 야기되는 경우가 많다.

김모일병의 경우도 군대라는 특수한 외적인 환경 거기에다 GOP라는 특수한 상황 그리고 내무반에서의 일병이라는 위치 등이 여러 가지 심리적․정신적인 긴장과 스트레스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보이며 이것이 궁극적으로 우발적인 다중살인범죄를 일으킨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여러가지 정황으로 볼 때 석연치 않은 점 또한 있는 것이 사실이다. 즉, 계획범죄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모일병이 함께 근무를 선 선임상병에게 다음 근무자들을 깨우겠다며 총기를 놔두고 두 탄창의 실탄 50발을 휴대한 채 내무반에 들어갔다고 군은 밝혔다. 김 일병의 이탈로 함께 경계근무를 서던 다른 근무자는 혼자 근무를 섰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이는 반드시 두 명이 근무하는 최전방 경계수칙에 위배되는 것이다.

앞으로 구체적인 수사활동을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신체적인 학대뿐만 아니라 언어폭력도 자살이나 타살 등 극단적인 폭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만은 명심해야 한다.

군에서 언어폭력에 대해서는 신체적 폭력에 견줘 상대적으로 무감각한 경우가 많으며 이렇게 쌓인 복수심이 외적으로 표출되어 타살행동으로 이어질 때 다중살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언어폭력이 일차적인 사고 원인일 수는 있지만 그 배경에는 군의 다양한 역기능 그리고 하위문화를 무시할 수 없다. 자본주의와 동떨어진 군대의 착취구조, 날로 벌어지는 군대와 사회의 문화 격차, 아무런 자부심을 주지 못하는 의무복무 등 때문에 쌓인 피해의식이 언어폭력, 비인간적 대우 등을 계기로 해 폭발했을 가능성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이번 사고로 재대로 피어보지도 못한 8명의 아름다운 꽃들에게 애도를 보내고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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