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거품 코리아" 언론이 서민위화감 조장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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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거품 코리아" 언론이 서민위화감 조장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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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집값에 서민 한숨만...정부는 왜 모를까

지난 주말, 세계청소년축구로 잠을 설치다가 한국팀의 아쉬운 석패로 16강행이 좌절되었다. 10가구 중 4가구 가량이 이번 브라질전에 '오! 필승 코리아'을 외치며 응원을 펼쳤다고 한다. 패배는 했지만 언론에서는 나이지리아전의 역전승 때문인지 '희망과 한계 동시 체험', '안타까운 부상 투혼', '시련딛고 성장은 계속된다' 등의 헤드라인 정도로 꽤 호의적인 보도에 머물렀다.

이처럼 언론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밤낮으로 기획꺼리를 찾아다니기에 바쁘다. 하지만, 왜 국내 부동산 정책에 '오! 거품 코리아'라고 지적하지 않는 것인가. 지난 밤 모 방송사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이 마련한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에 관한 보도는 부동산 투자자들을 따라가지 못하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꼬집었다.

최근, 판교 이외의 '추가 신도시 개발' 보도를 통해 서민들은 "이번엔 어느 지역 집 값을 올려주려나...우리 동네도 올려주지"라며 야유섞인 말들을 쉽게 내 뱉곤 한다. 다행히 건교부는 사실 무근이라고 해명하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그래도 서민들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실제 강남의 아파트 단지를 찾아 입주민을 만나 진행하는 인터뷰를 통해 강남 집 값의 현주소가 거의 여과없이 내보내졌다. '억'은 물론이고 너무 쉽게 입에 오르내리는 '몇 십억'이라는 부동산 시세에 꿀벌처럼 산업의 현장에서 땀을 흘려가며 일하고 있는 서민들을 아연실색케 한다.

교육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강남에 전세로 사는 입주자 인터뷰로 시작한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는 좋았으나 3~5년전 시세와 상세히 비교하며 '한 달새 널뛰듯 가격이 뛴다'는 식의 인터뷰와 정리 멘트는 경제적인 이유로 내집 마련의 기회를 놓쳤거나 결혼을 앞두고 신혼방을 꾸밀 예비 부부들에게는 먼 나라 얘기처럼 들리니 말이다.

물론, 최근 언론에서 집중 조명하고 있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질타는 타당하다. 하지만, '몰랐으면 좋았을 껄'이라는 후회가 들 정도로 30채 이상의 고급 부동산 소유자 얘기가 거론되면서 상세히 전하는 강남 부동산의 현장 르포가 서민들에게 주는 허탈감을 어디에서 보상 받아야 할까.

우리나라에 IMF사태를 가져왔던 97년발 아시아 금융위기, 87년 미국의 블랙먼데이(주가 대폭락)와 90년대 일본의 부동산버블이 붕괴할 거라고 예측했던 전문 투자가인 마크 파버가 '미국 부동산의 거품 현상'에 대해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경고하고 나섰다.

물론, 일부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나올 때마다 거론된 일본형 부동산 버블붕괴가 현실적으로 천정부지로 오르는 국내 부동산 시장현황과 다르다고 하지만 그래도 '양치기 소년'의 일화처럼 실제 버블이 붕괴되었을 때 초래하게 될 파장을 정부나 개인들은 어떻게 감당하려 하는가.

얼마 전 정부가 '판교 신도시 건설 방안을 전면 재검토 하겠다'고 하지만 부동산 투자자들은 코웃음만 칠 뿐 저금리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마치 '집 늘리기 놀이'를 하듯 빈부의 격차를 한층 더 별려 놓고 있다는 것이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확인됐다.

서민들조차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못하고 빚을 내서라도 '어떻게 해서든 강남에 집 한 칸이라도 마련해야지'라는 말을 요즘 입버릇처럼 내세우고 있는 국내 현실을 볼 때 나라 땅 덩어리 전체가 일종의 '카지노'처럼 대박을 꿈꾸고 있으니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더욱이 현재의 부동산 정책이 월세 등 선진국형 부동산 거래의 정착은 고사하고 아파트 간에도 고급형, 중대형과의 격차가 서민들의 주택과 천문학적 수치 차이를 나타내는 이번 프로그램의 보도는 향후에도 '강남불패' , '평당 몇천만원' 등 까지도 전망하고 있어 삶의 의욕마저 없애버리진 않았는지 의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버블 현상에도 아랑곳 않고 아직도 현장에서 밤낮을 뒤바꿔가며 구슬땀을 흘리는 산업 근로자들과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내고 있는 대다수의 샐러리맨 그리고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유통업체의 할인행사에 귀를 기울이는 알뜰 주부들이 있기에 이런 글을 쓰는 것이 실로 부끄러울 따름이다.

하지만, 언론에 다시 한번 하고싶은 당부는 부동산 정책의 문제의식을 조명하돼 너무 상세한 현장 르포로 인해 '몰랐어도 될 사실'을 알게 된 대다수의 서민들이 갖게될 소외감과 허탈감을 사전에 계산해 달라는 것이다. 더 이상 자녀 교육이나 부동산 때문에 이 나라를 떠나고 싶은 청장년층이 생기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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