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부산서 찾아온 여인따라 여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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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부산서 찾아온 여인따라 여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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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고 한다. 훈이가 잡지사에 다닐 때의 일이다. 독자투고란에 사랑 이야기를 게재해야 하는데 독자들의 글이 많이 응모해 오질 않아 하는 수 없이 기자들이 돌아가며 마치 독자들이 쓴 듯 써야 했다.

다른 기자들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훈이에게 독자투고란을 고정기사로 묶어 놓았다. 편집국장은 훈이에게 여자들이 글을 읽고 눈물이 날 정도로 쓰라고 주문을 했다. 훈이는 독자란을 메우는 것이 제일 싫었다. 이런 기사는 여기자들이 메워야 하지 않느냐고 볼멘소리를 했지만 여기자도 사랑을 해보지 않아 그런 글을 쓰지 못했다. 역시 사랑은 사랑해 본 기자가 써야 한다며 훈이에게 꼭지가 넘겨졌다.

훈이는 군대생활에서 사랑한 미용사의 이야기를 애절하게 썼다. 편집국장은 독자투고란은 한번도 읽어본 적이 없지만 훈이가 쓰는 글만은 꼭 읽어보고 ‘야, 실감난다. 이번에는 여자들이 보따리를 들고 줄줄이 낚여들 테니까’하면서 몹시 만족하게 생각했다.

대중잡지의 생명은 독자투고란의 인기에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독자란에 투고된 글을 읽고 많은 독자들의 편지가 날아들었고 어느 날 부산에 살고 있는 김 모라는 여인이 잡지사를 찾아왔다.

그 여인은 잡지사가 근처에 있는 여관방에 짐을 풀어놓고 잡지사로 들어온 것이다. 그 여인은 대뜸 독자란에 실린 실명의 남자를 찾고 있었다.

마침 훈이라도 있었더라면 일은 간단히 해결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훈이는 취재를 가고 없었다. B기자가 그 글을 쓴 분이 취재를 나갔다며 기다리게 한데서 문제가 생겼다. 훈이가 들어오자 B기자는 한 여인을 소개했다.

훈이의 이맛살에 몇 가닥의 주름이 잡히기 시작했다. 그 여인은 말을 잇기 시작했다. 그 글을 읽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는 말로 시작하여 그분을 돕기 위해 같이 살려고 왔다는 말도 아끼지 않았다.

직원들의 눈도 있고 해서 여관으로 찾아갈 테니 기다리라고 말하고 퇴근 후에 그 여인을 찾아갔다. 훈이가 자초지종을 털어 놓았지만 곧이들으려 하지 않았다.

그날 밤, 훈이는 이름 모를 여인으로부터 강간을 당했다. 강제로 옷을 벗기고 마치 먹이를 앞에 둔 사자처럼 달려들어 온몸을 핥기 시작했다. 하룻밤만 치르고 곧 부산으로 가겠다는 다짐을 받고 여인에게 몸을 맡겼다.

여인은 직업여성처럼 훈이의 발바닥에서부터 서서히 애무하기 시작했다. 한번도 이런 일을 당해보지 못한 훈이로서는 황홀하기만 했다. 천당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과 다음 독자 투고란에는 정사의 장면을 써야겠다는 생각밖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긴 겨울밤이었지만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훈이의 눈은 얼마가 들어갔는지 기자들이 깔깔 웃어댔다. 긴짜꾸한테 잘 걸렸다. 저렇게 혼나봐야 다시는 그런 글을 쓰지 않을 테니까 하고 놀려대었지만 편집국장은 오히려 ‘저렇게 인생을 다지는 것’이라며 동정했다.

일은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고 여인이 가방을 들고 잡지사로 인사하러 찾아온 것이다. 여인은 이 세상 모든 것을 가진 제왕처럼 입가에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훈이 표정은 빳빳이 굳어 있었다.

“간다고 하지 않았어요?’
훈이는 복도로 끌고 나와 애원했다. 여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핸드백에서 돈뭉치 한 다발을 내밀었다. 이런 큰 돈은 월급이 아니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

얼른 받기는 했으나 여인은 돌아서면서 집을 정리하고 다시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계단을 내려갔다. 사무실로 들어온 훈이는 맥없이 자리에 앉아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는데 기자들이 장가간 턱을 내라며 졸라댔다.

훈이는 그 돈이 모두 떨어질 때까지 술잔을 놓지 않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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