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삼원삼색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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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삼원삼색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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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문화의 변환이 제2 한강의 기적이다

 
박근혜가 2012-13년에 걸친 겨울철을 보내면서 드디어 재18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평소 “어름공주”라는 호칭에 걸맞았다고 해야 할까, 지난겨울은 유독 춥고 눈이 많이 내렸다. 신부가 쌀쌀맞으면 혼례식의 날씨가 춥다고들 하는데, “대한민국을 신랑으로 삼아 결혼했다”는 우리의 처녀대통령이 어쩐지 안쓰럽다. 흉탄에 쓰러진 엄마와 아빠, 쫓기듯 청와대를 나와 18년 동안 칩거하며 남모를 눈물만 닦았던 세월을 보낸 후, 모진 정치판에 뛰어들었다가 15년 만에 마침내 청와대로 홀로 돌아왔다. 

그날 오후 청와대로 들어가기 전에, 광화문 광장에서 준비된 “희망이 열리는 나무” 제막식에 참석했을 때였다. 그녀는 놀랍게도 때때옷 같은 화사한 패션을 선보였다. 이전의 어두운 음영을 걷어낸 듯, 어릴 적의 옛 모습처럼 그렇게 자기를 시민들에게 나타냈다. 아니, 어쩌면 밝은 박근혜, 바뀐 박근혜를 스스로 확인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것은 아무리 마음을 다잡는다 해도 다시금 청와대에 들어가기가 끔찍했을 터였다. 절망의 출구였던 문을 이제 희망이 열리는 입구로 받아드려야 하는 순간이 온 것이다. 

청와대에 첫걸음을 내딛는 장면에서 언뜻 위쪽 허공을 두리번거리는 그녀의 눈망울이 현장 중계카메라에 잡혔다. 비록 오색 꽃다발을 가슴에 품었을망정 그 눈에는 밑이 보이지 않는 눈물샘이 비춰지고 있었다. “엄마, 저 왔어요. 지금 제가 보이죠? 아빠, 저 예쁘죠? 저 이제 많이 컸어요. 그렇지만 엄마아빠에게 전 언제나 어린애에요.” 이렇게 울부짖으며 달려들고 싶었을 것이다.

2013년 2월 25일. 박근혜는 대통령에 취임했다. 그날 그녀는 옷을 여러 번 갈아입었다. 여성만의 특권인양 다양한 색채를 보였고 형태도 이것저것 갖춰 입었다. 물론 각종 행사와 의전에 어울리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도록 신경 썼겠지만, “삼세번”의 우리말처럼 “숫자 3의 철학”이 유독 드러났다. 부흥-행복-문화 삼원으로 채워진 취임사가 밖으로 드러난 스피치였다면, 현충원-취임식-만찬에 따른 의복의 흑-녹-적 삼색은 상징적 숨은 메시지였다. 

색깔은 특히 무지개색이 유명하고 아름답다. 산업에서 쓰는 저항기는 색띠 코드로 그 크기를 읽는데, 무지개 색을 중심으로 10개의 색을 10진수와 대응하도록 잡았다. 예를 들면, 흑-0, 녹-5, 적-2, 표준으로 정한 값이다.

흑 – 零이다. 외부 빛을 반사하지 않는다. 수동적(passive)이기에 온전한 리더십이다.

녹 – 中이다. 온갖 색의 허브(hub)이며, 교통신호로 “가라(go)”다. 소통과 통합이다.

적 – 雙이다. 무지개에서는 선두에 있다. 짝은 사랑과 공존으로 살아가는 동력이다. 

박대통령의 취임사는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의 삼원으로 요약된다. 따라서 박근혜정부의 본색을 드러낼 부서는 미래부, 복지부, 문화부가 될 전망이다. 색깔로 치면, 경재부흥을 이끌 미래부는 빨강, 국민행복을 뒷받침할 복지부는 풀색, 문화융성을 펼칠 문화부는 까망으로 각각 칠해도 좋을 듯하다. 박 정부의 정치는 인기에 영합하는 양극화를 버리고, 하나로 융합되는 입체화를 추구하는 듯하다. 이는 마치 지상파 방송이 흑백TV에서 컬러TV로 바뀌는 기술혁신과 비교된다. 

취임식 때 사용된 엠블럼은 우리 전통문양인 삼태극의 역동적 흐름을 선보였다. 재활용 마크는 역동성의 일치를 잘 보여준다. 정삼각형의 세 꼭지에서 화살표를 60도로 접어서 이웃 꼭지로 넘기는데, 이렇듯 일순(re-cycling)하면 합이 180도가 되어 뫼비우스 띠를 구성한다. 이런 뫼비우스 리본은 서로 만날 수 없는 “앞-뒤 갈등” 너머로 하나의 초공간을 창출한다. 따라서 “제2 한강의 기적”에 도전하는 박대통령의 의지를 필자는 낡은 정치문화의 초공간 변환으로 기대하고 싶다. 

신임 경호실장은 청와대 취임식에서 훈시 대신 프리젠테이션 자료로 강연을 했다고 한다. 과거 “몸을 던져 대통령을 지키자” 식의 판에 박은 투가 대세였다면, 그는 “氣-魂-道가 경호의 기본”으로 제시했다는 것이다. “氣-魂-道” 역시 박대통령 통치철학의 구조와 같은 삼원의 동사적 의미를 잘 보이고 있다. 혼연일체의 열정, 그렇다고 해서 날뛰지도 않는 자세, 이와 같이 능동과 수동이 잘 조화된 모습 그것이 아닐까. 중용(中庸)이란 말은 느낌이 약간 어지러운데, 이런 동영상을 도출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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