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에서의 인사청문회는 이미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이 야당 시절에 그토록 강력히 요구해 만들어진 제도이다. 그런데 자신들이 엄중한 잣대를 들이대며 당시 여당의 총리 후보자 등을 낙마시켰을 때는 의기양양하며 청문회제도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던 현재의 새누리당은 요즘 김용준 총리 후보자 자진낙마를 두고 청문회를 문제 삼고 나오는 모습을 보는 국민들은 황당(荒唐)하기까지 하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2005년 4월(당시 한나라당 대표시절) 국회연설에서 “고위공직자들이 불법적 부동산 투기 의혹에 연루되었다는 점이 충격적”이라면서 국회청문회 대상을 확대해 청문회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래서 그런지 같은 해 7월 인사청문회법이 개정돼 모든 국무위원, 헌법재판소 재판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들이 청문회 대상으로 편입됐다. 앞서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은 2000년도 총선거 당시 국가정보원장, 검찰총장, 경찰청장, 국세청장이라는 이른바 권력 핵심이라 불리는 ‘빅4’를 인사청문회 대상에 넣겠다고 약속하고 같은 해 16대 국회에서 다수당의 지위를 활용, 이한동 국무총리 서리를 헌정 사상 최초로 청문회 자리에 끌어들였다. 2002년도에는 부동산 투기 의혹이 있다며 장대환 국무총리 서리를 낙마시킨 적도 있다.
당시 여당은 요즘 새누리당이 주창하고 있듯이 너무 과한 요구로 ‘신상털기’가 심하다면 불평을 늘어놓으면서도 일단 만들어진 인사청문회라서 그 결과에 순순히 따랐다. 당시 청문회가 문제가 있으니 개정을 하자고 떼쓰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한 인사청문회의 짧은 역사를 보아온 국민들의 시선은 요즘 새누리당의 청문회가 문제가 많다며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그리 고운 눈길을 주지 않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의 이 같은 터무니없는 주장의 배경에는 박근혜 당선인의 총리 후보자 등 고위공직자 인선 과정에서 벌어진 불미스러운 일에 대한 부정적 견해에 이견(異見)없이 맹목적으로 순종(順從)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새 정부의 앞길을 우려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다 볼 수밖에 없다.
특히 도덕성 등에 대한 청문 과정에서 터져 나오는 불법적 사항이라든가 짙은 의혹에 대해 사생활이 과도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사전 비공개 회의와 문답 조사를 거치자는 제안은 황당하기 그지없다.
물론 제도에 문제가 있으면 고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이번 김용준 총리 후보자의 경우 청문회가 열리지도 않은 상태에서 언론에 의한 의혹제기들로 김 후보자 스스로 자진 사퇴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사생활 침해가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면 청문회 전에 비공개로 철저한 사전 조사를 통해 거르고 난후 청문회에 나설 자신이 있는 후보자를 내세우면 문제될 것이 없다. 미국의 경우를 새삼스럽게 예로 들을 필요조차 없는 일이다. 사전 검증 절차를 거치는 제도를 신설하고 이후 국회 청문회에 나오도록 하면 문제는 간단하다.
그런데 새누리당이 청문회 이전 과정은 생략한 채 청문회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임기응변(臨機應變)식 처방에 불과할 뿐 아니라 청문회의 순기능 자체를 소멸시켜버리는 어리석음을 보이게 된다.
새누리당이 야당시절에는 박 당선인부터도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면서 고위공직자 청문회 인사 검증에 어느 때보다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더니 이제는 다수의 집권 여당이 되자 청문회 자체가 문제라는 인식을 보이는 것은 민주적 태도일 수가 없다. ‘자신만이 옳다’는 잘못된 아전인수(我田引水)격 사고방식이 집권여당이 가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새 정부 5년을 두고두고 말썽을 부릴만한 태도이다.
나아가 박 당선인의 의중을 읽어내며 무조건적으로 충성경쟁(忠誠競爭)을 하는 것은 누가 봐도 눈꼴사나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직언(直言)없는 새누리당을 누구도 원치 않는다. 이 부분을 각별히 경계해야 한다. 직언 대신 아부(阿附)가 만연된 집권여당이면 대한민국의 앞날이 암울(暗鬱)해질 것이다.
예를 들어 ‘닭 쫓던 개 지붕만 쳐다본다’는 상황을 스스로 만들지 말고 ”흠 없는 닭을 잡아 필요한 위치에 가져다 놓으면 된다‘는 사고방식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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