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차 세계대전과 냉전시대를 거친 미국과 세계의 지금까지의 과정 중에서 2024년 11월 5일에 치러지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중대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팍스 아메리카나, 세계의 경찰이라는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에 도전장이 내밀어져 있는 가운데, 미국은 과연 미국산 민주주의의 가치를 전 세계에 퍼뜨릴 수 있는 능력이 아직도 있는가? 흔들리고 있는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를 다시 세울 수는 있는가? 아니면 세계는 더욱 더 혼란 속으로 빠져들게 할까? 국내외의 위기를 논하는 미국 대선 캠페인이 보이질 않는다.
11월 5일 본선을 향한 대통령 선거 후보 선택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야당인 공화당에서는 최초로 아이오와 주에서 코커스(당원대회)에서 도널드 J. 트럼프 전 대통령이 51%를 획득,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2위의 드샌티스의 21%, 한 때 급부상을 한 니키 헤일리가 19%에 불과했다.
양당제의 미국 대선전의 후보 선택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공화당 후보 선택 레이스는 이상할 정도로 화제를 모으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공화당 내 후보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았으면서도, 압도적인 선두를 누리고 있다.
아직은 판단하기 이르지만 지금까지의 미국 내 각종 여론 조사에서도 트럼프가 바이든 현 대통령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다. 논쟁이 없다시피 한 공화당 후보 선택 레이스는 싱거울 정도로 트럼프의 압승으로 마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더욱 더 힘이 빠져 있다. 나이 많은 노인인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은 강력한 후보군이 형성되지 못하고 있어 맥이 빠져있다. 앞으로 혜성처럼 나타날 후보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아직까지는 민주당 캠페인은 화제를 모으지 못하고 있다. 흔히들 이번 미 대선은 비호감(非好感)의 높낮이로 판가름 할 선거일 거라는 자조적인 말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조차 바이든의 인기는 그리 높지 않다. 트럼프가 싫어서 바이든이라는 여론 조사 결과도 상당하다. 노령의 바이든은 중동정세 등의 대응책으로 지지층 평가가 신통치 않는 등 당내 논쟁이 거의 없다고 해도 무리는 아닌 상황이다.
역대 미국 대선에서는 혁신, 쇄신 등을 놓고 치열하게 논쟁을 벌이면서 유권자들의 이목을 끌어 모으는 등 역동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지금은 힘이 빠져 있다. 상대 후보만을 눌러 이기면 된다는 캠페인을 뛰어 넘는 역동성이 있어야 세대교체 등 늙고 힘없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미 공화당의 책임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지난 대선 결과에 흔쾌히 승복하지 않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 상징인 미 의회 습격 사건이 미국 민주주의의 파괴로 읽혀지고 있다. 의회 습격 사건을 부추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동이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지만 이에 대한 책임은 묻혀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내에서 승리를 거둔다는 것은 “미국의 정치적 도덕성의 퇴폐”라는 뜻이라는 거센 비판도 존재한다. 바이든 대통령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도 있다. 바이든이 미국 사회의 분열을 복구할 수 없었던 그의 능력이 비판의 도마 위에 올려 있다.
이러한 미국의 현실을 바라보는 세계는 지금 중동에서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국의 지원을 받는 대만과 중국의 긴장 고조,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 이란의 핵 문제와 중동전쟁으로의 확전 가능성 등 진행 중인 현안들이 미국 대선 결과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러한 현안들이 차기 미국 대통령의 풀어내야 할 과제들이지만 어느 것 하나 녹록치 않다.
이러한 현상을 지켜보는 세계는 “신뢰하고 의지할 수 있는 나라가 과연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각자도생(各自圖生)처럼 세계는 ‘각국도생(各國圖生)’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민주당의 바이든 정권은 동맹국과 파트너들을 함께 묶어 가려하지만, 특히 트럼프 정권의 ‘미국우선주의’가 세계질서를 흔들리게 하는 요인의 하나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제협력의 시대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미국 독선의 길’이라는 대국(大國)으로 갈 것인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비롯해 미국의 동맹국과 우호적 네트워크가 흔들리게 되면, 자국 우선주의가 굳건할 때, 세계는 각국도생으로 휩쓸리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미국민들에게 있어 물가나 치안 등 친밀한 문제가 중요한 것은 당연하지만 그 선택이 세계의 안보와 경제에 직결되며, 나아가서는 미국인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세계의 경찰국 시민들로 되돌아가라는 뜻은 아니지만, 세계질서를 세우고 유지하는 힘이 미국에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화 된 세계에서는 분쟁해결, 이민과 난민대책, 지구환경, 에너지자원 공급, 공급망 재편 등 어느 과제도 서로 연결되어 미국만의 번영을 실현할 수는 없다.
이미 첨단 반도체 등 기술 분야 등에서 미국의 현실을 보아 왔다. 뒤늦게 첨단 반도체, 전기차용 배터리, 바이오 등 다양한 첨단 분야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한 미국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동맹국들의 노력의 일부를 빼앗아가는 조치들로 비난을 받는 등 미국 혼자만으로 글로벌을 다룰 수 없다.
외국인 입장에선 “글로벌 시각의 지도자냐 자국 우선주의의 지도자냐” 지구촌 현실을 깨닫고 상생하는 지도자를 미국인들이 선택해주기만을 바라볼 뿐이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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