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동부에서 22일(현지시간) 발생한 규모 5.9의 지진으로 사망자는 1000명을 넘어섰다. 부상자도 다수 나왔다고 미국의 CNN방송이 23일 보도했다.
이슬람주의 세력 탈레반이 통치하는 아프가니스탄은 현재 ‘기아와 경제위기’의 한복판에 있어 어려운 시기에 이번 지진이 발생한 형국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진은 오전 1시 24분경 파키스탄과의 국경과 가까운 호스트 시(city of Khost) 남서쪽 약 46km 지점에서 발생했다. 진원의 깊이는 약 10km이다. 주 재해대책당국에 따르면, 사망자 대부분은 박티카 주(Paktika province) 4개 지구에 집중돼 있다.
박티카 주 에 따르면, 이 주의 2개 지역에서만 최소 1500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수색작업이 계속됨에 따라 사상자 수는 늘어날 전망이다. 재해 대책 당국에 따르면, 인접한 호스트 주에서는 25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부상했다. 낭가르하르 주(Nangarhar province)에서도 5명이 숨졌다.
아프가니스탄 수자원 관리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이 몬순의 폭우와 타이밍이 겹친 탓에 진흙 등 자연 소재로 만들어진 전통 주택은 특히 취약한 상태였다”고 분석했다. 이 전문가는 또 지진이 야간에 일어난 점, 진원의 깊이가 10km로 얕았던 점도 사상자 증대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유엔이 지원한 5월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간에서는 국민의 절반 가까이 되는 2000만 명이 급성 기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8월 정권을 탈취한 탈레반에 의해 상황이 악화됐다. 미국 등은 정권 탈취에 따라 아프간의 외환보유 동결과 국제적인 자금 제공 중단에 나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미 원조에 크게 의존했던 경제는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혼란스러운 미군 철수 이후 아프간 경제는 악화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으며, 세계은행의 4월 전망에 따르면 수입 감소에 물가 급등이 겹치면서 가정의 생활수준이 현저히 떨어진 상황이라고 한다.
탈레반 대변인에 따르면, 탈레반은 22일 부상자 수송과 이재민 물자 지원을 추진하기 위한 긴급 회동을 열었다. 재난관리 당국 간부는 사망자 유족에게 10만 AFN(약 145만 원), 부상자 가족에게 5만 AFN(약 73만 원)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트위터를 통해 “의료품 공급과 응급의료, 필요한 물품 평가 등을 하는 WHO 긴급대응팀이 현지에 있다”고 밝혔다. 다만 WHO의 한 당국자는 물류가 한계 상태에 있다고도 지적했다.
유엔 인도문제조정사무소(UNOCHA)는 폭우와 강풍으로 헬기가 착륙하지 못해 지원 노력이 지체되고 있다고 밝혔다. 부상자의 수당이나 피난소, 식량이나 식량 이외의 물자, 위생면의 지원이 당장 필요하다고 하고 있다.
이웃 파키스탄의 샤리프 총리는 희생자에게 애도를 표하며 지원을 하기로 했다. 인도와 로마 교황도 희생자와 그 가족에 대한 애도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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